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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을 만든다.

[논술 전문가 릴레이 기고(22)]

지식정보사회의 도래는 '사회변화'와 이에 따른 '지능관의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기존의 교육체계에 대한 반성과 어떻게 '사고기능'을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을 던져주었다. 먼저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유용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분석된 정보들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며, 사려 깊이 판단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또한 새로운 지능관은 '지식'은 사고의 도구이며, 효과적인 사고 및 학습 기능을 개발하는 것이 지식을 습득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독립적이며, 자율적인 지능을 어떻게 얼마만큼 향상시킬 수 있는가에 교육의 관심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서울대학교가 발표한 2008학년도 통합 교과형 논술고사 문제의 일부이다.
(가)
모 전자회사는 일 년 전에 2년 동안 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새로운 모델의 냉장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시점에서는 이 제품이 완성되었을 때, 투자한 금액의의 15%~20%의 수익이 15년 동안 매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1년 동안 2억 원을 사용한 후에 다시 살펴보았더니, 개발초기에 예상치 못한 환경 관련 비용의 증가로 인해 개발 비용이 총7억 원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경쟁사가 동일한 신제품을 개발하여 연간 예상수익률도 2년차 예산의 8%로 낮아졌고, 더구나 10년 후에는 이 제품의 경쟁력이 사라질 것으로 평가되었다.

(나)
어느 나라의 국방부가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비행기를 개발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총 1,000억 원을 투자하여 레이더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핵심 부품을 만들기로 하였는데, 현재까지 900억 원을 사용하였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회사가 이와 동일한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더 쉽게 장착할 수 있는 부품을 제작하여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논제1.
제시문 (가)와(나)에서 학생이 회사의 사장 혹은 국방부의 정책 결정자라고 했을 때진행 중인 사업을 계속할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시오.

미분은 곡선의 접선을 긋는 것에서, 적분은 곡선으로 둘러싸인 부분의 면적을 구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미분법과 적분법에 대해서는 그리스 시대부터 논의가 이루어져 왔는데,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오늘날의 구분구적법과 유사한 방법으로 평면 영역과 구면의 넓이를 구하였고, 프랑스의 페르마(1601~1665)는 함수의 극소값과 극대값을 구하는데 미분법과 유사한 방법을 이용하였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미적분학은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의해 발견되었다.
영국의 뉴턴(1642~1727)은 운동체의 속도를 구하는 과정에서 미분법을 발견하였다. 그는 행성의 움직임을 연구하기 위해 미적분을 고안하였으며, 미분방정식을 풀어서 케플러법칙을 증명하였다. 독일의 라이프니츠(1646~1716)는 곡선의 접선 또는 함수의 극대, 극소를 고찰하는 과정에서 미분법을 발견했으며, 현대적인 미분과 적분의 기호를 개발하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의해 발견되고, 오일러 등 여러 학자에 의하여 발전된 미분법과 적분법은 현대수학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연과학, 공학 및 사회과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대, 최소값을 구하는데 사용되기도 하고, 움직이는 물체의 운동이나 사물의 변화하는 현상을 기술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논제 1.
미분법과 적분법이 평면 또는 공간에서 움직이는 물체의 운동에 대해 어떤 정보를 주는지 설명하시오.

논제 2.
원 위에서 일정한 속력으로 움직이는 물체의 가속도 방향은 항상 원의 중심을 향한다.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교과지식을 동원한 제시문 분석 및 주제 추론 능력과 공통 주제에 대한 자기 견해 표현 능력 등, 심화된 교과지식들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분석된 정보들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과 문제 상황을 과학적이고 수리적인 사고를 동원해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로 한다. 둘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교과의 지식들을 도구로 활용하여, 문제 상황에 적용, 비판하고, 그 해결방안을 찾아 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논술 수행 과정에서 과학적 사고와 수학적 사고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풀이형의 문제가 아닌 사고형의 논술 문제를 통해 과학적 절차와 수리 논리에 입각한 정밀하고, 정제된 사고를 논리적으로 연결, 응용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이다. 결국 논술 고사의 목적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문제 해결 방식이나 절차적 지식을 동원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이다.

