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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유치, 밑 빠진 독에 물 붓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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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유치, 밑 빠진 독에 물 붓자는 건가

[지방의회 돋보기]'기업 짝사랑' 아닌 '서민행정' 바란다

민선4기 김완주 전북 도지사의 지상과제는 '기업투자 유치'다. 전북도는 "기업 유치를 위해서라면 지구 끝까지라도 가겠다", "기업 하기 좋은 전북을 만들겠다"며 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투자유치국 안에 기업유치에 필요한 조직을 편성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는 모습도 보인다.

대기업들과의 투자 협약식이 열리는 날이면 하늘에 애드벌룬을 띄우고 축포를 쏘아 올리는 등 온통 난리가 난다. 도청을 둘러싼 대형 축하 현수막도 등장한다. 각종 언론매체도 이를 집중 조명한다.

작년에 있었던 한 대기업과의 협약체결 소식은 언론이 선정한 도내 10대 뉴스에 오르기도 했다. 한 마디로 '화려한 축제'인 셈이다.

온갖 특혜 누리다 떠나면 그만인 것을

물론 기업 유치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지역경제의 혜택은 분명히 있다. 문제는 그 실효성이다. 지난 해에는 한 기업을 유치하면서 150억 원이 들어갔다. 게다가 지방세, 토지사용료 등 온갖 지원과 특혜를 다 주고 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우리 지역에 돌아오는 이익이 얼마인지 손익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150억 원이면 무려 15만 가구가 전기세, 수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10만6000여 가구에 월 2만5000원의 국민건강 보험료도 지원해 줄 수 있다.

어렵게 유치한 기업이 갑자기 도를 떠나는, 그야말로 허망한 상황도 벌어지곤 한다. 전북 군산에 위치한 독일계 다국적 종합 화학회사인 바스프(BASF) 공장은 오는 5월31일 부로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80여 명의 노동자들이 순식간에 실업자로 전락할 형편이다. 사측은 이미 '외국인투자지역 입주기업에 대한 지원정책'에 따라 50년 간 토지 무상임대, 조세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린 뒤였다.

온갖 특혜를 다 누리던 외국계 기업은 떠나면 그만이겠지만 남은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그렇게 간단치 않다. 해당 기업에 다니던 노동자와 지역민, 그리고 지자체가 고스란히 책임을 떠맡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고용창출의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기업들은 엄청난 혜택을 받으며 의기양양하게 들어오지만, 정작 이를 통해 발생하는 일자리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에 집중되고 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명분도 노동자들에겐 다른 나라 이야기다. 요즘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수십 대의 버스가 경기도와 수도권에서 들어온다. 대기업 노동자들이 평일에는 지역에서 생활하다가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주 초에는 다시 출근버스를 타고 회사로 출근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두 집 살이'를 하는 풍경은 이곳에선 더 이상 새로운 모습이 아니다.

전라북도, '기업'을 짝사랑했지만…

기업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도지사와 도 집행부를 무시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청껏 외치지만 막상 얻는 것은 별로 없는 상황, 혜택은 혜택대로 주고 있지만 정작 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오히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볼 때라는 말이다.

게다가 다른 광역단체들도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인 '제 살 깎아먹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단발성 이벤트, 퍼주기, 실적·성과위주의 정책과 지원은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다름 아니다. 기업을 유치하고 유지시키기 위해, 또 떠난 기업에 대한 뒷수습을 위해 쏟아 붓는 정성의 절반이라도 '서민생활'을 위해 기울여 보자는 생각을 그들은 왜 하지 못하는가.

오늘도 필자는 꿈을 꾼다. 학교급식비와 병원비의 무료지원, 무상으로 이뤄지는 교육 등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정치와 행정이 이뤄지는 꿈…. 그러나 눈을 돌려 현실을 보면 퍼뜩 정신이 든다. 한 마디로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격이다.

전라북도는 기업에 대한 사랑에 빠졌다. 사랑이란 원래 맹목적인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도를 넘은 '짝사랑'에 가깝다. 결국 그 상처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 온다. 기업과 도정의 관계에 대한 독한 회의가 밀려오는 요즘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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