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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정국, ‘說’이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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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게이트정국, ‘說’이 춤춘다

암투, 음해, 갈등유도ㆍㆍㆍ야권의 교란작전설까지

‘이용호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윤태식 게이트’ 등 여권을 작금의 위기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는 각종 정치관련 게이트 의혹이 권력내부의 암투로 인해 격화, 확대일로로 치닫고 있다는 ‘권력암투설’이 연일 증폭되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이를 일축, 진위 여부가 주요한 관심사로 부각중이다.

현재 여야 정치권과 시중에는 ‘권력암투설’은 물론 ‘정적 흠집내기식 음모설’ 등 여권내부 문제 기원설에서부터 야권의 ‘여권 교란작전 설’과 검찰내부 현 정권 불만 세력에 의한 ‘여권갈등 유도설’ 등도 함께 유포되고 있어 국민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에는 ‘레임덕(조기권력누수)가시화설’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하지만 암투설, 음모설 그리고 교란작전설 어느 한 쪽에 무게를 집중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해 보인다.

즉 내년 12월 19일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태서 터져 나오고 있는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은 여권내 권력암투 및 음모, 그리고 야권의 교란작전, 통제불능의 검찰내 불만표출 등이 복합적으로 상승 작용해 증폭중인 것으로 봐야 좀 더 무난한 결론이 될 것 같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말인 96년말 조기레임덕 가시화의 상징적 사건으로 정치권을 강타, IMF(국제통화기금)위기로 비화됐던 소위 ‘한보비자금 의혹’ 파문이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 정권을 위기로 몰아갔듯이 최근의 게이트 정국도 대표적인 정권 후반기의 레임덕 가시화 현상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일정정도 설득력을 얻어가는 형국이다.

***여권내부 권력암투설, 음모설**

민주당은 최근 진승현 게이트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음모설과 암투설을 스스로 공개 거론하기도 했다.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의혹의 당사자 가운데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는 것 같고, 또 누군가는 밖에서 장난을 친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자기 보호를 위한 거짓말과 장난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밖에서 조정하는 (여, 혹은 야권)인사(세력)가 있을 수 있으며 이게 음모설로 비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이 진승현 리스트를 따로 만들어 보관했으며, 궁지에 처한 김씨가 외부의 누군가의 조정을 받아 이를 언론에 흘려 검찰수사의 초점을 흐리면서 자신과 자신을 보호하는 특정인을 방어하려는 술수를 부려 음모설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따라서 음모설은 사실여부를 떠나 자제되어야 한다”고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로 여권 주변에서는 권력투쟁설의 한 진원지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민주당 김홍일 의원이 최근 회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앙금을 털어내지 못했다는 관측도 있다.

또 권노갑 전 고문을 축으로 한 동교동 구파와 한화갑 민주당 상임고문 세력과의 알력 때문에 암투설, 음모설이 증폭중이라는 분석도 여전하다.

아울러 박지원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사퇴 후유증으로 일련의 의혹과 음모설이 증폭중이란 관측도 사실관계 여부와 관계없이 최근 들면서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유포중이다.

***야권의 교란 유도설**

여권 핵심의 상당수 인사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여권 권력암투설이 한나라당의 개입으로 확대 증폭중이라고 주장한다. 즉 권력 내부에는 고금동서를 막론 권력투쟁이 상존하는 것인데 최근 필요 이상으로 증폭되는 것은 야당의 조종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여권 한 고위관계자는 “사정의 핵심인 검찰이 여권의 통제권에서 벗어났고, 특히 한나라당지지 세력이 여권 교란에 앞장 서기 위해 설익은 수사정보를 언론에 흘려 여권이 여론에 매를 맞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여기다 한나라당의 노련한 정보통들이 여권 교란을 위해 관련 정보들을 첨삭, 재생산, 유포하는 과정을 통해 여권내분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상당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여권은 암투설 불끄기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인사는 23일 “여권의 갈등, 암투, 음모설은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내부 단합을 해치고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을 훼손하는 악성 루머”라면서 “국정원 내부의 신건 원장과 김은성 전 차장의 불화설, 검찰의 신승남 총장과 신광옥 전 법무차관의 경쟁설, 그리고 국정원과 검찰의 힘겨루기설, 동교동 불화설 등을 해소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연초 여권핵심에서 취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레임덕 가시화인가**

급속히 확산중인 여권 내부 알력과 암투설은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 뒤 여권이 조정과 통제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증폭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중이다.

청와대와 민주당, 그리고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 핵심 권력기관들이 각종 비리의혹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심 없이 흔들리고 있어 의혹들이 필요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여권 내에 위기관리 통제사령탑의 부재로 인해 의혹이 필요 이상으로 증폭되고 국정의 위기상황으로까지 비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대통령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시점이기 때문에 과거의 관계기관대책회의 형식의 위기관리 시스템 복구 등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솔직히 청와대는 김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 뒤 여야 정치권은 물론 검찰과 국정원 관련 사항들에 대한 정보가 없는거나 마찬가지 상태”라고 자조하면서 “과거에는 비서실장과 핵심 수석비서관 등이 정보를 바탕으로 국정 전반에 관한 통제사령탑(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각자 대통령이 지침을 내려주기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게 민주적 리더십으로 가는 과도기적 현상이며,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다 당 쇄신과 발전을 위한 특별대책위가 마련한 당 쇄신안이 한화갑 고문이나 쇄신연대 등의 반대로 인해 표류하면서 당 전체가 지지부진, 확실한 구심점을 찾지 못하는 리더십 부재의 복잡한 민주당 내부사정도 조기 권력누수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아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엇갈리는 여야 이해관계**

한나라당은 권력암투설을 연일 증폭시키고, 민주당이 이를 일정 부분 부인하는 현실은 암투설에도 분명 정치적 목적이 짙게 배어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고 여권내 권력암투가 완전히 존재하지 않다고 부인하는 것도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일요일인 23일에도 “지금 각종 사건이 터지는 상황에 서로가 음모설을 퍼뜨리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어느 정권에도 주류 비주류간 얘기는 있지만 권력기관 대 권력기관, 권력자 대 권력자의 음모설이 터져 나오는 것은 처음이며 대통령 아들도 특정집단의 음모라고 말한다”고 여권내 갈등을 부추겼다.

권 대변인은 이어 “대표적인 것이 진승현 게이트 관련 김은성, 신광옥씨 등 수뢰 당사자들이 모두 다 음모설이라고 한다”면서 “왕조시대 궁중암투와 같은 느낌을 주면서 누가 더 썩었느냐의 싸움 같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 고위당직자나 여권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권력암투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여권내 권력투쟁설을 실체 이상으로 과대포장, 교란작전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여권핵심 한 관계자는 이날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 지난주 나돌았던 ‘지뢰 매설 운운’하는 리스트 문건은 한나라당 주류 쪽에서 생산, 유포했다는 흔적이 보인다”고 한나라당의 교란설을 주장했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도 조기 권력투쟁의 발호를 인정하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여권 핵심의 한 인사마저 최근 일부 사석에서 “요즘 들어 권력투쟁이 살벌하고 비정하다는 점을 실감한다”고 권력의 생리를 꼬집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야당의 주장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겠지만 권력암투설 유포가 상당히 사실관계에 기초하고 있음을 증명해 주는 논거로도 받아들여진다.

이처럼 여권 내부, 그리고 여야가 뒤엉킨 각종 설의 난무로 세밑 정국이 어지럽고,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치적 이해득실 차원을 떠나 장기적으로 정치에 대한 국민불신의 핵심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조속히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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