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힐링'을 주제로 한 민주당 의원 워크샵에서, 사소한 문제로 의원들 간 마찰이 빚어지면서 눈총을 받았다.
민주당은 31일 경기도 양평의 한 연수원에서 '소소한 이야기, 깨알 같은 국민 생각'이라는 주제로 의원워크숍을 열고 화합과 결속을 다짐했다. 이날 워크숍은 김한길 대표 체제 이후로는 처음 열리는 대규모 의원 모임이다. 127명 의원 가운데 최종 107명이 참석했다.
'힐링'을 주제로 한 만큼 이날은 대선 패배 직후인 지난 2월 워크숍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 대선 책임 공방전이 벌어지며 갈등이 표출됐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자기 소개' 시간을 가지는 등 화합의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지난번 워크숍 때는 참석하지 않았던 문재인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문 의원은 "새 집행부와 원내대표단 출범을 맞아 마련한 행사"라고 참석 이유를 밝혔다. 그는 시종 밝은 표정으로 의원들과 담소를 나누었다. 대선 책임론으로부터 한결 가벼워졌다는 평이다.
이날 핵심 프로그램인 '3분 자기 소개' 시간을 계기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는 듯했다. 자기 소개는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당 내 계파 갈등이 대두되자, 계파 간 장벽을 허물자는 취지에서 꾸려진 프로그램이다. 김한길 당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도 선거 공약으로 '의원 간 소통'을 내걸었다. 그간 의원들 사이에서는 '4년 간 대화 한 번 못하는 의원들도 있다'는 불만이 있었다.
이날 50여 명의 의원들은 자기 소개 시간을 통해 어린 시절 이야기, 의정 활동 포부 등을 밝혔다.
특히 최동익 의원은 의료사고로 시각과 다리에 장애를 겪게 된 과정을 소개해 위로의 박수를 받았고, 김성주 의원은 본인의 어린 시절 사진을 공개하며 '안철수 의원보다 착하게 생기지 않았느냐'고 재치를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힐링'을 주제로 한 자기 소개 시간에, 사소한 문제로 의원들 간 이견이 표출되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당초 기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작 직전 예정과는 달리 비공개로 전환됐다. 의원들 사이에 장벽을 허물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인데, 공개할 경우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개인 신상 발언이라서 언론에 실시간으로 나가면 솔직하지 못할까 하는 우려를 표하는 의원들이 계셨다"고 비공개 전환 사유를 밝혔다.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공개 요청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의원들이 솔직하게 자기를 드러내놓고 같이 소통하자는 것인데, 공개한다고 기자들이 들어온다고 하니 의원들이 쑥스러워서 쭈뼛쭈뼛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비공개로 하지만 녹화를 하고 있다. 나중에 녹화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저녁 식사 이후까지 의원들 사이에서는 공개하라는 의견과 공개하지 말자는 의견이 서로 맞부딪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행사 진행에 차질이 생긴 데 대해 "각자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긴 했지만, 비공개로 돌려가면서까지 할 만큼 허심탄회한 얘기는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며 "뭣하러 비공개로 돌려서 괜한 말을 듣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핵심 프로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한 데 대한 기자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저녁 식사만 마치고 '조기 퇴근'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의 반발에 오후 9시 경 다시 브리핑을 자청해 "공개, 비공개를 둘러싸고 매끄럽지 못한 진행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취지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의원들도 있었다. 몇몇 의원은 신상과 관련한 이야기 대신 6월 국회 관련 내용을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의원은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과 관련한 문제에 대한 주장을 폈다.
한 중진 의원은 자기소개 준비를 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그걸 왜 하느냐. 준비 안 해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의원들끼리 친목을 다져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지금 6월 국회도 앞두고 있고 아직 대선 평가가 다 끝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희희낙락할 때가 아닌데 이래도 되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나를 포함해 몇 명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 역시 "자기소개를 하라는 연락은 받았으나 지금 굳이 이런 걸 해야하나 싶어서 준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초선 의원 역시 "너무 우리끼리의 행사가 되어버린 것 같고 진행도 매끄럽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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