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베트남을 울리던 제국 오늘은 천 년 고도 바그다드를 삼키고 있다 만리 밖 지구 반대편에서 죄도 없이 선한 이들 회초리 만난 개구리되어 폐지처럼 쌓여가는데 때 지났다고 밥 보채는 허기여 너 참으로 뻔뻔하구나 TV 들여다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긴 아이에게 진리가 마침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비록 가난할망정 비굴하지 말아라 우리 그렇게 말할 수 있나 여의도 윤중로 벚꽃 폭죽처럼 환하여 상춘객들 여흥으로 분주하고 양철북 연일 지구를 울어도 매파들 인기 치솟는 시대를 사는 일 쓰고 괴롭다 4월이여, 우리는 무엇도 갈아엎지 못했다 양심이 죽고 세상에 지고 의원들은 고뇌도 없이 파병에 표를 던진다 인류의 자부 메소포타미아가 한 줌 먼지로 흩어지고 언제 꺼질지 모르는 한 나라의 운명 앞에서 여전히 쇼프로 시청률은 높고 술집과 극장은 붐빈다 꽃들은 피어 연애에 달뜬 연인들을 부른다
***작가 소개**
1958년생. 1983년 『삶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섣달그믐』,『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위대한 식사』가 있으며 제 2회 난고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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