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5주기를 맞아 범국민추모위원회(이하 추모위)는 용산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이던 김석기 현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추모위는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참사 책임자인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추모위는 "공기업 사장에 김석기가 임명된 것은 용산참사의 학살을 계승한 것이자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낙하산 인사"라며 "이런 상태에서 용산참사 5주기를 맞아야 하는 유가족의 심정은 참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한 언론간담회에서 '용산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 애도를 표할 용의가 있지만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해서 사과할 수 없다'고 했다"며 "이는 이중적이고 기만적인 여론몰이로 유가족을 농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위는 아울러 김 사장이 용산참사 유가족의 항의 집회를 막기 위한 '셀프 협조문'을 낸 사실을 폭로했다.
한국항공진흥협회는 김 사장에 대한 항의 시위가 계속되던 지난 10월, 공항공사 측에 용산참사 유가족에 대한 '공사 출입금지 및 업무·통행방해 금지 가처분' 협조문을 내려 보냈다.
추모위가 공개한 10월 31일자 한국항공진흥협회 공문에는 "집단 시위로 몸싸움에 따른 불안감으로 협회 직원들이 큰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으며, 대외 민원인 방문 시에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등 공항공사 차원의 해소방안 모색을 통해 상기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씌어있다.
추모위는 "알고 보니 항공진흥협회장 또한 김석기 사장"이라며 "김 사장이 항의 시위를 막기 위해 셀프 협조문을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석기, 용산참사 떠올리며 기자회견장에 물 뿌렸나"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한국공항공사 앞마당은 온통 빙판이었다. 회견 참가자들은 한국공항공사 측이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물을 뿌렸다는 의혹을 제기됐다.
인근 지역 바닥은 말라있던 것과 달리, 한국공항공사 앞마당만 유독 얼어 있거나 물이 흥건했다. 한국공항공사 진입로에는 '바닥이 매우 미끄럽습니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이날 회견 참가자들은 "누가 봐도 의도적으로 기자회견을 방해할 작정으로 물을 뿌려놓은 것"이라며 "살수차라도 동원했는지 물이 아주 두텁게도 얼었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이원호 사무국장은 "김석기 사장 취임 한 달 때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에서 하루 농성하는 것처럼 주저앉아있었다. 오늘도 회견을 하면 주저앉을 거라고 생각하고 물을 뿌려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참사로 숨진 고(故) 윤용헌 씨의 부인 유영숙 씨는 "김석기가 2009년 1월 20일(용산참사 당일)을 되새기면서 물을 뿌렸나 보다"고 말했다.
오후부턴 날이 풀렸지만, 오전엔 영하 6도까지 이르는 등 영하권 날씨였다. 바깥에 물을 뿌리면 곧바로 빙판이 되는 상황. 진상규명위 조희주 대표는 "아무리 시위를 방해하려고 해도, 시위 참가자들 대부분이 노인이라 빙판길에서 넘어질 위험이 있는 일을 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한국공항공사 바로 옆에 위치한 대형마트 소속 직원들도 '한 겨울에 웬 물바다'냐며 갸우뚱하는 반응이었다.
대형마트 바깥 야외부스 '빈병보조금환불센터'에서 일하는 직원 장모 씨는 "매일 출근하지만 한 겨울에 이렇게 야외에 물을 뿌리는 경우는 처음 본다"면서 "오늘 집회가 예고돼있어 이를 방해할 생각으로 뿌렸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은 한국공항공사 홍보실 측에 '누가, 왜 물을 뿌린 것인지'를 수차례 문의했다. 그러나 홍보실 측은 "담당자가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고만 말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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