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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시어머니보다 더 미운 시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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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시어머니보다 더 미운 시누이'

[베이징통신] 日 납치·중유 '트집'…北, 아예 일본 무시

'6자회담 개막 전에 미국과도 양자 접촉 하지만 일본과는….'

북한이 26일 회담 개막에 앞서 한-미 양국과는 수석대표 접촉을 갖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에 대해서만은 철저하게 '못 본 체' 하고 있다. 이미 북한은 일본의 납치 문제 제기를 강력 비난하면서 그것을 회담 의제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 이런 무시 전략은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이 대북 중유 제공에까지 '딴지'를 걸고 나오다 보니 북한 측 시선이 더욱 날이 선 모습이다.

6자회담의 관건은 물론 북-미 관계지만 북한으로서는 사사건건 회담 진전을 방해하는 일본이 '때리는 시어머니' 미국보다 더 미운 '말리는 시누이'인 셈이다.

***北, 미국과 회담 前 양자접촉 갖는 등 적극적 회담 자세**

베이징 현지의 기류 속에서는 북한이 과거에 비해 훨씬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아직 회담이 개막되지 않아 구체적인 주장들이 나오진 않았지만 북측 태도를 일별할 수 있는 몇 가지 '징후'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베이징에 도착한 날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은 공식 회담 시작 나흘 전인 22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도착한 뒤 중국 국내항공편으로 갈아타고 베이징에 들어왔다.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가장 먼저 베이징에 입성해 회담 준비에 돌입한 것이다.

당초 북한 대표단은 통상 화요일이나 토요일에 있는 평양-베이징 간 정기 항공편을 타고 23일경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항공편을 갈아타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일찍 움직였다.

북한이 회담 개막에 앞서 다른 참가국과 활발히 사전 접촉을 갖는 것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 북한은 우선 24일 일반적인 예상대로 '우방국' 중국과 양자 접촉을 갖고 회담 전략을 숙의했다. 또 다른 우방국인 러시아 대표단은 25일 도착해 북한과의 사전 접촉 여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북한의 사전 접촉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4일에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를 만난 데 이어 25일에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양자 접촉을 갖고 사전 탐색 작업을 벌였다. 6자회담에 앞서 북미 사전 접촉이 이뤄지기는 처음이다. 접촉 결과에 불문하고 북한으로서는 그만큼 적극적인 회담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北, 납치-중유 등서 '트집'부리는 日은 '무시'. '시어머니보다 더 미운 시누이'**

그만큼 6자회담 취재차 베이징에 들어온 한국 기자단 70여명을 포함한 300여명의 외신 기자단은 회담 시작 전부터 북미 양자 접촉 등에 촉각을 곤두세워 회담 분위기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기자들은 일본측 대표단이 묵고 있는 국제구락부 내 세인트 레이스 호텔 주변에서는 북-일 접촉을 감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사전에 일정이 잡혀 있지도 않고 실제 북일 접촉이 성사될 가능성도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북-일간 갈등은 회담 시작 전부터 이미 고조될 대로 고조된 상태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일본은 국내 정치 구조와 여론에 따라 회담 참여국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납치 문제를 6자회담장에서 의제로 거론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다.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베이징에 입성하면서도 "북일 평양 선언에 따라 핵 문제 외에 납치 문제 등 모든 현안의 포괄적인 해결을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납치 문제 의제화 입장을 재확인했고 25일 미국 힐 차관보와 가진 양자 접촉에서도 납치 문제를 핵-미사일 문제와 함께 전체 회의에서부터 제기한다는 입장에 미국측 이해와 지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으로서는 이런 일본이 곱게 보일 리 없다. 북한은 6자회담이 재개되는 데 있어 일본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회담에서 일본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근에도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을 통해 일본 배제 요구와 함께 6자회담의 악랄한 방해꾼인 일본과 구태여 마주설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게다가 일본은 우리측의 '중대 제안'과 관련된 대북 중유 제공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대일 비난 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의 대북 중유 제공 방안에 대해 납치 문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중유 지원을 확약하면 여론의 비판이 일 것으로 예상하고 신중론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핵 폐기를 선언하면 200만KW의 전력을 제공하고 이에 앞서 2008년까지 50만톤 정도의 중유를 제공할 계획이며 중유 제공에는 6자회담 참가국들이 함께한다는 방안을 밝혔었다. 중유 제공은 대북 중대 제안의 중간 연결 고리인 셈이다.

일본의 이런 입장이 사실이라면 우리측도 달가울 리 없지만 중대 제안에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일본의 이런 입장이 미국 등의 대북 지원 반대로 이어질 수 있어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이같은 자세는 미국의 대북 강경 태도를 부추기거나 강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미운 시누이'를 적절히 제어해가면서 이번 6자회담이 성과를 낳을 수 있을지는 일단 26일의 개막식에서 1차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 개막에 앞서 베이징 현지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요소 가운데는 하나가 바로 이런 '일본 변수'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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