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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소송, 마이너스 통장... 그리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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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소송, 마이너스 통장... 그리고 봄

[기고] 사진으로 보는 국민일보 파업 100일

100일. 힘든 싸움이 될 줄은 알았지만,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하루 하루 늘어가는 파업 일수만큼 조합원들의 마음도 무거워져 간다. 무노동 무임금 석 달째, 급여 통장은 마이너스 통장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파업 기간 중 3명의 동료가 결혼식을 올렸다. 부모가 된 조합원도 여럿이다. 그러나 축복의 말을 건넬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아리고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월급 명세서에는 일하지 않은 날의 급여를 회수한다는 환수금 내역이 선명히 찍혀 있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못하게 됐다는 동료기자의 소식이 들려 온다. 파업에 동조한다는 이유로 휴직이 되지 않아 회사를 그만 둔 동료의 소식도 들린다. 집회가 없는 틈틈이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하는 외벌이 가장들의 처지는 낯설지 않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눈 내리는 거리에서 조합원들은 '비리 사장 퇴진'과 '공정 언론'을 외치며 싸움을 이어갔다. 힘겨웠지만 즐겁게 견뎠다. 그러나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돌아온 것은 고소, 고발, 소송이었다. 막내 기자까지 스무명이 넘는 조합원이 고소당했고 소송에 걸려 있다. 몰인정한 회사와 간부급 선배들의 실망스런 모습에 회사를 떠나는 동료가 하나 둘 생기기도 했다. 언론사가 줄줄이 파업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기이한 나라에서 파업 기자들의 현실이다.

지난해 12월 23일 임금 및 단체 협상 결렬로 시작된 국민일보 노조의 파업이 31일로 100일을 맞는다. 이번 사태는 45일 만에 신문이 정상화됐던 2001년 파업 상황을 이미 넘어섰다. '장기화 조짐'이라는 기사제목은 벌써 현실이 됐다.

국민일보는 순복음교회 신도를 비롯한 한국 기독교 신자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종합일간지다. 한국 교회와 사회에 환원한다며 2006년 설립한 국민문화재단이 주식 100%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일보는 사실상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일가의 소유처럼 돼 버린지 오래다.

노조는 파업 이전부터 끊임없이 '조용기 목사 일가의 국민일보 사유화 반대와 편집권 독립'을 요구해 왔다. 조 목사 일가는 1988년 창간 이래로 사장, 회장직을 도맡으며 국민일보에 대한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 오고 있다. 중도를 표방하면서도 신문 지면은 기득권 중심의, 정치, 자본, 종교 권력에 대한 편향된 색채로 물들이고 있다. 종교 섹션에서는 오늘도 대형교회와 조 목사 일가의 활동상이 전면 부각된다.

공정언론이 되기 위해 조합원들은 노조라는 이름의 '내부고발자'를 지키려 한다. 언론사에서조차 합당한 비판의 언로가 닫힌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경영진의 개인비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위원장이 해고되고 조합원들이 고소 당하는 상황, 단협 사항인 평가투표에서 불신임 받은 편집국장이 되레 경영진의 신임을 받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100일간 파업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했다. 피켓을 드는 대신 카메라를 들었고, 구호를 외치는 대신 날카로운 셔터소리와 함께 한국 교회와 국민일보의 아픔을 가슴에 새겼다.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여전히 찬기를 머금었지만 벚꽃 만개할 여의도의 4월은 머지 않았다. 적벽에 서서 남동풍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우리는 기도한다. 비바람이 매섭다한들 혹한은 아니다. 계절은 하루하루 어제와 다른 봄을 품어 간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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