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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부순 검경, 헌법을 기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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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부순 검경, 헌법을 기소하라

[기고] 변호사도 지키는 '공익'적 사명…검경은 왜 안 지키나

지난달 23일 검찰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하였다. 지난해 여름(7월 24~25일과 8월 21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하던 중 권 변호사가 경찰을 밀치고 폭행하였다는 혐의다.

검찰이 문제 삼은 집회 제목은 '집회 통제를 위한 화단 설치의 위법성 규탄과 집회의 자유 회복을 위한 시민 캠페인'이었다. 이 집회는 민변이 주최한 것으로, 당시까지 24명이었던 쌍용자동차 희생자들의 분향소를 불법적으로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거대한 흙더미와 같은 화단을 쏟아 부어 집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경찰에 항의하는 취지였다.

당시 경찰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요구하는 변호사들의 집회에 대하여서도 방해를 멈추지 않았다. 경찰은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에 대하여 장소와 물품을 제한하는 통보를 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러한 경찰의 제한 통보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 제한 통보를 취소하고 원래 신고된 내용대로 집회를 보장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럼에도 '안하무인'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찰은 대한문 화단 앞 신고된 집회 장소에 난입하여 전체 장소의 3분의 2가량을 무단 점거하였다. ‘왜 여기에 서서 집회를 방해하느냐’고 물어보니 대답인즉슨 '화단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 지난해 4월 4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가 경찰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중구청은 분향소가 있던 자리에 흙을 부어 화단을 만들었다. ⓒ프레시안(최형락)

집회장 '무단 점거'한 경찰…이유 묻자 "화단 지키기 위해"

경찰에는 집회를 차단하고자 부어놓은 흙더미를 지키는 것이, 헌법 제21조에 명시된 집회·시위의 자유·표현의 자유보다 중요한 가치였던 모양이다.

경찰이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으나 여하간 그러한 경찰의 행위는 명백히 헌법을 위배하는 것이고,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상 집회 방해죄에 해당하며, 형법상 직권 남용 범죄 행위이다. 즉 경찰은 당시 현행범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경찰의 이러한 행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경찰에 경고하였다.

이와 같이 집회를 방해하면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경찰에 권 변호사를 비롯한 집회 참가자들은 수차례 퇴거를 요청했으나 계속 무시되었다. 이러한 경우 집회를 진행하기 위하여 집회참가자들은 경찰을 밀어낼 수 있다.

이는 법률상 인정되는 정당 행위이다. 또는 집회 방해죄, 직권 남용죄의 현행범인 경찰을 그 자리에서 체포할 수도 있다. 현행범 체포는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다. 결국 지난해 7월 25일 집회 사회자였던 권 변호사가 경찰을 밀어내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범죄 현행범인 경찰이 오히려 권 변호사를 공무집행 방해의 혐의로 체포하여 유치장에 가두었다.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검경은 구속 영장까지 청구하였고법원은 이를 기각하였다. 그리고 다시, 검찰은 지난달 23일 권 변호사를 형사 법정에 기소하였다.
변호사도 지키는 '공익'적 사명…검경은 왜 안 지키나

권 변호사는 별명이 참 많다. '거리의 변호사', '노동자의 벗', '투쟁하는 변호사' 등. 현장에서 노동자·민중과 어울리며 동고동락하다 보니 붙은 별명들이다. 이번에 기소된 사건 역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자본과 국가 쌍방으로부터 부당하게 탄압받는 데에 분노하여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약자들의 기본권을 수호하고자 함께 싸우다가 일어난 일이다.

변호사법은 제1조에서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그래서 권 변호사는 늘 자신은 인권 변호사가 아니라 그냥 변호사일 뿐이라고 말한다. 변호사는 그 자체로 인권을 수호할 사명이 있고 당연히 그에 따라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인권이라는 수식어를 변호사 앞에 굳이 또 붙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권 변호사가 공무집행 방해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6월 평택 쌍용자동차 시위 때, 현장에서 무더기로 체포되는 노동자들에 대하여 경찰에 변호인 접견권을 요청하다 현행범 체포되어 기소된 적이 있다. 그러나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까지 권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반대로 권 변호사를 체포한 경찰에 대하여서는 1, 2심 모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와 불법 체포 감금죄의 유죄를 선고했다. 민사 손해 배상 청구에서도 권 변호사가 승소하였다. 검찰과 경찰은 이처럼 권한을 남용하여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박탈하였고, 이에 항의하며 인권을 옹호한 변호사를 철창에 가두려 했던 것이다.

위에서 변호사법을 들어 변호사의 공익적 사명에 대하여 설명하였는데, 그렇다면 경찰과 검찰은 어떠할까?

경찰관 직무집행법은 경찰관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공공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직업이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를 그 직무로 한다고 규정한다. 검찰청법은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라고 한다. 모아보면 변호사, 경찰, 검찰 모두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공익의 대표자인 것이다.

그런데 경찰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권 변호사를 불법적으로 체포하여 감금하였다. 그리고 권 변호사를 기소하였다. 법을 공부하고 다루는 변호사로서, 이번 검찰의 기소에 대하여 매우 참담한 심정이다.

이제 소송전에서 계속하여 밝혀질 테지만 경찰과 검찰은 법을 부정하게 적용하여 헌법 제21조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사회 핵심 기본권을 산산조각내었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신념과 애국관에 대하여 당당하다면 지금이라도 당신들의 사상에 맞지 않는 대한민국 헌법을 기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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