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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비전을 세워야…또 원자력 타령은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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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비전을 세워야…또 원자력 타령은 곤란"

[기고] 국가에너지위원회 출범에 붙여

국가에너지위원회가 지난 28일 출범하였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위원장이고, 국무총리와 주요 관계부처 장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 위촉된 위원까지 포괄하는 회의인 만큼, 그에 긴장감과 파급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 상황으로 인한 불안정한 에너지 수급, 국내외적으로 에너지 확보 압력이 거세지는 현실 속에서 그동안 국가 에너지정책을 결정하는 독립적 위상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거셌다. 국가에너지위원회의 출범은 이런 요구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가에너지위원회 출범의 배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폐기물 문제를 둘러싼 사회 갈등이다. 지난 20여 년 간 한국사회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띤 논의가 계속돼 왔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이 문제를 다루는 공론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국가원자력위원회?
  
  그러나 막상 국가에너지위원회 출범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정황은 우려스럽다. 예를 들어 1차 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원자력발전소의 활발한 해외진출', '국내 원자력 문제의 충분한 논의' 등을 언급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
  
  이런 사안들은 국가에너지위원회 산하 전문위원들의 충분한 논의 없이 산업자원부가 독자적으로 선정한 의제였다. 산자부가 국가에너지위원회를 통해 원자력정책을 계속 추진하려는 의지를 피력한 대목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딱' 걸려든 것이다.
  
  이처럼 충분한 사전 논의가 필요한 내용은 의제에 포함된 반면에 정작 꼭 포함되어야 할 내용 중 실제로 포함된 것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우선 원자력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공론 형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심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국가에너지위원회의 민간위원이 '원자력 산업의 해외진출이나 확대'보다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노후 원자력발전소 폐쇄' 등을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이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미지수다.
  
  꼭 필요한 내용은 빠져…'머리'를 써라
  
  2030년까지 재생가능 에너지의 비중을 현재의 2.1%에서 9%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아쉽기 짝이 없다. 이런 정도의 비율은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한 '관심' 정도만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2050년까지 재생가능 에너지를 전체 에너지 이용의 절반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유럽과 비교해보라.
  
  정부의 희망처럼 '에너지 자립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 구체적인 추진계획과 시기별 목표 달성방법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한국 에너지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송, 가정, 상업(건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수요관리가 필수적이다. 현재는 이런 중요한 내용도 빠져 있다.
  
  그간 시민사회는 산자부가 아닌 독자적인 국가에너지위원회 사무처의 신설을 주장해 왔다.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다루게 될 수많은 중요한 문제들을 산자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를 마련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자부는 이런 요구도 묵살해 왔다.
  
  단순히 석유 대신 원자력을 늘리자는 주장은 굳이 머리를 쓰지 않아도 '관성'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그간 미비했던 수요관리 정책을 보완해서 에너지 과소비 사회를 뛰어넘도록 새롭게 에너지 정책을 '디자인'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에너지위원회의 출범에 어울린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기존 산자부의 관성에서 벗어나 거시적인 에너지 정책에 대한 검토와 비전수립을 해야 한다. 모든 계층에 대한 에너지 복지를 구현할 방안을 모색하고, 또 왜곡된 에너지 소비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더 나아가 에너지 정책의 의사결정에 있어서 대중과 이해당사자의 관점에 근거한 공익 실현에 나서야 한다. 이런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국가에너지위원회가 국민의 지지 속에서 한국사회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론장이자 정책결정 기구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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