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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에 매이지 마라

재정분리로 재정안정, 추후 통합 논의

지난 10월 26일 건강보험의 혼란과 파탄을 방지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국회보건복지위에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노총은 현정부의 직장.지역 의료보험 통합시도가 정부여당이 명분으로 내건 소득재분배는 커녕 100% 소득이 노출된 봉급생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될 것임을 누누이 지적해 왔으며 통합의 즉각 중단을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재정통합 유보방침을 적극 환영한다.

의료보험통합과 의약분업 실시 이후 건강보험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금년말의 재정적자가 약4조원을 넘게 될 뿐만 아니라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재정파탄에 까지 이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국민건강재정 및 의약분업 정착 종합대책’을 수립, 시행을 발표했다. 이는 지역가입자에 대해 국고에서 50%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2006년까지 약23조6천억원을 부담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 스스로 통합의 불합리함 인정**

그러나 지역가입자만 국고를 지원하고 직장가입자에 대해선 국고지원이 전혀 없다는 것은 형평성과 조세정의 차원에서 많은 논란이 있으며 더구나 보험료는 대폭 인상하고 급여확대를 전혀 하지 않는 가정 하에서 2006년이 지나도 직장보험은 약2조원의 적자가 발생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또한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간의 서로 다른 소득파악율, 보험료부과방식 등의 차이가 근본적으로 달라 재정통합 시에는 직장, 지역간에 대한 분담율(형평계수)을 두어 보험료를 부과해야 하나 분담율을 납득할만한 방법으로 구하기 어렵게 되어 있어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재정을 법적으로 통합하되 회계상 구분한다는 편법을 내놓았지만 이는 결국 정부 스스로 재정통합 자체가 불합리함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된 것 외엔 아무런 실익이 없는 형편이다.

위와 같이 정부마저 재정통합이 근본적으로 안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통합의 명분에 더 이상 얽매이지 말고 직장과 지역을 재정 분리시켜 건강보험 재정안정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직장의 경우만이라도 재정분리를 통해 일정비율 이상 보험료를 인상시켜야하고 지역의 경우 일정부분 국고를 지원하여 재정안정을 도모하여야 건강보험의 재정 건실화가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국고의 효율적인 운영, 보험료부담의 형평성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재정분리로 재정안정, 추후 통합논의**

따라서 명분에 얽매인 소모적인 대결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재정분리를 시킨 후 재정안정을 이룩하고, 향후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율이 직장가입자가 납득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여 갈등의 소지를 없앤 다음 재정통합 논의를 재개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재정분리의 반대론 내지 유예론의 입장은 재정통합은 대선공약사항일 뿐만 아니라 노사정 합의사항으므로 재정통합은 반드시 시행하여야 할 것이고 시행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고 한다.

이들은 최초 의보통합 주장시 통합의 효과와 실익에 대해 첫째, 통합시 모든 국민이 단일보험료 부과체제로 적용을 받게 되어 보험료 부담의 형평이 실현되며 둘째, 통합시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이나 국고지원 없이도 급여를 확대할 수 있고 보험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의보통합으로 관리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중 어느 것 하나 실현된 것이 없다. 직장, 지역간 소득파악율 차이로 단일보험료 부과체계는 준비조차 안 되고 있으며 직장보험도 통합된 지 1년이 안돼 1조7천억원의 적립금을 모두 소진한 실정이다.

또한 국고지원금을 지역가입자에게만 지원하여 보험료 부담의 불형평성은 더욱 심화되었으며 소득파악율은 전혀 제고되고 있지 못하다.

***명분에 매이지 마라**

자, 이제 우린 재정통합 명분론의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실적으로 실현불가능하고 법적으로 통합하더라도 재정을 구분 계리할 수밖엔 없기에 실익도 없다.

재정을 통합하더라도 재정안정에는 기여할 수 없어 향후 5년간 24조원이라는 막대한 국고만 투입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의료보험이라는 최대의 공보험이 직장․지역 동시파탄의 위기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재정분리를 통해 직장가입자만이라도 만성적인 재정적자구조에서 탈피시켜야 하고 5인 미만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를 직장가입자로 적극 편입시켜 지역보험의 재정부실을 일정 부분 해소하고 직장, 지역간 보험재정의 책임경영의식을 바탕으로 재정건실화를 하루빨리 도모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보 가입자의 소득파악율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최대한 높여서 직역의보의 재정불안문제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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