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요즘 우리는 일본을 경시한다. 금융 등 경제개혁, 정치개혁에서 우리가 일본보다 훨씬 앞섰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대목이 있다. 일본의 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젊은 개혁'이 그것이다.
원성묵씨는 지난해 10월말 일본 보궐선거에서 7명의 당선자 가운데 4명이 30대의 젊은 정치인으로 충원된 점을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민주당은 현재 의원의 20%가 30대로 과감한 세대교체를 하고 있으며, 이같은 변화는 대통령선거를 통해 세대교체를 이룩한 우리 정치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지적한다.
새해 벽두부터 우리 정치권도 국민경선을 통한 밑으로부터의 국회의원 총선 공천 검토등 정치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의 정치개혁 현황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편집자
***"일본 부활은 가능한가?"- 일본 정치개혁의 시동과 한국에의 시사**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으로 접어들고 있는가?"
계속되는 경제 정체와 불안한 장래가 2003년 일본인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과거 10년간의 일본 정치의 구태에 낙담해온 일본 국민은 출범 초기 고이즈미 개혁에 높은 지지를 표했으나 지금은 실망으로 변해가고 있다. 고이즈미 개혁은 정ㆍ관ㆍ재계에 뿌리박고 있는 개혁저항 세력의 존재와 정치적 리더쉽의 부재로 인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정계의 새로운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개혁의 견인차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7일 중ㆍ참의원 보궐선거에서 7명의 당선자 중 4명이 30대 젊은 정치인으로 충원되었다. 40대 미만의 국회의원이 10분의 1에 불과한 일본 정계에서 이러한 변화는 대단한 것으로, (변화는) 야당인 민주당에서 주도하고 있다. 젊고 새로운 일본의 정치 엘리트군이 출현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의 20%가 30대로, 45세 이상~70대가 대부분인 여당 자민당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변화의 이면에는 일본 국민들의 '개혁'을 향한 열망이 있다. 고이즈미 이후의 후계구도가 새롭고 젊은 정치 리더쉽의 창출로 이어지고, 일본 변화, 개혁을 이들 新 정치엘리트 군단이 주도한다면 제2의 메이지 유신에 버금가는 대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일본 민주당에 충원되는 '사카모토 료마'들이 일본 개혁의 주력 부대로 등장하는 날, 일본 샐러리맨들의 풀린 눈동자가 다시 번쩍 뜨일 수가 있다. 미국의 연구기관 'A Pacific Council(태평양 위원회)'은 이러한 변화를 "무시할 수 없는 새로운 움직임"으로 간주하고, 이들이 제2의 경제대국 일본의 경제회생과 글로벌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의 힘에 맞설 동북아 질서의 균형자로서 일본의 경제회생과 자신감 회복을 훈수, 지원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의 정치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력히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전통적인 사회 시스템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개혁을 연착륙, 선진화시킬 세력으로써 '새로운 정치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도 금융권 불량채권의 신속한 처리,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수요-내수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디플레에 대한 처방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현상유지를 원하는 일본 기득권 세력의 저항은 만만치 않다. 정ㆍ관ㆍ재계에 널리 퍼져있는 이들 세력은 개혁의 대세에 저항하고 있다. 이들의 배후에는 개혁이 자신의 이해를 침해할 것으로 생각하는 일부 이익집단과 개인, 이들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정치세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변화, 개혁의 움직임은 이미 내부로부터 움트고 있다. 급속한 중국의 성장과 대만의 흡수통합, 남북한 통일국가의 출현을 목전에 두고 있는 동북아 정세는 일본의 주춤거림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동북아의 주도권을 미ㆍ일 동맹의 강화를 통해 지속하려는 미국의 요구가 점차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50대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대선을 통해 당선됐다. 변화와 개혁의 지속을 원하는 국민의 선택이었으나 개혁을 뒷받침할 새로운 정치세력의 결집은 아직 미약하다. 보궐선거이지만 50%가 넘는 30대 국회의원을 뽑고, 전체 의원의 20%에 달하는 30대 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민주당의 사례에 못 미친다. 한마디로 정치 후진국이라 불리우는 이웃 일본의 변화에도 못 미친다.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할 정치세력의 결집과 예비군의 육성, 그리고 개혁 시스템을 끌고 가는 '명확한 의지와 엄격한 규율'을 지닌 정치 리더쉽의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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