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로스쿨 총입학정원제, 폐지가 마땅하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로스쿨 총입학정원제, 폐지가 마땅하다"

[기고] 정원 제한의 법적 근거 있나?

지난 17일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국회 교육위원회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총입학정원을 보고한 것이 일파만파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9년에 1500명으로 시작해서 2013년까지 2000명으로 늘리겠다고 한 데 대해 국회의원들이 거세게 질타하여 결국 오는 26일에 다시 보고하기로 했다. 법학교수들은 '신청 전면 거부'를 천명했고, 대학총장들까지 나서서 '강력한 공동투쟁'을 선언했다. 시민단체와 언론도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 12쪽이나 되는 교육부의 보고자료에 교육주체와 시민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고 오로지 법조의 논리만이 넘실거리고 있다. 그 논리를 압축하면 결국 '숫자가 많아지면 법조의 형편이 어려워진다'라는 것이다. 모두가 질타하는데도 법조만은 '표정관리'를 하며 반기고 있고, 국회 교육위원 18명 중 17명이 반대하는데도 로스쿨을 저지하겠다며 법사위에서 교육위로 옮긴 변호사 국회의원 1명만이 찬성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26일에 교육부는 어떻게 재보고를 할 것인가? 일단은 '어떤 수정이나 변화를 줄 계획이 없다'고 한다. 청와대도 교육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한다. 곤란한 입장이 이해는 된다. 숫자를 바꾸면 바꾼 근거를 대야 할 텐데, 원래의 숫자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숫자에도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수 없다. 신청도 받아보지 않고서, 게다가 설치기준조차 확정하지 않고서 도대체 무슨 수로 교육기관의 총입학정원을 미리 정한다는 말인가?
▲ 김창록 교수. ⓒ프레시안

애당초 총입학정원이라는 제도 자체가 로스쿨과 충돌하는 것이다. 로스쿨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에도 일본에도 없는 제도이다. 기준에 맞추어 교육을 하겠다는 대학의 총입학정원을 국가가 통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법조의 이익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로스쿨의 총입학정원을 통제한다는 것은 더더구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총입학정원은 폐지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로스쿨 제도의 출범이 시급한 지금으로서는 일단 로스쿨의 취지에 맞게 순리대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법률에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총입학정원을 정한다고 되어 있다. 법원행정처장 및 법무부장관과 협의해야 하고, 대한변협회장 및 한국법학교수회장 등의 의견을 들어야 하지만, 결정 주체는 어디까지나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다. 그런데 17일의 보고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정한 것이 아니라 법조의 논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니 문제가 터진 것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법조의 형편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여건을 확인하는 것이다. 설치기준을 정하고 희망하는 대학의 신청을 받아 로스쿨 교육을 할 능력을 갖춘 대학의 수용가능인원이 어느 정도 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 다음에 그 숫자를 제시하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이의가 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의견을 제시하되 반드시 합리적인 이유를 대게 해야 한다.

이런 방식에 대해서는 로스쿨 제도의 도입이라는 카드로 '사법개혁'의 공적을 챙기고, 동시에 총입학정원으로 숫자 통제의 기득권을 유지해서, 한꺼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 했던 법조가 억울해할지 모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애당초 그것은 '법적'이지 않은 것이었다. '법적'으로 유일한 결론은 총입학정원은 로스쿨 교육을 할 수 있는 능력의 양만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조에게 필요한 것은 '억울함'이 아니라 너무나도 비법적인 행태로 이 국가적인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한 '반성'이다.

다시 한번 확인하자. 로스쿨은 합리성을 생명으로 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다. 그 총입학정원을 밀실에서 지시받아 정하거나 떨이판에서 흥정하듯이 정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로스쿨 학생은 장차 이 나라의 법률가가 될 사람들이다. 그 학생들에게 '대한민국 법조의 숫자는 특이하게도 법조의 이익을 위해 국가가 정한다'라거나 '힘겨루기와 우격다짐으로 정한다'라고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