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문화가 오히려 학교폭력 예방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추진된 병영체험이 결국 도마 위에 올랐다.(1227호 '군사훈련으로 학교폭력 막는다는 말씀?' 기사 참조)
유격훈련·제식훈련 등의 병영체험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적절한 대책인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이미 개혁의 대상으로 꼽히며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야기됐던 군대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옥천경찰서와 옥천교육지원청, 옥천군, 육군 2201부대는 12일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동시에 인성 함양을 위한다는 취지로 '청소년 병영체험 업무협약'을 맺었다. 업무협약 후 13~14일, 1박2일간 옥천상고 1, 2학년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병영체험이 진행됐으며 25~26일 옥천중 1학년, 27~28일 옥천중 2학년 학생들까지 모두 563명이 병영체험에 참가하게 된다. 옥천경찰서가 제공한 병영체험 일정에 따르면, 학생들은 군복으로 갈아입은 후 제식훈련과 유격체조, 서바이벌(모의 전쟁놀이), 안보교육, 학교폭력예방 교육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병영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은 효도편지 작성, 학교폭력예방교육 등의 일정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A(옥천상고2) 학생은 "유격훈련을 하면서 동작이 틀리면 기합을 받았는데, 내가 왜 여기에 와있나 싶었다"며 "학교폭력예방에 전혀 도움 안 된다. 오히려 훈련받으면서 힘드니까 짜증나고, 뒤끝이 생겨 더 심해지면 심해질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B학생은 "조사할 때 '체험참가에 동의 안함'이라고 했는데도, 반강제적으로 가게 됐다"며 "학교폭력은 영상 같은 거 봤고, 그냥 군대체험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옥천신문 여론광장에는 이번 병영체험에 대한 한 학부모의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군사훈련으로 학교폭력을 막는다는 말씀? 이란 기사에 대한 사견>이라는 글의 댓글에서 병역캠프에 다녀온 학생 엄마라고 밝힌 작성자 '학부모'는 "병역캠프 가서 뭐 했냐고 물었더니 유격훈련하고 엄청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군대 훈련이랑 학교폭력이랑 뭔 상관있다고. 답답하네요."라며 글을 올렸다.
이 같은 우려들에 옥천경찰서는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입장. 또 앞으로도 옥천고와 옥천여중을 포함한 우리고장 중고등학교 전체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옥천경찰서 이상수 서장은 "(병영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어려운 훈련을 하면서 땀 흘리다보면 친구들과의 우정을 길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건전한 학생들을 키워보자는 간절한 마음이 깔려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전통이 유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군대 내 문화를 주입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옛날 군대 이야기고, 지금의 군대는 그렇지 않다. 군대문화를 잘못 아는 사람들의 우려"라고 일축했다.
옥천교육지원청 조용덕 교육장은 역시 "힘이 들 수도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체험을 하면서 우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로 보면 될 것 같다"며 "우리로서는 다른 체험들과 비교해 (군부대라는) 보다 안전한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근본을 보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이 높다.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과 창의적 사고를 함양하기 위해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함께 추진한 '농어촌인성학교'를 운영 중인 산수화권역 송윤섭 추진위원장은 "아이들의 폭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자유가 제한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인데, 더군다나 병영체험으로 (학교폭력예방을 해결한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고 말했다. 덧붙여 "실질적으로 교육청이라든가 학교폭력의 근원이유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고 '군대 보내면 사람 된다'는 이런 발상들이 먼저 앞서서 추진된 일"이라며 "아이들은 학교폭력이 사교육 심화, 경쟁의 구도로 인해 발생한다는 걸 극명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천신문=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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