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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위안부 문제 눈감은 대가, 일본에 돌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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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군 위안부 문제 눈감은 대가, 일본에 돌아갈 것"

[인터뷰]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 여성폭력문제 특별보고관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6일(현지시각)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에 "포괄적이고 공정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적으로 침해되고 있다면서 일본이 전시 성노예 문제에 대한 포괄적이고 공정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필레이 대표가 이같은 자료를 낼 만큼 위안부 문제는 이 문제가 처음 제기된 1991년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피해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지난 1996년 유엔 경제사회위원회 인권위원회 여성폭력문제 특별보고관으로서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던 라디카 쿠마라스와미는 보고서를 작성했던 당시보다 오히려 지금 일본이 "1995년 이전의 강경한 자세로 퇴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마라스와미는 "제가 특별보고관으로 활동하던 1995년에는 일본 정부가 유감의 뜻을 담은 서한도 보내고 교과서를 개정하겠다는 약속도 하고,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드는 등 충분하지 않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1995년 이전의 강경한 자세로 퇴보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위안부 문제가 이전보다 퇴보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세계적으로 여성에 대한 성폭력 이슈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아마도 최근의 이런 변화는 국제사회의 변화보다도 일본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고 평가했다.

쿠마라스와미는 "일본 정부가 다른 것은 앞장서서 하면서 이 문제만큼은 왜 해결하려 하지 않는지, 일본 정부 대표와 위안부 대표들이 함께 앉아서 최종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일본은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는 일본에 되돌아올 것이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유일한 인권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인터뷰는 외교부 공동취재단이 지난 9일(현지시각) 스리랑카 수도인 콜롬보 시내의 쿠마라스와미 자택을 방문해 이뤄졌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편집자>

▲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경제사회위원회 인권위원회 여성폭력문제 특별보고관 ⓒ외교부 공동취재단

공동취재단 : 역사적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96년 귀하의 보고서 작성 배경을 말해달라.

쿠마라스와미 : 1994년도를 돌아보면, 하나의 이유는 1995년이 세계 2차대전 종전 50년이 되는 해였다. 우리는 이를 기념하여 일본으로 하여금 위안부 문제를 위해 무언가 조치를 취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나라든지 전시의 여성 폭력에 관한 문제들을 다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라고 생각했다.

이 문제는 그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당시 도쿄전범재판소나 뉘른베르크 재판소에서는 동 문제가 언급조차 되지 않았는데 이는 큰 문제점들 중 하나였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서 알릴 기회라고 생각했고 일본 정부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하라고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공동취재단 : 보고서에서 위안부를 '전쟁 중 군대 성노예'라고 명명한 이유는?

쿠마라스와미 : 국제법상 노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의 통제 하에 있어서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노예라고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들에게 전해 들은 상황이 명백히 노예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여성들은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누군가에 의해서 컨트롤 당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처음부터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납치되어 왔으며, 매우 좁은 위안소에서 통제하에 생활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하루에 많은 일본군, 적어도 8명 이상의 일본군을 상대해야했다. 이런 점 때문에 노예라고 표현했다.

공동취재단 : 일본의 강제동원 책임은 명백한 것인가?

쿠마라스와미 : 물론 약간의 민간 모집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여성들이 강제 동원된 상황이었고, 민간에 의한 모집의 경우에도 군부의 요청에 의해서 징집된 것이다. 일반적인 군 상대 매춘소(brothel)는 군부대의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민간업자에 의해 모집될 뿐만 아니라 민간 업자들이 직접 운영한다. 이는 전 세계 군대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의 경우에는 군이 모집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었고, 위안소도 군부대 내에 위치했다.

공동취재단 : 일본정부에 여러 번 특별보고관의 권고사항을 이행하라고 했는데 일본정부가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쿠마라스와미 : 제가 특별보고관으로 활동하던 1995년에는 일본 정부가 유감의 뜻을 담은 서한도 보내고 교과서를 개정하겠다는 약속도 하고,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드는 등 충분하지는 않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1995년 이전의 강경한 자세로 퇴보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 당시에는 느리기는 했지만, 조금씩 진전이 있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데 일본은 '사과'(apologize)라고는 안했지만 '유감'(regret)이라는 식의 표현도 썼다. 1995~1999년 또는 2000년 사이에는 "도덕적인 책임은 지지만 법적인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이전으로 퇴보해버렸다.

공동취재단 : 일본의 문제인가, 국제사회가 관심이 없는 것인가?

쿠마라스와미 : 세계적으로 여성에 대한 성폭력 이슈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최근의 이런 변화는 국제사회의 변화보다도 일본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공동취재단 : 조사 당시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최선을 다했다고 보느냐?

