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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현의 스테이지피플] 극단 디드랍의 <노라's Ch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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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현의 스테이지피플] 극단 디드랍의 <노라's Choice>

[공연리뷰&프리뷰] 생생한 3D 연극 체험

배우는 삼삼오오 모여 앉은 관객 사이를 누비고, 관객의 시선은 바삐 움직인다. 관객의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배우는 웃고, 울고, 기뻐하고, 분노한다. 사방에서 들리는 배우의 목소리는 생경하지만 신선하다. 요즘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관객 참여극은 아니다. 극 속에서 관객은 철저히 없는 존재다. 관객은 그저 지켜볼 뿐이지만 극 중 인물의 감정은 어느 때보다 입체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다. 일종의 '3D 연극' 체험이라면 적당한 표현일까?

▲ ⓒnewstage

극단 디드랍(de drop)의 연극 <노라's Choice>는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없앤 채 극을 진행하는 '리빙 룸(Living Room) 시리즈'의 개막작이다. 극단 디드랍은 '소극장 연극은 배우와 관객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사건을 목격하고 체험 하도록 해 교류하고 소통하는 데 참 뜻이 있다'는 신념에서 출발했다.

더불어 상업성을 배제한 시도로 창작자들에겐 마음껏 영감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관객들에겐 다양한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 얼마 전 뮤지컬 '쓰릴미'에서 연출과 배우로 합을 맞췄던 이종석과 최지호가 주축 멤버다.

<노라's Choice>는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을 현대에 맞게 각색했다. 클럽 개업을 앞두고 들떠있던 결혼 5년차 부부가 아내의 과거로 인해 흔들리고 해체되는 과정이 리얼타임으로 진행된다. 이종석 연출은 지난 '쓰릴미'에서 못내 아쉬워했던 프로시니엄(정형화된 극장의 틀)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극장으로 변신한 청담동의 클럽은 고스란히 작품 속 배경이 됐다. 관객은 바와 테이블에 자유로이 앉아 부부의 사연을 관찰한다. 음주와 흡연도 가능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 정도가 아니다. 배우들은 관객과 한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눈다. 관객의 시선에서 무방비 상태인 배우에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극단 창단 작품이 <인형의 집>을 모티브로 한 것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인형의 집>은 남성들에게 매여 있던 여성이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으로 페미니즘의 교본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는 상업성과 관습적인 연극 문법을 벗어나 자유로이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극단 디드랍의 창단 취지와 일맥상통한다.

<노라's choice>를 시작으로 리빙룸 시리즈는 카페, 갤러리, 호텔, 아파트 모델 하우스 등 일상의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현대적으로 각색한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 연극을 상품이 아닌 예술로 바라보고 쌈짓돈을 털어 뭉친 젊은 예술가들의 열정이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12월 31일까지. 클럽 de drop (www.dedrop.co.kr). 이종석 연출. 김백현, 송윤희, 윤성원, 성재, 오연서 출연)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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