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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실망시킨 박근혜, 기대와 거리 먼 '문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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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민 실망시킨 박근혜, 기대와 거리 먼 '문철수'

[복지국가SOCIETY] 복지국가 관점에서 본 박근혜 정부 1년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부터 공약 후퇴 논란을 빚더니, 취임 1년을 맞아 그러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모든 노인에게 매달 20만 원씩 지급하기 위해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전환한다는 정책은 대상자가 소득 하위 70%로 한정되었고, 이마저도 10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에서 국민연금의 가입 기간과 연계하여 차등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공약 파기 논란 부른 박근혜 정부의 복지 정책

이는 현재 미흡한 노후 소득 보장의 수준을 더 낮추게 된다거나, 기초연금 지급액을 소득 증가가 아니라 물가 상승과 연동하는 것으로 전환하면서 현재의 40대와 50대가 향후에 받도록 규정된 미래 소득을 오히려 축소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되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상호 보완하는 관계가 아니라 경쟁적으로 상쇄하는 관계로 설정함으로써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하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생애 주기별 맞춤형 개별 급여로 전환'한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개편도 투입 재정의 총액을 늘리지 않으면서 대상을 확대하는 소위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식의 생색내는 정책이 되고 말았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는 IMF 외환 위기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 합의로 최저생계비와 소득 인정액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구현해 두었는데, 현 정부의 개정안은 이를 해체해 공공 부조를 해당 부처 장관의 자비심과 재정 여건에 따라 지급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시혜적 정책으로 전락시켜 버린 것은 앞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의하면, 3년 전 기준으로 선택진료비 폐지에는 연간 2조1700억 원이 필요하고, 병실료 차액과 간병의 급여화에는 약 4조 원이 필요하므로 '3대 비급여'를 제대로 보장하려면 연간 약 7조 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주에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2014년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는 3대 '비급여' 제도 개선을 위해 올해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모두 4조6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는 이들 3대 비급여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민건강보험에서 연간 1조1500원에 해당하는 재정을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국민들이 정책 시행의 효과를 제대로 체감하기 어렵다. 찔끔찔끔하는 방식의 시늉만 내는 정책 시행은 일종의 국민 기만 행위이다. 4대 중증질환의 완전 국가 보장 공약도 도무지 진전이 없다. 안 하는 것은 아닌데, 시행되어도 국민들에게 체감 효과가 없는 공약의 실천은 사실상 공약 파기에 다름 아니다.

사회복지나 보건의료 공약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무상 보육을 실천하겠다고 공약했던 육아 지원 정책도 재정의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의 부담으로 전가하면서 실효성이 없도록 만들었다. 반값 등록금 정책은 아예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현 정부는 선거 과정에서는 언급도 하지 않았던 '원격 의료'를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운동을 할 때는 의료 민영화를 강하게 부정했지만, 현재 비영리 의료법인의 영리 자회사 허용과 약국에 대한 자본 참여 허용 등 실질적인 의료 영리화를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

박근혜 정부의 복지 정책에 국민들이 실망하는 이유

이명박 정부의 복지 정책보다는 낫겠지만, 박근혜 정부의 1년은 복지 공약의 대폭 축소 또는 사실상 파기에 가깝다. 이에 따라 국민적 실망이 저변에서 차츰 생겨나지 않을 수 없고, 장차 민생 불안의 심화와 함께 국민적 실망의 크기는 더 커져갈 것이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현재까지 발표된 정부의 복지 정책들이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과 공약을 통해 국민들이 가지게 된 기대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겠지만, 대선 당시 공약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구체적인 실현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보다는 후보 단일화로 표를 모으는 데만 집중했던 민주당의 잘못도 작지 않다.

또, 공약 실현에 필요한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날카롭게 추궁하고 이슈화하지 못했던 언론의 무능과 방조 책임도 있다 할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적 싱크탱크의 힘이 미약했던 것도 박근혜 정부에서 공약 실현이 파행을 겪고 함량 미달이 되거나 심지어는 공약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자기들이 내걸었던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몰랐을 공산이 크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들은 증세를 하지 않는 수준에서 공약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그들은 '임기 말쯤 되면 상당 부분 달성될 것인데 무엇이 문제냐'라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다. 그들이 국민의 생각과 크게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결국 대선 공약을 근거로 국민들이 가지게 된 기대와 열망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박정희 대통령 이래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경제 성장 중심의 발전 전략이 갖는 장점은 살려나가되, 역대 정부에서 풀지 못했던 각종 민생 문제들을 해결해 달라는 뜻으로 박근혜 후보를 선택했던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국민 기만적인 일부 관련 수치와 비율로 마치 복지 확대를 이행하고 있는 것처럼 치장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현 정부의 복지 정책에 대해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외형상 경제 성장이 잘되어 보여도 삶의 고단함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 엄청난 학원비를 들이며 죽어라고 입시 공부를 해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대학에 들어가도 취직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이 일정 정도의 해결책을 마련해 주기를 요구한 것이다. 몇 년씩을 취업 준비에 투자해서 어렵게 취직해도 비정규직이 반 이상이고 그나마도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한 직장이, 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급여를 주면서 조금 더 고용이 안정된 직장으로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던 것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이 더 늘어나고 보육과 유아 교육 시설의 질이 높아져서 경제적 부담 없이 안심하고 아이들의 보육과 교육을 해결하고 싶고, 민간 의료 보험에 들지 않아도 의료비 걱정 없는 의료 보장 제도를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국형 복지국가'를 공약했던 박근혜 정부를 선택하게끔 했던 것이다. 평생을 조국의 발전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헌신했던 어르신들이 노후 소득에 대한 근심의 일부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노인 부양의 부담에 시달리는 자녀들의 마음이 모여 3000만 명의 투표자들이 '복지국가' 공약을 내건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 대통령 선거를 돌이켜 보면 후보로 나온 분들이 단순히 복지 확대만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다. 양대 정당 모두 경제 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를 중심으로 하는 '복지국가'를 당헌의 1조와 2조에 명기하고 있고, 이들 양대 정당의 후보들이 모두 자신이 복지국가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후보라는 것을 중심으로 대통령 선거의 TV 토론에 임했던 것을 우리 국민들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즉, 국민들이 박근혜 정부의 1년 성과에 실망하는 것은 단순히 기대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서가 아니다. 국민들은 '복지국가'를 만들어 달라는 기대를 하는데, 대통령은 복지 확대로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하니 양쪽의 간격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정권 교체의 명분 아래 후보 단일화에 임했던 야권의 후보들도 보편적 복지와 경제 민주화를 통해 '복지국가'의 문을 열겠습니다(문재인)라거나, 복지와 성장은 자전거의 앞뒤 바퀴와 같이 가야 합니다(안철수)라고 하면서 자신이 복지국가를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1년이 지난 지금까지의 상황 전개를 살펴보면, 문재인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지금까지 그러한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고 있으며, '친 노무현 진영'의 수장으로서 여야 간의 정치적 쟁점을 만드는 데만 열중해왔다. 안철수 의원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최근에는 '새정치연합'의 정책 방향 제시를 통해 심지어 그는 '선별적 복지'와 '성장주의'를 강조하는 함량 미달의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많은 전문가들의 비판과 함께 지지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둘 다 '복지국가'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복지국가'를 향한 진전을 포기해선 안 된다