따라서 논술은 축척된 회상적 지식을 단순히 글로 표현하는 작문 과정이 아니라, 언어논리능력, 자료해석능력, 수리적 사고능력, 상황판단능력, 창의력, 대안제시능력, 의사결정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사고 교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술 교육 현장과 논술 지도자 과정에서는 여전히 논술 하위능력의 숙달만을 가르치고 있다. 논술을 단순한 글재주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체계적인 연구 성과에 근거한 단계적인 교육 과정은 생략되고, 일주일 연수, 한 달 연수를 통해 지도자들이 만들어진다. 그리고는 한 달 과정 혹은 비정규적인 시간에 즉흥적인 문제로, 학생들에게 모범 답안 작성법을 논술 수업이라고 진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 사고의 성질

사고(Thinking)란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상징적 활동으로 사려 깊고, 규칙적이며, 창의적인 판단과 문제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목표지향 적인 정신 작용이다. 즉, 사고는 표상(기호, 상징, 지식)을 다루고, 그것을 조작(작동, operation, manipulation)하는 활동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의미를 만들어' 가며(의미부여, 의미 탐색) 그래서 판단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이다.

표상은 단어, 이미지, 아이디어, 기호, 숫자나 그래프 등과 같은 것을 통하여 표현된다. '어떻게 표상 하는가'는 어떻게 '이해(파악)하고 있는가' 와 같은 의미이다. 그리고 경험 또는 정보를 어떻게 표상하고, 어떻게 조작하는가는 '선택적'인 것이다. 예컨대 같은 수학 문제를 보고도 이해(해석)하는 것이 다를 수 있으며, 또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도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경험이나 정보·자료 그 자체에는 '의미'가 내재해 있지 않다. 즉, 정보·자료·대상·사건 등 외부의 모든 것은 그저 하나의 자료일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자료)에서 해석을 통해 의미를 찾아내며, 의미를 '부여'하는 활동이 사고 활동인 것이다.

그런데 사고는 진공 속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순수한' 사고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사고는 지식이란 '도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사고는 지식을 도구로 활용해야만 생산된다. 따라서 가용한 지식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으며, 또한 축척된 지식이 얼마나 유의미하고 기능적인(쓸모 있는) 것인가에 따라 사고의 질적 수준이 달라진다. 사고를 통한 지식 생산의 관점에서 볼 때, 지식 습득을 주로 하는 것은 학습기능과 그러한 지식을 이용하여 조작하는 사고기능을 종합해서 결과물을 생산하는 과정이 논술 과정인 것이다.
사고는 선택적이고 자기 조정적이며, 전략적이다. 축척된 정보를 어떻게 표상할 것이며, 거기에다 어떠한 조작을 가할 것인가는 선택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해석과 의미를 추구하는 과정도 선택적이다. 이 선택의 결과가 효과적인 사고와 비효과적인 사고를 가름한다. 효과적인 사고를 위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때 자신의 사고 과정을 정확하게 의식하고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자기조정 능력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하며, 문제 해결 과정을 논리적으로 모순 없이 통제하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을 초인지적 사고 또는 전략적 사고라고 한다.

2. 사고로서의 지식

지식이란 사고를 통하여 이해되고 정당화(증명) 될 수 있는 것이며, 마음속에서만 존재한다. 여기서 '사고'란 '비판적 사고'를 의미한다. 이러한 비판적 사고가 결여되었을 때, 지식을 신념이나 또는 자료를 문자로 표현한 것과 혼동하게 된다. 책 속에 지식이 있다는 말은 책에 있는 정보를 통해 어떤 것을 알 수 있게 되었을 때만 성립한다. 따라서 반복 할 수 있거나 재생(기억)할 수 있는 단편적인 지식을 사고를 통한 지식과 같은 것으로 보고, 이를 표현하는 기능과 글쓰기 형식만을 지도하는 논술 교육은 잘못된 것이다.

