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팔에 얼굴을 묻고 다른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손에는 빨간 사과가 들려 있다. 아무 말 없는 여자의 몸짓은 "미안해요"라고 말하고 있다. 참 쉽고 단순한 동작이다.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사과는 참 유용하다.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사과 하나 집어 들고 이렇게 팔을 쭉 뻗어보는 건 어떨끼? 물론, 사과에는 진심을 담아야 한다.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단계다. 양심과 염치와 용기가 없는 이들에겐 더 어려운 일이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거나 사과의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을 위해 사과의 방법을 차근차근 정리한다.
* 용산참사가 벌써 2년이나 지났음을 떠올린다. * 사람들이 왜 위험천만한 망루에 올라갈 수밖에 없었는지 곰곰 생각해 본다. * 장례식이 왜 1년 만에 치러졌는지를 곰곰 생각해 본다. * 아까운 사람들의 죽음에는 누구누구의 잘못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 사과를 하나 준비한 다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담는다. * 경기도 남양주시의 모란공원으로 향한다. * 오른 팔에 얼굴을 묻고 왼팔로 사과를 내민다. * 5분간 그 자세로 서 있는다. (물론 5분은 길다. 하지만 1년은 더 길었다) * 돌아오며 왜 사과가 늦었는지 반성한다.
어려울까? 어렵지 않다. 몇 그램의 양심만 있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사과가 필요한 당신! 그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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