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의 명 트리오가 관객들의 웃음을 터뜨리며 다시 부활한 것일까. 극장가 또 하나의 대목인 설 연휴 동안 새로운 영화들이 대거 관객들에게 선을 보인 가운데 여전히 한국 영화, 특히 가벼운 코미디가 강세임이 드러났다. 이 중에서도 <1번가의 기적>이 '기적'까지는 아니지만 이름값을 해내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금요일부터 설연휴 사흘을 경유하면서 전국 1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기 때문. 지난 2002년 요절복통 '화장실' 코미디인 <색즉시공>을 발표, 420만 관객 흥행몰이를 한 윤제균 감독과 배우 임창정, 하지원 삼총사는 자신들의 티켓파워가 여전히 만만치 않음을 입증해낸 셈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의 흥행배경에는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선, 철거촌을 배경으로 한 휴먼코미디였기 때문이라는 점이 일반적인 평가. 그러나 일단 이렇게 첫 출발은 순조로웠지만, 이 영화가 <색즉시공>만큼의 흥행몰이를 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듯. 싸워야 할 영화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주중 관객감소율이 어느 정도가 될지 주목되고 있는 것은 그때문이다.
<1번가의 기적>에 이은 또 한편의 코미디 <복면달호> 역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복면달호>는 오래 전,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감독을 맡았던 영화 <복수혈전>으로 뼈아픈 실패를 겪었던 코미디언 이경규가 제작을 맡은 영화. "이번 영화도 실패한다면 다시는 영화판에 발을 딛지 않겠다"는 '처절한' 각오 덕분인지 첫 주 성적만으로 놓고 볼 때 앞으로도 계속 영화계 활동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적어도 '웃음을 위해서라면' 극장표가 아깝지 않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입소문들. <1번가의 기적><복면달호> 등 한국영화들의 지나치게 치열한 흥행 경쟁 탓에 스크린 수 날개를 크게 펼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좋은 성적들을 기록한 것은 설 연휴에는 역시 가족과 함께 보는 유쾌한 국내 코미디가 제격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개봉 2주째를 맞은 코미디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도 선두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관객을 모았다. 그에 비하면 <록키 발보아>와 같은 외화는 한마디로 처참한 상황. 노장 실버스타 스탤론이 링에서 불사른 마지막 투혼이 요즘의 한국 관객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돌아온 명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아버지의 깃발>도 '안된 영화' 가운데 하나로 눈에 띈다. 적은 스크린 수이긴 하지만, 당초 아카데미 특수를 타고 조용히 관객을 불러 모을 것으로 기대됐었다. 이들 두 영화의 실패는 국내 극장가 상황이 철저하게 국산영화 위주로 재편되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 됐다. 국내에 진출한 메이저 직배사들의 주름살이 더욱더 늘어났을 것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