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명예퇴직이 늘고 있다. 지난해보다 올해 증가세가 큰 폭으로 나타난다. 특히 교단을 떠나는 교원의 수가 증가했다. 6월 24일 전국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서울시교육청의 명예퇴직 신청자(잠정 집계)는 초등 1000여 명, 중등 900여 명, 사립 중등 400여 명 등 2300여 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이맘 때 신청자 383명(초등 120명·중등 157명·사립 중등 106명)에 비해 6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교사 명예퇴직제도는 오랫동안 근무한 교사의 사기를 높이고 교사 신규 채용을 늘리기 위해 1973년부터 도입됐다. 교원들은 1년 중 상·하반기에 명퇴 신청이 가능하다. 재직기간 20년 이상에 정년까지 1년 이상 남은 교사는 매 학기가 끝나는 8월말과 2월말 기준으로 명퇴를 신청할 수 있다.
▲ 명예퇴직을 하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특히 교단을 떠나는 교사의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전국적으로 연금법 개정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리 은퇴를 맞이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 6월 30일 김대성 부교육감(사진 가운데)의 명예퇴직은 지역사회에 크게 회자됐다.ⓒ육성준 기자
올해 2월 충북도내 초중등교사 200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오는 8월 말 명예퇴직을 신청한 이는 279명이다. 이는 지난해 2월 174명, 8월 68명보다 숫자상으론 100%이상 증가한 것이다. 2배 가까운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기를 희망하고 있는 셈이다. 명예퇴직 희망 교원은 2011년 2월 말 109명에서 2012년 142명이었다.
올해 명예퇴직을 신청한 김모 교사는 "개개인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더 이상 교단에 서는 것에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 그동안 못해봤던 일들을 해보고 싶어서 가족들을 설득했다. 아직까지 새로운 일은 찾지 못했지만 서두르지 않고 시작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7월 인사위원회에서 결정
명예퇴직을 신청한 이들이 모두 명예퇴직하기도 어렵다. 7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서류를 보고 명예퇴직자에 대한 '순서'를 정한다. 상위직급자, 공무원 연급법상 재직기간이 오래된자, 건강이상자가 우선순위에 해당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월에는 예산이 부족해 명예퇴직을 신청자가 모두 명예퇴직 수당을 받지 못했다. 200명이 신청했는데 92명만 수당을 받았다. 남은 인원 108명이 오는 8월에 다시 신청했기 때문에 숫자가 많이 늘어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증가추세는 맞다"라고 설명했다. 예산안이 100% 반영되지 않으면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원중 상당수는 예산부족으로 명예퇴직을 못할 수 있다. 다시 다음 번을 기다려야 한다.
지난 6월30일 김대성 부교육감은 37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김대성 부교육감과 김화석 교육국장 등 고위직 공무원들의 명예퇴직은 지역사회에 회자됐다. 이기용 전 교육감의 최측근으로 충북교육의 방향을 잡았던 이들의 명예퇴직은 곧 진보교육감과의 마찰을 우려한 자진사퇴로까지 읽혀졌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명예퇴직을 하는 날부터 공무원 신분 관계가 끝난다. 대부분 명예퇴직 사유란에 건강상의 이유를 많이 쓴다. 설사 다른 이유가 있더라도 밝힐 수가 있겠는가. 명예롭게 퇴직하는 게 명예퇴직이다"라고 말했다.
명예퇴직 수당은 보통 1500만 원에서 1억 5000만 원 사이다. 재직연수가 많이 남고 호봉이 높으면 명예퇴직 수당이 많고 반면 재직연수가 많은 사람은 연금이 높게 된다. 명예퇴직수당은 지자체의 공적자금으로 해결한다. 연금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사학연금관리공단에서 지급한다.
추경에 219억 원 명퇴수당 신청
도교육청은 도의회에 추경예산으로 교원 260명, 일반직 공무원 20명의 명예퇴직 수당 219억원을 신청해놓았다. 부족분은 자체 인건비에서 해결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도 명예퇴직만큼은 예산을 세워서 다 수용하라고 한다. 그래야 신규교원들의 자리도 생기기 때문이다. 왜 교단을 떠나게 됐는지 추측만 있을 뿐이다. 설문조사를 따로 진행한 적은 없지만 학교 현장이 아무래도 어려우니까 그런 선택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일선 교사들의 명퇴 신청이 전국적으로 늘어난 것은 정부의 공무원연금법 개정 논의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또한 업무량이 늘고 교원능력평가가 도입되면서 근무강도가 높아진데다 학생인권조례 시행, 학교폭력 등으로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도 어려워졌다는 게 교사들의 목소리다.
박근혜정부는 공무원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해 수령액을 향후 약 30년에 걸쳐 현재보다 20%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조기에 3년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정부가 공무원의 재직기간 1년당 부여되는 연금 수령액의 증가폭을 2020년까지 20% 낮추는 '개혁안'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공직사회에 퍼져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일반직 공무원 명예퇴직은 큰 변화없다
도교육청의 일반직 공무원들은 올해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24명이 명예퇴직했다. 지난해 1년 동안 16명이 그만둔 것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크지만 교원들만큼은 아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명예퇴직은 1년 이상 임기가 남아있어야 하는 것이다. 기관마다 신청조건은 차이가 있는데 도교육청은 분기별로 신청할 수 있다. 법으로 수시신청을 하라고 돼 있기 때문에 명퇴일로 20일전에만 신청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충북도청 내 공무원은 올 상반기에 17명이 명예퇴직했다. 지난 6월 5급 이상 간부 공무원 9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김숙종 농업기술원장을 비롯해 4급 이상 공무원도 7명이나 포함돼 있다. 90%이상이 공로연수 1년을 앞두고 그만뒀다. 공로연수는 1년간 공직신분을 유지하면서 미래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신청했지만 요즘에는 이를 거치지 않고 명예퇴직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충북도청 관계자는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고, 재취업을 하기 위해 그만두는 이들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명예퇴직수당은 일시금으로 보통 1300~2000만 원 사이를 지급한다. 청주시에서 지난 4월 4급 공무원 3명을 포함, 13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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