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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버스 파업, 민주당ㆍ한국노총은 입장 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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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버스 파업, 민주당ㆍ한국노총은 입장 정하라"

[기고] "연대에 앞서 진정성 보여야"

2월 2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대의원대회에서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하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 하반기부터 민주당을 포함한 야5당(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은 민주노총과 노동관계법 재개정을 위한 연석회의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고, 한편에서는 연대와 공조 자체를 반대하기도 한다. 이른바 범민주-진보진영과 노동계의 단결은 쉽지가 않다. 그 속을 들여다보자.

야권연대, 멀고도 가까운 길

22일 야5당은 4.27재보선 연대를 천명했다. 그런데 23일 하루 종일 SNS를 비롯한 인터넷을 달군 화제의 분위기는 달랐다. 그날 민주노총은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이 사고 쳤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막아야 합니다"라고 제기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개원협상에서 민주노총은 물론 민주당 자신들도 대표적인 'MB악법'이라고 규정한 '고용서비스활성화법'을 상정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정면비판이었다. 이것이 누리꾼들의 광범위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에 천정배 의원은 역시 트위터를 통해 "놓칠 뻔한 중요한 지적을 해줘 고맙다"고 밝혔고, 24일에는 정동영 의원까지 "환노위에 상정되지 못하도록 반드시 막겠다"는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정부입법으로 발의되고 거대여당인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핵심법안을 이제 와서 무슨 수로 막겠다는 건지 두고 볼 일이다. 민주노총은 3월 2일부터 농성에 들어가는 등 '고용서비스활성화법' 상정을 총력 저지할 계획이지만, 민주당이 민주노총에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덜컥 상정합의를 해놓았으니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게 일을 키워버린 꼴이다.

최근 정치권 등 사회전반에서 '노동문제'는 주요 관심사로 종종 부각된다. 주류 언론들이 무관심했던 홍대청소-경비노동자의 투쟁은 SNS를 통해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올랐고 각계각층의 연대로 이어졌다. 주요 노동현안에 정치권은 이전과 다른 적극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노동관련 법안에 대해서 정치권이 가벼이 처신하는 점은 여전히 사회적 가치로서의 노동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표 계산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이는 여전히 정치권이 탈피하지 못하는 지점이다.

한국노총, 멀고도 가까운 사이

한국노총의 한나라당 정책연대 파기와 민주노총 연대도 곱씹어 볼 대목이다. 반노동정책 일변도인 이명박 정권에 맞서 노동계가 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여러 차례 약속을 파기하고 늘 집권세력과 결탁했던 한국노총의 자기성찰, 무엇보다 파업까지 결의한 한국노총 조합원들을 한순간에 배신한 일, 그리고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국민들에게 한국노총은 먼저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는 구체적인 실천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현재 전주에서 두 달째 이어져온 버스노동자 파업을 보자. 한국노총 소속인 자동차노련 산하 전주버스노조는 자신들 전임자의 임금은 대폭 올리는 대신 조합원의 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질렀다. 이 같은 부당한 처사에 항의하며 버스노동자들은 민주노총 운수노조에 대거 가입했다. 법원과 노동위원회도 이들 버스노동자의 단결권-교섭권-단체행동권에 하자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런데 회사는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있다는 이유로 교섭을 해태하였고, 노동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자 고소고발을 남발하며 버티고 있다.

혹자는 이를 양대 노총의 조직다툼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제도와는 상관없이, 초기업노조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각각에 소속된 전주버스노조와 운수노조는 이미 여러 사업장에 일종의 '복수노조' 형태로 존재하고, 이를 문제 삼는 이들도 별반 없다. 전주버스사업장 문제의 본질은 노조가 노조답지 못하고 비민주적으로 운영될 때,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주버스문제는 물론 노조답지 못한 일부 현장의 행태에 대해 한국노총 지도부는 그동안 침묵해왔다. 반면, 한국노총 소속인 외환은행노조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들의 홍보비 일부를 전주버스노동자들에게 전달하는 등 적극적이고 아름다운 연대를 실천하는 모습은 대조적이다.

한국노총이 실제로 민주노총과의 연대를 실현하려면 앞서 말한 문제부터 적극 풀어야 한다.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서로 나와바리는 침범하지 말자'는 식의 조폭적 영역관리가 아니라, '노조다운 노조'로 발전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과 상호노력이 필요하다. 공교롭게도 전주는 최근 환경노동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긴 야권의 유력대권주자, 정동영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물론 정동영 의원 측도 비서관을 전주에 내려 보내는 등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버스노동자들이 당장 길거리로 내몰려 생존위기에 처한 지금이야말로 실증적인 노력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진정성을 믿어 달라?"

민주노총은 민주당 등 자유주의 야당과의 사안별 공조를 거부하지 않는다. 그리고 된다면 한국노총과의 연대도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겉포장에 불과한 연대, 표 계산에 급급한 공조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여기에 "진정성을 믿어 달라"는 표현처럼 허망한 동어반복도 없다. 진정성이면 그만이지 진정성을 믿어달라는 것은 무슨 과잉인가. 마치 거짓을 말하려니 말에 군더더기가 끼고 몸짓이 과장된 것처럼 말이다. 진정성이란 믿어달라고 호소해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분명한 방향성과 의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실천의 변화를 보여주는 문제이다. 2월 25일 전주에서 열리는 민주노총의 투쟁선포 결의대회, 이어 3월 2일부터 진행될 국회 앞 지도부농성을 시작으로 민주노총은 행동전에 돌입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민주당과 한국노총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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