쿠마라스와미 : 한국정부는 의무를 이행했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집도 제공하고, 피해자들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의 책임은 이들이 극심한 가난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이를 이행했다. 때문에 한국 정부에 대해 비판할 것은 별로 없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고령으로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정부에서 그런 사회적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때문에 내 보고서에는 한국 정부에 대한 권고는 매우 사소했다.

공동취재단 : 한국 정부가 좀 더 잘 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쿠마라스와미 : 첫째,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사회적 제도나 소셜 서비스는 위안부들에게 충분히 제공되고 있었다. 그런 부분은 한국 정부는 충분히 하고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둘째, 일부 NGO들은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국 위안부 피해자들을 옹호하는 면에서는 충분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위안부 강제성, "매우 명백"

공동취재단 : 최근 아베 정부는 '고노 담화 검증보고서'(6월 20일)를 통해 한국정부와 물밑 문안조정을 거쳤다는 점을 거론하며 '강제성은 있었지만, 여성들이 강제로 동원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경제사회위원회 인권위원회 여성폭력문제 특별보고관 ⓒ외교부 공동취재단
쿠마라스와미 :
내 보고서는 위안부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했으며 이에 관한 역사적인 자료들도 많이 보고, 일본 여성 NGO를 통해 들은 정보도 있었다. 이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봤을 때 대부분 명백히 강제성이 있었다. 피해자 중에 네덜란드 위안부도 있었는데 자발적으로 왔다고 할 수 없었다. 강제적이라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게이 맥두걸 유엔 인권소위원회 특별보고관도 몇 년 뒤에 위안부 관련 보고서를 썼는데 같은 결론이 나왔다. 심지어 내 보고서보다도 더 강하기까지 했다. 그때까지 나온 보다 많은 증거를 기반으로 하여 나보다도 훨씬 강력한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다. 전 세계 인권 NGO들도 강제성의 증거들을 찾아냈다. 일본 정부가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그렇게 주장해서는 안 된다. 강제성이 있다는 것은 매우 명백하다. 내 인터뷰에 응한 한 네덜란드 여성은 일본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강제성에 대해 증언했다.

공동취재단 : 고노 담화 검증 발표 이후 일본 우익들은 위안부를 전시 매춘부라고 주장하고 있고 혐한 발언(hate speech), 혐한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이러한 일본 사회의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쿠마라스와미 : 모든 나라에는 다른 인종집단, 다른 나라, 여성에 대해 적대시하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이것들은 표현의 자유 하에 제한적으로 허락되어야 한다. 하지만 국가는 이것들이 혐한발언이나 시위로 확산되지 않도록 자제시킬 책임을 진다. 국가는 여성인권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책임 이행을 중단해서는 안 되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공동취재단 :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난 6일 "일본 정부가 전시 성노예 문제에 대해서도 포괄적이고 공정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쿠마라스와미 : 일본은 인권과 관련해서는 매우 협조적인 나라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항상 한국과 일본에 많이 의지하고 있다. 다른 인권문제에서 일본은 많이 개입하고 지원하고 있는데 왜 이 이슈만큼은 해결이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위안부 문제를 제외하고는 일본은 모든 인권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협조적이다. 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지, 왜 이 이슈가 계속되게 내버려두는지에 대해 나비 필레이가 당혹감을 표현한 듯하다. 위안부 문제가 강제적이었다는 많은 증거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공동취재단 : 최초 보고서를 낸 지 18년 정도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쿠마라스와미 : 보고서를 쓴 뒤에 이후 몇 년 동안에는 진전이 있었지만 아까 말했듯이 지금은 다시 퇴보하고 있다. 나비 필레이가 말했듯이, 일본 정부가 다른 것은 앞장서서 하면서 이 문제만큼은 왜 해결하려 하지 않는지, 왜 일본 정부 대표와 위안부 대표들이 함께 앉아서 최종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결은 매우 단순하다. 일본은 단독으로 사과 및 보상을 제공할 수도 있고, 또는 위안부 대표들과 만나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는 일본에 되돌아올 것이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유일한 인권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이런 식으로 지속하는 것은 매우 비생산적이다.

공동취재단 : 위안부 피해자들이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있고 돌아가시는 경우도 많다. 피해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쿠마라스와미 : 두 가지다. 위안부들은 그동안 정말이지 끔찍한 인생을 보냈고, 그리고 나는 직접 그들 몸의 상처들도 보고 이야기도 들었다. 고통을 많이 겪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매춘부였다, 돈 때문에 했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굉장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일본 우익세력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매우 '몰이해'적인 것이다. 앞으로 피해자들이 더 힘을 얻고 그들에게 다른 어떤 일이 발생하기 전에 정의가 구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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