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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투기자본 믿어 보시렵니까?

[기고] 자동차 대표부품사 만도, 또 다시 투기자본 손에?

10여년 전, 숨이 넘어가는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외국계 자본의 수혈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온 사회를 휩쓸었다. 외국계 자본 유치가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1997년 외환위기가 한국 경제에 낳은 변화를 놓고 다양한 평가와 분석이 쏟아졌다. 당시 절박한 과제로 받아들여졌던 외국계 자본 유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당장 급전이 필요한 기업들로서는 자본의 국적을 가릴 겨를이 없지 않냐는 현실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튀(먹고 튀다)'가 목적인 투기 자본은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수시로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은 이런 평가와 분석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외국계 자본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이미 외환위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로스차일드와 선세이지라는 외국계 자본에게 차례로 매각된 바 있는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회사 (주)만도가 다시 매각될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회사 정상화를 위해 애쓴" 만도의 노동자들은 '투기자본에의 재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해외 투기 자본 매각 반대를 외치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만도지부의 전 사무국장 신성목 씨가 만도의 상황을 글로 정리해 보내 왔다.

신성목 씨는 "만도를 인수한 선세이지는 인수 당시 6000억을 투자했다고 했으나 실제 투자금은 1890억 뿐이었다"며 여러 어려움을 거쳐 2005년에는 세계 100대 부품사에까지 이름을 올렸지만 그 이익은 모두 투기자본이 가지고 갔다고 주장했다. 그런 상황에서 또 다시 투기자본에의 매각은 또 다른 악순환을 부를 뿐이라는 것이 만도 노동자들의 목소리다.

'묵은 것은 털고 가자'고 모두가 다짐하는 새해, 소위 '투기자본'은 어떻게 해야 할까? <편집자주>


6000억 투자하겠다? 투기자본의 대표적인 거짓말
▲ 세계 84위이자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부품 회사인 ㈜만도가 또 다시 투기자본에 팔려나갈 상황에 처했다.ⓒ금속노조 만도지부

세계 84위이자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부품 회사인 ㈜만도가 또 다시 투기자본에 팔려나갈 상황에 처했다. 이로 인해 막대한 국부유출은 물론 피땀 흘려 일한 노동자들에게는 언제 잘려나갈지 모르는 고용불안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1997년 한라그룹의 부도로 인해 ㈜만도기계는 흑자부도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당시 한라그룹은 약 6조1894억의 채무 가운데 약 3조8137억을 탕감 받은 상태로 로스차일드의 브릿지론 방식으로 매각됐다. 그 중 만도기계는 발레오만도, 위니아만도, ㈜만도로 분할 매각된다. 그 중 ㈜만도는 네덜란드 법인 선세이지(JP모건, 어피니티캐피탈)라는 투기자본에 매각됐다. 선세이지는 ㈜만도를 인수하면서 6000억을 투자했다고 했으나, 실제 투자금은 1890억 뿐이었다. 나머지는 회사의 은행차입금이었던 것이다.

선세이지가 인수한 ㈜만도는 직원들의 뼈를 깎는 고통을 통해 2005년 매출 1조6000억, 순이익 1300억에 달하는 우량기업으로 변했다. ㈜만도는 투기자본 선세이지가 인수한 이후 눈에 띄는 변화를 겪게 된다. 그것은 '주주이익 극대화' 방침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오상수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의 무분별한 외주화 추진이다. 선세이지는 1999년 말 ㈜만도를 설립한 이후 한동안 투기자본의 본색을 숨겨 왔다.

투기자본의 진짜 목적은 '주주이익극대화'일 뿐!

그 진짜 모습이 드러난 것은 2002년부터였다. 우선주 유상소각, 보통주 유상소각을 통해 본격적인 이윤회수에 착수한 것이다. 이를 위해 오상수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은 2000년부터 무분별하게 외주추진을 강행해왔다. 결국 노사관계는 매년 파행에 이르렀고, 노사관계 악화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굳이 말로 다할 수 없다.

선세이지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주식소각, 배당으로 회수한 금액은 약 3118억에 달해 초기 투자한 1890억을 훨씬 뛰어 넘었다. 현재 재매각이 추진되고 있고, 최대 1조2000억까지 매각대금이 제시되고 있다는 언론발표에 따르면 선세이지는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최초 투자금의 약 8배 이상의 이윤을 챙기게 된다.

외자유치가 유일한 대안? 칼라일과 론스타의 교훈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는 그 해결책으로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길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한라그룹 부도 이후 로스차일드의 브릿지론 방식에 의한 구조조정을 극찬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시간이 지난 뒤 로스차일드의 외자유치는 허구이며 국내 금융권, 구조조정 자금을 마구 끌어들인 사기극으로 판명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제일은행을 헐값에 인수해서 되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본 칼라일이나 외환은행 매각으로 4조5000억의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론스타의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외자유치론은 말만 무성할 뿐 투기자본에게 국내기업을 헐값에 인수해서 비싼 값에 되파는 길을 열어주었을 뿐이다.

㈜만도의 전신은 1962년 현대양행으로 출발하여 1980년 만도기계(주)로 상호를 변경한 이후 자동차 부품사로서 매년 약 30%의 성장을 이어왔다. 이는 자동차 산업이 국가기간산업으로 사회발전의 원동력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최대 부품사로서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튼튼히 뒷받침했기에 기능한 일이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을 발판으로 ㈜만도는 2004년 세계 100대 부품사에 유일하게 9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 2005년에는 현대모비스(25위)와 함께 100대 부품사(84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세계적 기업으로 등장했다.

국민 혈세로 살아난 만도를 다시 투기자본의 먹이로?
▲ 국내 대표 부품사로서 역할을 해왔고 사회기업, 공기업적 특성을 갖는 ㈜만도가 더 이상 투기자본의 먹이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국부유출은 물론이고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큰 해가 될 것이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금속노조 만도지부

㈜만도의 역사를 보면, 이미 사기업이 아닌 공기업적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한라그룹 부도과정에서 국민의 혈세로 3조8000억 가량의 부채가 탕감된 바 있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1천여명의 직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면서 가정파탄 등 그 고통을 노동자가 전담하기도 했다. 사실 ㈜만도의 정상화 과정은 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이고, 그 결과는 사회적 재투자 등으로 환원되어야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기자본 선세이지는 그 이익을 독점했고, 그 일부분을 오상수 대표이사를 비롯한 몇 몇의 임원에게 스톡옵션으로 부여했을 뿐이다.

지금 재매각을 앞둔 마당에 ㈜만도의 새로운 주인으로 '문 앞의 야만인'으로 세계적 악명을 떨치는 사모펀드 KKR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를 접하고 그 허탈함을 금할 길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산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서의 지위를 갖는다. 그 고용효과는 물론이고 타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국내 대표 부품사로서 역할을 해왔고 사회기업, 공기업적 특성을 갖는 ㈜만도가 더 이상 투기자본의 먹이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국부유출은 물론이고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큰 해가 될 것이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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