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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 홍콩 WTO 각료회의에 '태풍의 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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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 홍콩 WTO 각료회의에 '태풍의 눈' 되나

11일 출정식…"모든 문제는 미국 주도의 WTO에서 비롯"

"모든 문제는 미국이 주도하는 WTO에서 비롯됐다." 이같은 문제의식 아래 전국농민회총연맹은 12일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홍콩에 1000여 명의 회원을 파견한다. 이는 정부 공식 참가단 90여 명의 10배가 넘는 숫자다.

***"전용철 동지 장례식도 못 치르고 홍콩으로 날아간다"**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WTO 각료회의에서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이경해 회장이 쌀개방과 WTO에 반대하며 자결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농사는 한국의 삶…이경해 씨 절망 속에서 삶 마무리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보도하는 등 이경해 회장의 죽음은 전 세계에 한국농업의 현실을 알리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로부터 2년 만에 다시 열리는 제6차 WTO각료회의에도 1000여 명의 한국 농민들이 반대시위에 참여하기로 해 다시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11일 정오, 제2차 평택평화대행진에 앞서 '전농 홍콩투쟁단 출정식'이 평택역 광장에서 열렸다. 단상에 오른 문경식 전농 의장은 "엄동설한에 농민들이 쌀개방 반대투쟁에 나서는 것도, 전용철 동지가 경찰의 폭력에 운명한 것도 모두 미국이 주도하는 WTO에서 비롯됐다"며 "우리는 전용철 동지 장례식도 못하고 홍콩으로 이제 날아간다"고 말했다.

잠시 뒤 무대 아래에서 만난 문 의장은 "쌀협상비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이제 강제적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농업은 다 없어지고 농민들은 도시빈민, 일용노동자 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식 의장은 "WTO를 반대하고 농업을 협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로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우리 농민의 이런 뜻을 전 세계 민중들에게 평화적으로 알려내기 위해 950명의 전농회원이 홍콩으로 간다"고 덧붙였다.

***"제비 뽑아 차례로 죽자며 홍콩에 간다"**

평택역 주변 곳곳에서 '전농 홍콩투쟁단' 단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주농민회 깃발 아래서 만난 한 농민은 "나주에서만 130명이 홍콩에 간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 '비행기 타고 홍콩에 데모하러 가니 농민들이 살기는 괜찮은 모양'이라고 보도한 것을 봤냐는 질문에 "어제 오늘 결정한 것도 아니고 1년 동안 준비하고 며칠 전에는 일일 주막도 열어 돈을 모았다"며 "돈이 썩어서 비행기 타고 가는 게 아니라 이대로는 못 살겠으니 제비 뽑아서 차례로 죽자고 홍콩 가는 것"이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인근 식당에서 만난 평택농민회 회원들은 "평택에서 6명이 홍콩에 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농민들이 극렬 시위를 벌일 것이 우려된다'는 언론보도를 봤냐는 질문에 "보수 언론이 맨날 반복하는 X소리에는 신경도 안 쓴다"고 답했다. 이어 "남의 나라고 하니 우리도 최대한 자제하고 조심해서 행동할 생각이지만 폭력적으로 평화시위를 막는다든지 하면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부정적인 회담 전망, 오히려 관심은 반세계화 시위로**

2년 전 칸쿤에서의 WTO 각료회의는 이경해 씨의 자결과 각국에서 모여든 반세계화 운동진영의 격렬한 시위, 회원국의 이해관계 충돌로 아무런 성과 없이 종결됐다.

이번 주부터 열리는 제6차 WTO 각료회의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설명이다. 제6차 각료회의는 관세 감축과 보조금 삭감 등 농업과 공산품, 서비스 분야에 대한 무역자유화의 세부원칙 마련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그간 실무협상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

따라서 이번 회의는 개발도상국 지원 문제와 향후 일정을 결정하는 수준에서 종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김동수 통상교섭본부 다자통상국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수치에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협상 자체는 이처럼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관심은 오히려 반세계화 운동으로 쏠리고 있는 형편이다. 각국에서 8000명의 반세계화 시위대가 홍콩으로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민중투쟁단 측은 "전농을 포함해 1500여 명이 홍콩 각료회의 반대 투쟁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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