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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들 일이라면 내 한 몸 다 바쳐도 아깝지 않아!
골목 어귀에서 어린 두 꼬마가 서로 부둥켜안고 울고 있다. 두 꼬마는 형제였다. 동생이 다른 친구들과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다가 얼굴에 총을 잘못 맞았다. 형은 울음을 터트리는 동생이 걱정이 되어 자기도 엉엉 울음을 터트리며 동생을 꼭 껴안았다. 형제란 서로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나누고 누구보다 아끼는 사이다. 특히 형일수록 동생을 바라보는 마음은 애틋하다. '사비타'는 이런 끈끈한 형제애를 형 동욱을 통해 보여준다.
동욱은 엄마보다도 더 깊은 희생을 감수하는 2남 2녀의 장남이다. 스물네 살에 부모님을 여의고 여동생 두 명과 막내 동생 동현을 혼자 뒷바라지해왔다. 뒷바라지에 바빠 나이 40이 되도록 결혼도 하지 못했지만, 동생들을 챙기는 것을 늘 즐겁고 행복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동생들은 동욱의 헌신이 부담스럽고 귀찮다. 여동생들은 자기 일에만 바빠 동욱의 생일도 모르고 지나가지만 동욱은 이런 동생들의 모습조차 이해하고 감싼다.
- 퉁명스런 말투에도 애정이 있다는 것
박범신 작가의 '반어법의 명수'라는 소설에 '사랑을 말함에 있어서도 어머니는 부드러운 어법이 아니라 매몰찬 목소리, 정을 뚝 떼려는 듯한 차가운 눈빛을 썼다. 아, 어머니는 반어법의 명수였다.'는 구절이 나온다. '사비타'에서 '반어법의 명수'는 바로 동생 동현이다.
비가 오는 어느 날, 동생 동현이 형에게 돌아온다. 동현은 형의 헌신이 부담스러워 7년 전 가출을 했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거칠고 반항적인 동현이지만, 형에 대한 애정은 애틋하다. 동현은 가출하는 동안 형에게 매년 한 개씩 '잘 있어?', '난 잘 있어', '잘 지내?' '난 잘 지내' 이렇게 짧은 글을 적어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엽서를 보냈다. 별 것 아닌 말이지만 타지에서도 항상 형을 생각하고 있다는 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엽서를 보낸 날이 매년 형 생일이었다는 점은 더욱 가슴에 파고드는 사실이다. 이렇게 소소한 장치로 형에 대한 동현의 사랑을 보여준 오은희 작가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 등 돌리고 있던 형제를 나란히 앉게 하는 힘
'사비타'에서 7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두 형제간의 다툼을 해소하는 힘은 바로 피아노다. 동현은 가출하기 전 피아노를 전공하는 음대생이었다. 동욱은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음악선생님. 두 형제에게 피아노는 삶의 일부이자 꿈이다.
이제 뒷바라지 그만하고 형 인생을 찾아가라고 말하는 동생과, 자신의 노력과 헌신을 무시하고 꿈을 포기하는 동생이 서운한 형은 서로의 진심을 털어놓지 못한 채 싸움만 계속한다. 싸움만 계속 되는 상황에서 유미리가 둘을 훈계하며 소리치고 나가자 두 형제는 침묵 속에 감정을 추스른다.
말초신경마비로 음악선생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동현과, 손을 다쳐 피아노를 치기 힘든 동욱은 무대 양쪽에 놓인 피아노에 앉아 연주를 시작한다. 피아노가 양쪽에 놓여있어 두 형제는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상태다. 그러나 연주가 무르익고 연주의 마지막이 될 쯤, 두 개의 피아노 세트는 무대 가운데를 향해 움직인다. 등을 돌리고 있던 형제가 마음을 열고 나란히 마주앉게 되는 심적 상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 장면은 단연 '사비타'의 최고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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