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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동창회'가 왜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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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동창회'가 왜 필요할까?

[지방의회 돋보기] 지방자치 역행…'의정회' 폐지해야

지난 4월 울산 광역시의회는 '의정회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찬성 14표, 반대 4표로 통과시켰다.
  
  의정회는 전·현직 시의원들의 모임이다. '의원 동창회'인 셈이다. 의원들이 스스로 만든 모임을 통해 인간관계를 넓히고 자원봉사도 하겠다는데 그 자체로만 보면 문제 삼을 일도 아니다.
  
  그런데 이를 '조례화'한다니 논란이 생긴다. 조례로 규정한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이 모임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조례가 무엇인가? 지방자치의 법이다. 의정회가 과연 공공의 이익에 복무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한 번 시의원은 영원한 시의원?"
  
  국민의 혈세가 의정회 활동에 쓰이고 있다는 사실부터가 문제다. 16개 광역의회 중 울산을 제외한 15개 의회의 의정회 관련 자료를 받아 검토해보니 한 해에 적게는 2000만 원에서 많게는 2억 원까지 지원을 받고 있었다. 직원도 최대 4명까지 두고 있었다.
  
  광주, 대구, 충북도의회는 2004년 이후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있지만 나머지 12개 광역의회는 올해까지 계속 지원금을 쓰고 있다.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고 감시하는 것이 일차적인 임무인 의회가 스스로 위법을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민주노동당 당선자들이 지난 해 임기를 시작하면서 의정회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지방의원 당선자 선서'를 한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점 때문이다.
  
  의정회의 공식 활동은 지방자치와 시정발전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조사연구, 연구개발, 시정홍보 등으로 되어 있다. 이 조례를 발의한 동료의원들은 "16개 광역의회 중에 울산에만 의정회가 없다. 합법화시키자는 것이다. 전직의원들은 의회활동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명분을 들었지만 이는 직무유기에 가깝다.
  
  조사연구, 연구개발, 시정홍보 등 의정회의 주요 활동은 사실상 현직의원들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전직 의원들을 포함한 동창회 같은 조직의 임무가 아니란 얘기다.
  
  당연히 언론과 시민단체의 따가운 질책이 이어졌다. 시민단체들은 운영위원장 면담, 시의회 앞 1인 시위와 현장 여론조사를 벌였다. 운영위원회 회의장과 본회의장 앞에서 항의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 문제를 다룬 기사에는 "한 번 시의원은 영원한 시의원?", "차리라 선거하지 말고 계속 해먹게 해달라고 하라"는 등 화난 시민들의 댓글이 달렸다.
  
  논란이 일자 애초에 올린 조례안은 울산 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 폐기됐고, 새로운 안이 올라왔다.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는 항목이 빠진 안이었다. 필자는 최선을 다해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 이 안은 표결에서 통과됐다.
  
  직접적인 예산지원은 빠졌지만 의정회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간접적인 지원의 길을 열어 준 셈이다. 현역의원들의 역할이 모호할 뿐더러 의회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끄러운 일은 의정회 자체가 특권의식에 기초해 있는 조직인 만큼 의원들이 스스로 의회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똘똘 뭉친 '기득권의 카르텔'
  
  1987년 6월항쟁 이후 형식적인 민주주의는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그 민주주의의 원리를 따르다 보면 불합리한 법안이나 조례가 '다수결'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공식화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목도하게 된다. 형식적인 민주주의, 다수는 무조건 옳다는 우격다짐이 오히려 민주주의의 참 뜻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의정회가 상징하는 것은 다름 아닌 '학연, 혈연, 지연'에 다름 아니다. 씨줄 날줄로 짜인 이 틀은 지방의원들을 더욱 휘두른다.
  
  의정회를 통한 이 '기득권의 카르텔'은 의원들로 하여금 나중을 위해 줄을 서도록 만들기도 한다. 머리로는 반대를 하더라도 손은 찬성표를 던진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도, 미래도 없다. 똘똘 뭉친 그들의 기득권 밖으로 밀려나면 철저히 '왕따'가 되기 때문이다. 대선과 총선을 앞둔 요즘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개인적으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건네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필자의 안타까움은 더 커진다. 나에게 미안해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동네에 가서 의정회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자랑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그리고 그 미안함은 지역 주민들에게 표시하길 바란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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