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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관광허브의 호기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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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관광허브의 호기 놓치지 말자

<정무형 교수의 ‘관광입국’ 제언> 관광행정의 설계도 안 보여

지난 달 17일 주한 미상공회의소(AMCHAMㆍ암참)와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가 개최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초청 조찬간담회’에는 각국 대사와 회원사 대표, 내외신 취재기자 등 8백50여명이 참석,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질문과 노무현 당선자의 답변 중 관광산업에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광산업은 앞으로 한국을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통령 직속 민관 합동 관광위원회를 만들어 집중 육성하는 것이 어떤가.

“대단히 중요한 지적이다. 정책 전문가와 토론하겠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국민들의 일자리는 관광산업 등 3차 산업에서 창출되니 각별한 관심을 갖도록 주문했다.”

그러나 그날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나 차기 정부 구상에서 관광산업에 관한 별다른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보도는 없다. 그리하여 관광행정은 또 한번 후퇴할 위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

20세기말 이미 관광산업은 전세계 총생산의 약 10%, 그리고 전세계 고용인력의 10%를 상회하여 세계 최대의 산업이 되었다. 특히 10년 후면 중국이 세계 최대의 관광대국으로 부상,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과 함께 연 1억 명 이상을 내보내는 5대국에 진입할 전망이다. 거기에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동지역은 테러와 전쟁으로 인해, 동남아지역은 회교도의 위협으로 관광산업이 당분간 위축될 전망이어서 동북아관광시대를 예고해 볼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향후 몇 년간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관광허브가 되기에 매우 적절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이켜보면 정책당국자의 무관심과 편견으로 인해 지난 20여년간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성장의 호기를 매번 놓쳐 버리고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관광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5년간은 우리에게 참으로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21세기에 관광산업은 고용의 촉진제, 지역균형개발의 엔진으로 동북아 허브구상의 핵심에 자리해야 한다. 만약 차기 정부 5년간 관광산업발전에 주력하지 못한다면 해외관광 러시로 인한 외화유출로 경제사회 전반에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미 홍콩과 샹하이는 디즈니월드와 씨월드 등 대형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국가정책적으로 스포츠관광을 전략산업으로 정해 두었다. 여기에 이웃 일본마저 도쿄의 디즈니에 이어 오사카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라는 테마파크를 개관하여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더욱 열을 올릴 기세이다.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떠한가? 우리는 풍부한 문화유산과 우수한 노동인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고급문화나 고학력 인력은 사장위기에 몰려 있다. 문화자원은 끊임없이 분실 도난 훼손되고 있으며 대졸인력은 취업을 못해 국내외를 배회하고 있다. 거기에다 지방정부는 이렇다 할 숙박시설이나 국제수준의 테마파크 하나 제대로 없이 월드컵 축구장이나 컨벤션센터 하나만 덜렁 지어놓고 관광객을 유치해야 하는 딱한 실정에 놓여 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중앙정부에서 관광산업에 대해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관광시스템을 체계화하고 관광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 관광산업은 하와이에서 보듯이 1차산업을 더욱 발전시키는 산업이며 싱가폴에서처럼 금융서비스 등 3차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케 하는 산업이다. 만약 차기 정부가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이에 대한 제도적인 보완이나 투자를 제때에 실현시키지 못한다면 고부가 가치의 관광수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 10명이 들어오면 보통 하나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한다. 외래관광객의 유치수준을 5백만 명선에서 1천만 명 혹은 1천5백만 명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주변여건을 감안하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50만 명에서 1백만 명의 일자리 창출은 거뜬하게 해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상승일로에 있는 내국인의 해외관광 러시를 막을 길이 없다. 이로 인한 이중의 경제적인 손실은 막대한 외화유출의 부담을 갖게 될 것이 뻔하다. 얼마나 딱하게 보였으면 외국인들이 나서서 이 점을 지적하였을까?

실제로 5년 전 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미국방문길에 올랐을 당시에도 뉴욕의 기업회장단이 똑같은 주문을 하였다고 한다. 한국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은 관광레저산업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달라진 것은 청와대에 문화관광비서관직이 하나 신설되었다는 것과 문화관광부의 관광국에 1개과가 증과되었다는 것이다. 그에 더하여 우리 나라 역대 정부에서는 처음으로 관광이 중앙부처의 이름에 올라 당시의 문화체육부가 문화관광부로 개칭되었다. 이에 대한 문화계와 체육계 인사들의 반발은 하늘 찌를 정도였다.

그러나 현 정부는 그를 토대로 인천공항의 성공적인 개항에 이어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금강산 관광을 실현시킨 역사적인 업적을 이룩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5년 동안 막상 필요한 관광객유치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예산 뒷받침이 거의 없어 차기 정부에 고스란히 그 과제를 넘기게 되었다. 만약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가 동북아경제허브라면 이는 동북아 관광허브전략에서 시작될 수 있다.

인천공항은 출발 당시부터 동아시아 허브공항을 목표로 하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지어진 것이다. 2001년 3월 순조롭게 개항된 인천공항은 세계적인 입지에 놓여있다. 운영면에 있어서도 계속 보완해 나가면 세계적인 공항으로 등장할 여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공항이라는 것은 단지 하나의 관문에 불과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서울시내에까지 들어오는 동안 우리나라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건축물 하나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화려하고 현대적인 문을 통과하면 그럴듯한 집과 정원이 가득 들어차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인천공항에서 서울시내까지 낯선 외국인에게 보여지는 외부세계는 감동을 주지 못한다. 내실은 없이 대문만 번드르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건축가가 도시계획가의 섬세한 손길을 아직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관광산업은 이미 경제성장기의 외화가득율이 가장 높은 산업이었고 IMF 위기시의 효자산업으로 한 몫을 했으며 21세기의 문화강국을 뒷받침할 산업으로 언제나 우리가 주목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경제대국이 될수록 관광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들고자 한다. 1980년대 후반의 일이다. 일본 경제는 고도성장을 계속하는 동안 미국경제는 연 1천5백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며 일본경제에 예속되어 가는 징조가 가시화하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경제후발국인 한국까지 처음으로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면서 제2의 일본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고부가가치의 첨단산업보호와 동시에 최대 고용산업인 관광을 발전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미국의 지방정부들이 이에 적극 호응하여 관광분야에 대한 예산을 주마다 몇 배씩 올려가며 관광인프라 개선에 매진하였다. 미국의 오지인 미시간은 그 당시의 정책개발과 투자로 현재는 사계절 내내 관광객을 유치하는 주가 되어 있다. 우리 나라는 미시간주보다 몇 배나 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 얼마든지 있다. 하나의 예로 서해안을 죽 따라 DMZ중심, 인천지역, 평택권역, 새만금지역 및 해남목포권이 아시아지역의 관광객 유치와 내국인을 위한 매력적 테마파크로 개발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의 땅이라고 본다.

차기 정부에서는 관광발전에 대한 원대한 계획이 수립되어 뒤늦게나마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관광허브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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