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입장에서는 본선에서 힐러리와 대결하는 게 훨씬 낫다. 힐러리는 정치적으로 약점이 많다. 매케인은 그걸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는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고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공화당은 오바마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펜실베이니아주 공화당원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제임스 로디전 알레기니 카운티 대시장(Chief Executive).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흥행의 주역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한 그의 시각은 공화당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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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임스 로디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알레기니 카운티의 대시장을 역임한 지역 공화당 원로다. 피츠버그시를 포함해 130여개 자치구가 포함된 알레기니 카운티 대시장은 선출직으로 펜실베이니아주의 3대 요직에 속한다. ⓒ프레시안 |
지난 9일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 회의실에서 만난 로디 전 대시장은 말끝마다 "오바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보다 경험이 부족하다"면서도 "그러나 오바마는 대중을 움직이는 힘이 강력한 사람"이라고 몇 번을 되풀이했다.
로디 전 시장은 또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절대 찍지 않았을 사람도 오바마를 지지하는 걸 보면 인종문제를 넘어서는 놀라운 성과다"라면서 "민주당 역시 오바마로 인해 새로운 유권자들을 끌어들였고, 인종문제를 극복하는 저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경선 오래 가야 된다"
그런 오바마, 혹은 오바마를 이긴 힐러리를 상대해야 할 공화당의 전략은 무엇인가. 공화당 후보인 매케인(72)보다 오랫동안 공화당원이었다는 로디(73) 전 대시장이 내놓은 대책은 정치판의 고수답게 간결하면서도 구체적이었다.
"우선 민주당 경선이 오래 가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은 분열됐다. 상대방을 헐뜯고 있다. 힐러리 지지자의 3분의 1은 오바마가 후보로 뽑히면 매케인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매케인은 그 틈을 이용해 지지를 호소하고 정치자금을 모아야 한다."
많은 민주당원들이 가급적 감추고 싶지만 감출 수 없는 바로 그 점을 콕 찍어 공격했다. "힐러리가 22일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를 반드시 이겨서 경선을 계속해야 한다"는 말 뒤에는 묘한 느낌마저 들었다. 주지사, 필라델피아 시장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의 3대 권력자로 꼽히는 알레기니 카운티 전직 대시장으로서의 영향력을 동원해 힐러리 지지운동을 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였다.
그러면서 그는 "누가 상대가 되건 네거티브 선거전을 하고 있는 민주당 경선에서 나온 후보의 약점을 본선에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작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를 공격할 때 썼던 BBK, 대운하 문제를 본선 경쟁자였던 정동영 후보가 공격의 소스로 활용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고 해도 오바마가 본선에 나설 경우 그에게 쏠린 젊은이들의 표심을 돌려 세우기는 쉽지 않은 노릇이다. 또한 전통적인 공화당 보수파들이 '이단아'로 불리는 매케인을 경원시 하는 것도 문제다.
이에 대한 로디 전 시장의 솔루션은 '젊지만 강경한 보수주의자'(young and strong conservative)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것. 마크 샌퍼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찰리 크리스트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극복해야 하는 마당에 그 주역인 라이스가 나오면 어려워진다"라며 "대외정책은 매케인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매케인은 국내 상황이나 경제 문제에서 약하기 때문에 그걸 다룰 수 있는 전문가를 러닝메이트로 골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케인의 이라크 계속 주둔 논리는?
이처럼 로디 전 대시장은 부시 행정부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을 꿰뚫고 있었다.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건 미국의 아주 큰 실수였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그 논리의 연장선에서 지금 왜 매케인이 미국에 필요한지를 도출해 냈다.
"이라크 전쟁은 실수였지만 민주당 후보들이 말하는 것처럼 당장 철수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실수가 될 것이다. 따라서 보다 정돈된 철수 계획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군대를 빼는 게 좋다. 매케인이 이라크 계속 주둔을 주장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걸 유권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는 또한 "매케인은 한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지 여론조사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국제사회 역시 그런 미국의 대통령을 원한다는 것이 매케인의 강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이 '안보의 매케인'을 띄우며 내놓을 핵심 논리다.
'3월 중동에 가서 시아파와 수니파도 구분하지 못했던 매케인이 안보에 강하다는 말은 공허하다'라는 반박에 로디 전 대시장은 "경선 피로가 겹쳤고 질문이 너무 많이 쏟아져 헷갈린 것일 뿐"이라고 피해가며 "누구보다 중동에 대한 지식이 많다"고 말했다.
"힐러리, 펜실베이니아에서 근소한 차로 이길 것"
지역 정치판을 훤히 보고 있는 로디 전 대시장에게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경선 전망을 물었다.
그는 "1개월 전만해도 힐러리가 20%포인트 차이로 오바마를 이기는 걸로 나왔는데 지금은 격차가 6%포인트로 좁혀졌다"라며 "그러나 힐러리가 3~4%포인트 정도의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힐리러 행정부의 내각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에드워드 렌델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힐러리를 강하게 밀고 있고 노동자들의 지지도 힐러리 쪽으로 쏠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22일 선거 때까지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재단과 미국 동서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2008년 한미 언론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해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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