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울산시 고위공무원들과 관변단체 대표들, 가끔은 시민들 관계자들까지 국민 교육헌장 외우듯 똑같이 하는 말이다. 그들이 정작 하고 싶었을 "이제는 파업만 안하면 되겠네"라는 비아냥은 말줄임표 뒤에 숨었다.
노동자들의 파업만 막으면 울산은 행복한 도시가 된다는 얘기다. 정말 그럴까?
'시민단체' 가면만 쓰면 '만사 오케이'
여기 '행복한 울산'을 위한 독특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한미 FTA 문제로 금속노조가 파업을 하던 지난 달 26일 울산시의회는 울산시가 제출한 2007년도 1차 추경예산안을 최종 심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예산안 내용 중에는 며칠째 지역 언론의 첫 번째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행복한 울산만들기 시민협의회(행울협)' 지원금 5000만 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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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듣도 보도 못한 단체가 만들어지더니 이를 지원한다는 예산까지 때맞춰 추경에 올라온 것이었다. '행울협 지원금'은 일단 행정자치부가 지자체에 내린 '예산편성지침'을 위반했다는 점에서 문제다.
시민단체 보조금은 하나의 단체가 진행하는 구체적인 사업에만 지원토록 하고 있고 심의도 받아야 한다. 상공회의소를 필두로 140개 단체로 이뤄진 '행울협'엔 해당이 안된다는 얘기다. 이 단체들 중에는 사회단체라고 보기에 민망한 관변단체들도 포함돼 있다. 그나마 모든 단체에 동의를 받지 않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사업내용을 보니 '수출 1000억 불 달성 결의대회' 등의 쓸데 없는 사업이 전부였다. 게다가 이런 사업은 조례까지 제정해 지원하고 있는 '기업사랑운동'에서 이미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중복지원이 될 수 있다.
어느 모로 따져 보아도 행울협의 지원금은 당연히 삭감되어야 할 예산이었다. 그러나 시의회 예결의원 6명 중 같은 민주노동당 이재현 의원과 필자를 제외하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
두 사람이 한 시간이 넘도록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대꾸 한 마디도 없었다. 간혹 나오는 말이라곤 "100억, 1000억 원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깟 몇천 만 원 갖고 그러냐"라는 어이없는 반응도 나왔다. 완전히 시장에서 콩나물 값 깎는 사람 취급을 받았다.
그나마 생각이 있는 어떤 의원은 양심상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다는 듯 의자를 뒤로 돌리고 창밖만 바라보기도 했다. 결국 예산안에 도저히 동의해 줄 수 없는 민노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추가경정예산안은 원안 가결이나 다름없이 통과됐다. 두 가지 예산이 포함된 것은 당연지사였다. '행복한 울산'을 만든다는 명목으로 시민들의 혈세가 정체도 불분명한 사업에 쓰이게 된 순간이었다.
"이번에는 통과시켜주고 잘하는지 봐서 내년 예산에서는 전면 손질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런 말을 마치 중재랍시고 하는 그 의원은 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싶기도 했다.
특히 이날 아침신문에는 "명분없는 금속노조 파업을 중단시키자. 시민들이 현대자동차 공장을 에워싸는 데 참여해 달라"는 '행울협'의 하단 전면광고가 일제히 실리기도 했다. 물론 신문 기사에도 파업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만이 채워져 있을 뿐 왜 파업을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관변단체가 띄우고…시는 예산 쥐어주고…
누구나 행복을 바란다. 행복한 울산은 울산시민들의 더할나위 없는 소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 관변단체들은 기업은 좋은데 노동자들의 파업이 걱정이란다.
'행복한 울산만들기 시민협의회'. 이름은 참 좋다. 이들은 기업도 사랑하고, 울산도 사랑하고, 행복한 울산도 만들자고 한다. 그러나 정작 실상은 관변단체를 중심으로 친(親)기업, 반(反)노동자적인 사업에만 주력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시의회는 이들의 사업에 돈을 대 주는 어처구니 없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 의원 중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 노동자 출신인 이 의원은 필자와 함께 점심을 먹고 나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 사람들 현대자동차 콘베이어 하루만 타라 하소, 제발~"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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