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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수업체 철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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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수업체 철 만났다

아프간전쟁 이후 주가 오르고 주문 밀려

“아프가니스탄은 ‘아직’ 매출액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미 군수업체 록히드 마틴의 피터 시몬스는 이렇게 말한다. ‘아직’이라는 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빈사상태에 빠졌던 미국의 군수업체들이 테러전쟁 이후 새로운 호황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미 경제의 각 부문마다 도산과 감원이 줄을 잇고 있는 지금 군수업체들은 새로운 주문을 기다리며, 채용 박람회를 열고 있고, 주식 공모와 함께 자본시장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렉싱턴 연구소의 군수산업 전문가인 로렌 톰슨은 이렇게 말한다.

“군비 지출에 관한 미국인들의 정서가 9.11을 계기로 완전히 바뀌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군비 지출 확대가 훨씬 쉬워졌다는 것이다. 이제는 어떤 방위계획이든 돈을 따낼 수가 있다”

미 의회는 현재 3천4백32억달러 규모의 내년도 방위 예산을 심의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천2백60억 달러에서 1백70억 달러 이상이 늘어난 것이며 고정예산을 제외하고 의회의 재량으로 매년 배정하는 예산의 절반이 넘는 액수다.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노스럽 그루만을 물론이고 위기에 몰린 보잉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거대 군수업체에게 이보다 더 좋은 때가 있을까? 아프간전쟁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이른 미국의 조기 승리로 끝났고 부시 행정부는 지금 제2의 아프간을 찾아 헤매고 있다. 전쟁 기업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온 셈이다.

한 증권회사의 고위 간부는 “오랜동안 군수산업은 섹시한 사업 분야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테러전쟁과 함께 군수산업이 각광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군수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대변하듯, 각 증권거래소들은 방위산업들만의 주가 지수(Defense Index)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미 뉴욕의 미 증권거래소(ASE)가 15개 방위산업체 주식으로 이러한 지수를 운영하고 있고 필라델피아와 시카고 증시도 곧 뒤를 따를 전망이다.

공습의 폭격음이 방위산업체들에게는 달콤한 음악소리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세라 군수업체들은 미 의회에 대한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 한 군수업체의 로비스트는 “현재 의회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사업 계획이 1백50개나 된다”고 자랑한다.

군수업체와 그 지지자들은 “부시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는 8년전의 미국 군대의 모습을 재현하게 됐다”면서 “레이건 시대와 마찬가지로 군수업체의 주가가 엄청나게 뛰어오를 것”이라고 장담한다.

***노스럽 그루만**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이 업체는 B-2 폭격기 및 F-14 전투기를 포함,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된 비행기와 폭격기를 제조한다. 무인 비행기 글로벌 호크도 이 업체에서 만들고 있다. 대당 1천만 달러인 글로벌 호크는 테스트 요건을 완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됐다.

이 업체는 글로벌 호크가 “반테러리즘과 영토보호 등 일상적이거나 긴급한 국가방위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자랑했다. 로렌 톰슨과 같은 분석가들은 “현재와 위기에서 가장 긴급한 사안은 정보 수집과 명령 및 통제다. 그런 점이 노스럽의 강점이다”라고 동의했다.

매릴랜드주에 위치한 이 회사의 전기 시스템 분과는 공군의 신경 계통이라 할 수 있는 조기경보기(AWACS)를 제조한다. 이 회사는 또 적 미사일로부터 전투기를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전파방해 장치 ALQ-15를 생산한다. 틸 그룹의 선임 방위 분석가인 데이비스 스테이먼은 “노스럽 그루먼의 역할은 적을 색출해 타격을 가하기 위한 지휘통제 장치 및 정보 감독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이다”고 자랑했다.

월스트리트의 주식시장이 재개된 9월 17일, 노스럽 그루먼은 그들의 적을 타격할 준비를 완료했으며 이 회사의 주가는 16%, 1주당 94불까지 올라 전쟁의 도래를 예고했다. 아프간에 폭격이 개시된 지 이틀 후에 이 회사의 주가는 107.60 달라까지 인상됐다. 이 회사의 전도는 유망했으며 1천명 이상을 고용했다. 경제잡지 배런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노스럽 그루먼은 현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 20억 달러의 자금을 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아프간에서의 성공적인 폭격을 완수한 대당 13억 달러짜리 B-2 스텔스 폭격기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3억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

***레이시온**

매사추세츠주 렉싱턴에 있는 이 회사는 토마호크 미사일로 유명하다. 10월 7일 이후, 1백여 개의 수백만 달러짜리 크루즈 미사일이 미국 해군함정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발사됐다. 그 중 50여기는 개전 초기 한순간에 일제히 발사됐다.

