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한국시간) 스위스와의 독일 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프랑스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프랑스는 최전방 공격수인 티에리 앙리가 고립돼 있었고, 그의 총알 같은 스피드를 살릴 수 있는 스루패스도 제 때 연결되지 않았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도 16일 이 문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소속팀 아스날에서와는 달리 프랑스 대표팀에만 오면 힘을 못 써 비난 받고 있는 앙리는 "아무리 세계 최고의 선수라 할지라도 최전방에 홀로 떨어져 있다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 나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3경기에 이어 독일 월드컵 첫 경기까지 4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 중인 프랑스의 지상 목표는 일단 골을 넣는 것. 이 때문에 앙리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스트라이커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프랑스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과 중원 사령관 지네딘 지단은 15일 연습을 하기 전 한참 동안 이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지단은 스위스 전에 프랑스가 사용했던 4-2-3-1 대신 4-4-2를 쓰는 방안을 도메네크 감독에게 건의했다.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투입해 앙리가 고립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이다.
지단이 생각하는 프랑스의 투 톱은 앙리와 트레제게. 앙리는 육상선수 출신으로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문전 쇄도가 돋보인다. 반면 트레제게는 빠르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슛은 웬만해선 놓치지 않는 '킬러 본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도메네크 감독은 지단의 조언에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도메네크 감독은 "지단의 스트라이커에 대한 개념은 나와 다르다"고 말했다. 지단의 생각이 아닌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겠다는 의미.
도메네크 감독은 "나는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공을 잡는 선수가 스트라이커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은 선수보다 덜 중요하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점성술을 즐기고 청소년 대표팀 시절 선수들을 데리고 미술관을 다닐 정도로 '낭만파'인 도메네크 감독 특유의 은유적 발언이다.
도메네크 감독은 앙리와 아스날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피레를 대표팀에 뽑지 않았다. 도메네크 감독이 앙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잘 아는 피레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피레와의 불협화음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단의 조언을 무시하고 한국 전에 앙리를 또 원톱으로 쓰다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비난의 화살은 도메네크 감독에게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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