지식은 사고의 결과이다. 그리고 사고의 표현 양식(樣式-mode)이 지식이라고 볼 때, 모든 지식은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사고 속에 존재한다. 따라서 수학, 국어, 물리, 역사 등 어떠한 학문이든 사고의 한 가지 양식(표현 형식, mode)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수학 공식을 외울 수 있는 만큼 수학을 아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정도로 수학을 아는 것이다. 과학 교과서에 있는 사실과 법칙을 기억해 낼 수 있는 만큼 과학을 아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정도만큼 과학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정도만큼 철학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떠한 지식영역(학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식과 사고는 표현 양식이 다르다. 사고는 정신적인 과정으로 존재하지만, 지식은 사고의 과정을 통한 어떤 결과(내용)로 존재한다. 따라서 '무엇'에 대하여 사고하면 대게 어떤 결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결과들이 '지식' 또는 '내용'이다. 사고와 지식의 관계는 '구두끈 매기 '와 같이 두 개의 끈이 상호작용 한다. 즉, 개념적 지식을 습득해야 이를 사고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고, 다시 이러한 사고 기능을 통해 새로운 개념, 보다 고차원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구두끈을 양쪽에서 차례대로 매어 가는 것과 같이 사고와 지식은 상호작용하며 통시적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용한 도구(지식·정보)가 많이 저장되어 있고 또한 그러한 도구들을 손쉽게 쓸 수 있는 준비된 학습자는 문제 해결 과정을 훨씬 쉽게, 효과적으로, 그리고 재미있게 수행할 수 있다. 이는 교과 지식·내용의 심화 과정과 사고 발달 과정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논술 수업이 계획되고, 단계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용·지식은 "얼마나"(量)에 못지않게 "어떤 것"(지식의 성질, 구조)이냐가 중요하다. 유용한 내용·지식이 많으면 확실히 문제해결을 위한 사고 과정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내용·지식이 유용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그 지식들이 적절하고, 구조적이면서, 기능적으로 학습자에게 충분히 숙달(체화)되어 있어야 한다. 결국 사고 과정을 통해 유용한 지식을 습득하게 하고, 유용한 지식들을 통해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을 교육하는 것이 바로 논술 교육의 목적인 것이다".

3. 사고력 개발

사고력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기능적으로 접근하는 방법'과 '바람직한 태도를 통한 접근법'이 있다. 기능적 접근법에서 기능(skills)이란, 조직화된 행동 형태로서 일을 조리 있게(일관성 있게) 수행하는 기술·능력이다. 즉, 어떤 것을 어떻게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능은 직접적인 훈련(연습)을 통하여 배울 수 있고 향상시킬 수 있다. 읽고, 쓰고, 걷고, 달리고, 수영하고 자동차를 운전하고, 자전거를 타는 능력 등의 기능들이 여기에 속한다. 정보·경험을 표상하고 그것을 해석하고 의미를 추구하며,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사고를 하나의 기능 또는 일련의 기능들이 집합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논술 교육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훌륭한 사고자의 특징에는 '기능'이외에 사고의 태도가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첫째, 문제에 대한 해결을 즉각적으로 분명하게 얻을 수 없을 때도 끈질기게 인내한다. 둘째, 덜 충동적이어서 아무렇게나 결론을 도출하지 아니한다. 셋째, 사고에 융통성을 보이는 것 등이다. 따라서 사고 태도의 개발을 위해서는 첫째, 훌륭한 사고 태도를 보여 주어야 한다. 즉, 모델을 보여준다. 둘째, 훌륭한 사고 태도가 어떤 것이며, 그것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하고, 학생 각자에게 '자신은 훌륭한 사고자인가?'를 묻고 평가하게 한다. 셋째, 서로 상호 작용하게 한다. 자신의 사고가 탐구적이고, 모험적이고, 융통성을 가지도록 실험해 볼 기회를 가지게 한다. 넷째, 훌륭한 사고가 보일 때 그것을 격려해 준다. 가능 하면 어떤 점이 어떻게 해서 좋은지, 또는 더 낫게 할 수 있는 점은 어떤 것인지를 피드백 해 준다.
장건태
에플논구술연구소 책임연구원, 맥 입시전략연구소 원장, 프레시안 논술칼럼니스트, 영남사이버대학교 논술지도학과 강사, 경원대학교 사회교육원 논술지도사 강사, 유니텔 교원 직무연수 논술 과정 강사, 교육사랑 원격연수원 논술 과정 강사, 한국학원총연합회 논술강사 연수 연사 <저서>논술지도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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