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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사원, 귀농 5년 만에 농군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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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사원, 귀농 5년 만에 농군 되다

[귀농통문] 마음먹었다면 실천하세요!

화천현장귀농학교를 가다

내 직업의 특성상 늘 영업을 해야 했기에 술에 찌들고 바쁜 일정에 몸이 상해가던 시기, 어렴풋이 시골 가서 살면 맘 편히 살까 늘 생각만 했었다. 책자며 인터넷으로 귀농에 관심을 가졌지만 늘 막연하게만 느껴지고 실행을 해볼 엄두는 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현장 일을 하다 아차 실수로 병원 신세를 질 일이 생겨 사업채를 친구에게 맡기고 휴양 차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장기귀농학교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면접 후 입학이 확정되자 미련 없이 '화천귀농학교'에 입학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화천현장귀농학교 입학 후 낯선 환경과 단체 숙소생활로 잠자리에 민감한 나는 불면증까지 발생하여 일주일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것 같다. 입술이 한 번 부르트고 나서야 적응이 된 듯 코 고는 소리마저 자장가로 들리기 시작하고 편안히 잠을 이룰 수 있었다.

화천현장귀농학교는 기숙식 장기교육으로 약 9개월 코스라 입학 초기에는 지겨워지거나 흥미를 잃으면 중도에 포기할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입학하고 나니,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루할 틈 없이 다음 과정이 기대되곤 했다. 농사기술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듯 현장에서 실제로 고추며 당근, 배추 등 여러 작물을 기르며 기술을 스스로 습득하는 현장교육은 많은 도움이 되었고, 개인 텃밭을 제공해 줘 나름대로 꾸려보는 방식도 좋았던 것 같다.

박기윤 교장 선생님은 여러 단체와 연계하여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시골살이에 필요한 에너지 자립 및 집짓기와 인성교육을 비롯하여 현장에서 활동 중인 전문강사를 초빙해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마을 현지인의 일을 도와주며 주워듣는 이야기도 시골 형편을 아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때로는 주말 학교 일정이 없을 때 집에 가지 않고 마을 일을 하면서 일당을 받는 등 교육과는 또 다른 현실감 있는 경험을 했다. 이 모든 것은 학교에서 만의 교육이 아닌, 농촌 현장에 장기간 살면서 진짜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노경학

안동 귀농의 시작

9개월간의 화천현장귀농학교 교육을 수료하고 학과 일정 중 대안에너지 교육을 신청했던 것이 남아 봉화로 2박 3일간 교육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운명처럼 안동에 정착하게 됐다. 졸업 후 아내와 충청도쯤에 귀농지를 구해보자고 열심히 알아보던 중 봉화 교육을 가게 됐고 그곳에서 '귀농운동본부' 누리집 복덕방에 실린 안동에 나온 땅을 보게 됐다.

안동 시내에서도 한참 들어가는 산골이었지만, 가는 길에 댐이 있어 아마도 물을 보니 마음이 동했는지 먼 길이 그리 지겹지 않았다. 또 아내와 함께 가니 여행 같았다. 배산임수형의 전형적인 산골 마을이 마음에 들어 우리는 바로 결정했다. 좀 섣부른 결정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미루면 귀농이 또 늦어진다는 생각에 이틀 만에 계약을 완료하고 안동에 정착했다.

귀농 5년 차에 접어들다

귀농 첫해, 밭에 서리태와 약콩을 심었다. 농사는 땅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더니 필요한 농기계도 만만치가 않았다. 다행히 안동은 귀농 자금 400만 원이 지원돼 관리기와 필요한 농기계를 마련하여 한 해 농사를 마칠 수 있었다. 가을이 되어 콩 수확을 하고 직거래로 판매를 시도해보았으나 소출은 미미했다. 부부 모두가 도시에서 나고 자라 직장을 그만두고 농사는 처음이다 보니 욕심은 무리였다.

귀농 2년 차, 농어촌공사에서 20·30세대 사업이 있다고 과수원 임대 운영을 적극 권유하여 예상치 않게 과수원을 3000평 임대하게 되었다. 과수는 기술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라 덥석 받고 나니 막막했지만, 농업기술센터 사과대학도 수강하고 현장견학도 가면서 사과밭에 전념하다 보니 정작 밭농사는 소홀했던 것 같다. 가을 사과 수확을 했지만 이 역시 필요 경비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었다.

귀농 3년 차, 과수는 다년생이라 한 해 농사로 판단할 수 없기에 3년 차에도 과수에 전념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받은 사과밭은 30년도 넘은 고목 위주라 경제 수령이 이미 한참 넘어서 생산 단가를 맞출 수 없었다. 우리는 과감히 임대했던 사과밭을 포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귀농 4년 차,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농촌은 고령화로 일손이 절실히 필요하다. 봄부터 생기는 대로 품앗이 일당 일을 했다. 전공을 살려서 농사일뿐만 아니라 전기나 집수리 등 닥치는 대로 마을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도 많이 사귀고 농사 정보도 들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었다. 귀농 4년 차에 드디어 적자를 면했다. 5년 차에는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노경학

마음을 비워야 귀농은 성공한다

귀농 5년이 고비라 했던가. 어느덧 2016년 귀농 5년 차에 접어들면서 새삼 이 말이 절실히 느껴진다. 몸은 고되고 열심히 움직여도 수익이 많지 않은 농사! 돈을 벌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귀농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 같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하루를 굶지 않을 정도의 소득에 만족하니 늘 행복하게 시골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농군이 다되어 가나보다. 봄철 농사 준비가 바쁘지 않게 여유로이 준비되는 것을 보니 앞으로의 계획과 행보가 더 기대되고 설렌다.

귀농을 마음먹었다면 바로 실천하는 것이 성공의 길이다. 생각이 길면 계속 미뤄지고 점점 더 좋은 조건만 찾게 되는 것 같다. 땅은 최소한의 땅을 사서 생활을 하면서 주변의 땅을 살 것을 권유한다.

끝으로 귀농에 도움이 된 귀농본부, 화천현장귀농학교 박기윤 교장 선생님께 고마움을 전한다.

이 글을 읽는 귀농에 관심 있는 분들은 실천하십시오. 파이팅!!

귀농통문은 1996년부터 발행되어 2016년 6월 현재 77호까지 발행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계간지입니다. 귀농과 생태적 삶을 위한 시대적 고민이 담긴 글, 귀농을 준비하고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귀농일기, 농사∙적정기술∙집짓기 등 농촌생활을 위해 익혀야 할 기술 등 귀농본부의 가치와 지향점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글모음입니다.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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