취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야권도 더 이상 부정 선거만을 중심 이슈로 삼아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긴 어려울 것이다. 대선 공약에서 언급된 내용과 국민의 기대 수준에 미달하는 복지 확대 및 경제 민주화 이슈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하고, 또 공약을 실행할 수 있도록 정부 여당을 견인해내야 한다. 여기서 더욱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제는 개별 공약의 외형상 또는 수치상의 달성 정도를 높이는 수사만으로는 국민들이 만족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공약 이행과 복지 확대에 대한 간절한 요구를 국민의 보육, 교육, 의료, 주거, 노후 보장, 일자리 등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수준이 되도록 '복지국가'에 대한 요구로 전환해야 한다. 개별 복지 프로그램의 확대가 실질적으로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어 OECD 평균의 30% 수준에 불과한 각종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임기 내에 40%를 넘어 50% 이상의 수준으로 늘어나도록 해서 나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이들 일자리에 취직되는 수준으로 확대되도록 요구하고 견인해야 한다.

복지 확대가 개별 가구의 고정 지출 절감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가처분 소득의 증가로 이어져 유효 수요의 창출과 내수 진작 효과를 내고, 이것이 경제 성장으로 나아가는 수준으로까지 이루어지도록 사회적 논의의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모으고, 기존의 단순한 복지 확대 정책에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 증세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보편적 증세 운동은 재원이 모자라서 복지 확대를 못 한다는 정부에 부역하자는 것도 아니고, 정부가 재원을 이유로 복지를 못하겠다는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서 제기하는 것도 아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소득의 양극화와 자산의 양극화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중산층과 서민들의 증세 운동은 자연스럽게 재벌과 대기업, 그리고 고소득자들에 대한 증세 운동이 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 더 내겠다면서 '함께 더 내자'는 운동은 현재의 관련 법률 규정으로도 고소득자들에게 더 내도록 하는 운동이 된다. 우리는 이미 '모든 의료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을 통해 그 효과와 가계 부담의 감소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까지 상당 부분 제시한 바가 있다. 현 정부가 3대 '비급여'를 포함한 4대 중증질환에 대해 국가가 완전하게 보장하겠다는 정책을 장차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정책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대안인 '건강보험 하나로' 정책이 정치사회적으로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다.

복지국가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정신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

공약 파기와 민주주의 후퇴에 근거한 '정권 심판'을 하고 싶어도, 현재의 정치구도 하에서는 심판의 효과가 별로 없을 것 같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나서서 정부 여당을 심판하면 야당이 힘을 얻어서 '복지국가'라는 우리의 시대적 과제를 실천해야 하는데, 현재의 야당이나 안철수 의원 주도로 새로 만들고 있는 정당이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실망한 국민과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은 투표하는 것 대신에 공휴일을 활용하여 가족과 야외 나들이를 하게 될 공산이 크다.

밤이 깊다는 것은 새벽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무상 급식 반대 주민투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거치며 대한민국의 발전 방향은 '보편적 복지국가'로 정해졌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복지국가를 공약하여 표를 얻었지만, 지금은 여야 모두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이들이 복지국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복지국가를 원하지 않는 일부지지 기반을 과도하게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으로 이어지면서 보편적 복지와 복지국가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정신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박근혜 정부 1년 평가를 통해 우리가 얻게 되는 결론은 '복지국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점점 더 절실해지고 있고, 복지국가 실현의 구체적인 모습을 제대로 제시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이 국민의 마음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복지국가도 국민의 노력과 희생을 요구하는 것 같다. "역사는 끌고 가지 않으면 끌려간다"는 어느 역사학자의 말처럼, 어느 정치세력이 복지국가를 제대로 구현하여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이끌고 갈 것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역사의 방향은 '복지국가'로 가고 있다는 것은 더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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