토마호크 미사일에 대한 주문은 영국 등 동맹국들로부터도 쇄도하고 있다. 영국은 48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8천7백만 달러로 계약했다. 레이시온은 또 미 국방부로부터 엄청난 주문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변인 데이비스 포크는 “우리는 고객들의 긴급한 요구를 충족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레이시온은 또 "지하요새 파괴용" 폭탄인 5천 파운드짜리 GBU-28과, 토우, 마버릭, 재블린 등의 미사일을 생산한다. 이것들은 모두 이번 아프간전쟁에 사용됐다. 미사일뿐만 아니라 레이시온은 이번 전쟁에서 사용된 무인/유인 정찰기의 탐지기와 레이더도 생산한다. 이같은 생산 다양성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레이시온이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다. 9월 10일, 이 회사의 주식은 26.85 달러에 그쳤으나 현재는 약 32.80 달러를 고수하고 있다. 레이시온은 올해 1천4백여 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에 수익을 올렸다. 10월 중순, 이 회사는 주식 공모를 통해 자본을 두배로 증가시켰다. 이 회사는 2천9백만 주를 팔아 약 10억 달러의 자본을 챙겼다. 레이시온은 이 추가자본이 채무 감축 및 일상적 기업활동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 많은 사업 계약을 따내기 위해 레이시온은 현재 의회에 대해 차세대 패트리어트 미사일 개발을 위해 6억7천7백만 달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또 토마호크 미사일의 성능 향상을 위한 액수 미상의 예산도 신청해 놓고 있다.

***록히드 마틴**

록히드 마틴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방어 분야에 주력하는 세계 최대의 무기 생산업체다. 이 회사는 최근 전례없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해군, 공군, 해병대에서 사용되는 전투기를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 JSF 생산 계약을 단독으로 따낸 것이다, 자그마치 2천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엄청난 사업이다.

2000년 한해 동안, 록히드 마틴은 의회와 클린턴 행정부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9백80만 달러를 사용했다. 이는 1999년에 사용한 4백20만 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이 회사의 새 로비스트들 중에는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전 의장 헬리 바버도 있다. 1999년~2000년 까지 록히드 마틴은 2백70만 달러를 정치행동위원회(PAC)와 각 당 후보들의 후원회에 기부했다. 그 돈의 3분의 2는 공화당으로 흘러들어갔다. 록히드 마틴은 어떤 경쟁업체 보다도 많은 로비자금을 사용했다. 지난해에는 자그마치 9백70만 달러를 사용했다. 제네럴 일렉트릭과 필립모립스만이 지난해 록히드 마틴보다 많은 로비 자금을 사용한 업체다.

9.11 이후, 이 거대 군수업체는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주가는 9월 10일 39.39달러에서 11월 12일 48.11 달러까지 10달러 가량 올랐다. 현재 주가는 46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가장 널리 보급된 F-16 전투기와 헬파이어 미사일, “지하요새 파괴용” 폭탄과 C-130 수송기를 생산한다. F-16 생산을 위해 텍사스 주는 1천2백명 가량의 공장 노동자들이 고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들은 1999~2000년 동안 외국 정부로부터 2백여 건 이상의 주문을 받은 상태다.

최근 록히드 마틴 직업박람회에는 미사일 방어 분야에서 필요한 2백90명 모집에 1천3백여명이 지원했다. 록히드 마틴은 성공적인 JSF 수주를 자축하는 한편, 39억달러짜리 F-22 랩터 개발 계약도 따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보잉**

시카고에 위치해 민간 및 군용 항공기를 생산하는 보잉사는 9.11 이후 편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 다른 군수업체들에는 신규 무기 주문이 쇄도해 주가를 올리는 반면, 보잉은 상업 항공기 분야에서 3만9천여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군용기 부문에서도 보잉은 JSF 개발을 록히드 마틴에 빼앗겼다. 하지만 보잉에게도 감사해야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보잉사의 JDAM은 이번 아프가전쟁에서 가장 많이 쓰인 스마트 폭탄이었기 때문이다. 보통의 재래식 미사일에 JDAM을 장착하면 이 미사일은 위성위치시스템에 유도되는 정밀타격 미사일이 된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아프간에 투하된 1만2천개의 폭탄중 약 60%인 7천2백개가 정밀유도 폭탄이었으며 이 가운데 4천6백개가 보잉사 제품인 JDAM이었다.

하지만 JDAM이 말처럼 아주 정밀한 폭탄은 아닌 것 같다. 지난 10월 12일 카불공항 근처의 주택가에 떨어진 10명 이상의 아프간 민간인을 사망케 한 폭탄과, 12월 5일 미군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은 바로 JDAM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국방부는 이 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계속 사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잉사는 내년 3월까지 1천74개의 JDAM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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