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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불법 다운로드'가 모든 것을 망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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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불법 다운로드'가 모든 것을 망치고 있다

〈한국영화산업의 위기2〉 미국이나 한국이나 고민 똑같아

지난 11월26일에 이어 불법다운로드 문제의 해결과 대안 마련을 위한 한선희 객원기자의 두번째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

영화는 대표적인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상품이다. 하나의 컨텐츠를 다양한 상품으로 가공해서 판매할 수도 있고, 완성된 하나의 상품을 다양한 배급망을 통해 유통시킴으로써 보다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가령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하고 비디오와 DVD로 출시된 뒤에도 비행기 기내용 영화 판권, 온라인 VOD와 위성 페이 퍼 뷰(pay per view), 케이블 또는 페이(pay) 채널, 공중파 TV 등의 유통망, 즉 다양한 '윈도우(window)'를 통해 반복적으로 상영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상영 과정에서 부가수익이 발생해 상품 생산 주체에게 이윤이 돌아오는 것이 정상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휴대전화나 DMB 등 다채롭게 분화된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영화가 유통될 수 있는 윈도우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영화산업은 영화라는 상품의 이런 특수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영화 산업이 전체 수익의 75%를 극장 부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부가수익 창출 구조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투자사나 제작사는 극장 시장과 비디오 및 DVD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익만을 통제할 수 있을 뿐, 미니멈 개런티나 판권 일괄 계약 방식으로 처리되는 나머지 윈도우에서 창출되는 수익은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처지다. 비디오와 DVD 시장도 거의 죽어 있는데, 온라인 VOD 이용률이나 케이블 TV 시청률도 그다지 높지 않으니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불법다운로드, 홀드백을 없애다**

그간 한국영화는 극장 종영 이후 보통 3~4개월 후에 비디오와 DVD가 출시돼 왔다. 또 DVD 출시 이후 2~4개월 뒤에 온라인 VOD나 케이블 TV 등 다른 윈도우에서 서비스되는 것이 관례였다. 이렇듯 극장 종영 이후 각 윈도우별 배급 시점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을 '홀드백'이라 한다. 홀드백 기간은 다른 윈도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마련된 일종의 유통질서 보호장치였다.

한데 최근 1~2년 사이에 이런 홀드백 기간이 점점 짧아졌을 뿐 아니라, 덩달아 윈도우별 유통 질서도 거의 무너져버렸다. 예전에는 극장 개봉작을 비디오나 DVD로 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이제는 종영 이후 15일~2개월 사이에 DVD가 출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온라인 VOD나 케이블 TV 쪽은 미니멈 개런티나 판권료를 약간 올려 지급하더라도 홀드백 기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이용률을 높이려 한다.

이렇듯 홀드백 기간을 줄이는 이유는 극장 개봉작이 다른 윈도우에서도 인기가 있기 때문이며, 개봉 '신작'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비디오나 DVD로 출시된 뒤 곧장 케이블 TV에서 최신작이 방영된다면 누가 DVD를 사거나 빌려서 영화를 보겠는가? 국내 비디오와 DVD 시장이 축소되기 시작한 시점이 케이블 TV가 대중화된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은 바로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이 모든 열악한 상황의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다. 요즘은 극장에서 상영되자마자 온라인에 불법 디빅스 파일 등이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극장 종영과 DVD 출시 사이의 홀드백 기간이 부쩍 짧아졌다. 또한 일단 DVD가 출시되면 불법 파일은 더욱 광범위하게 제작 유포되기 때문에, 온라인 VOD 업체나 케이블 TV 방송국에서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통 질서를 무시하고 영화 서비스 및 방영 스케줄을 울며 겨자 먹기로 앞당길 수밖에 없다.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는 비디오와 DVD뿐 아니라 다른 윈도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익마저 차단하는 장애물인 셈이다.

앞으로 테크놀러지의 진화와 더불어 수많은 뉴미디어가 탄생할 것임을 감안할 때 이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휴대전화와 DMB는 물론이고 와이브로나 IP TV 같은 신규 매체들을 대상으로 한 유통 질서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는다면 큰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영화 시장 전체에서 부가수익이 고작 25%에 불과한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불법 다운로드 근절과 이에 따른 윈도우별 배급 정책은 필수적이다.

***고육지책으로 모든 윈도우 동시 개봉**

미국 영화계 역시 불법 다운로드에 맞서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고민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고 있다. 〈트래픽〉 〈오션스 일레븐〉 등을 연출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오는 1월 27일 신작 HD영화 〈버블 Bubble〉을 극장과 DVD, 케이블 등 모든 윈도우에서 동시에 배급한다. 소더버그는 최근 디지털 문화 전문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방식이 해적판 영화로부터 저작권을 보호하는 실험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소더버그는 "최근 워너 브라더스는 해적판이 기승을 부리는 중국에서 신작의 경우 극장과 저가의 DVD로 동시에 배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향후 5년 이내에 규모가 큰 영화들은 모든 포맷으로 동시에 개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영화시장에서는 홀드백 기간이 꽤 엄격히 지켜졌으나, 최근 할리우드 스튜디오 역시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던 만큼, 소더버그의 이런 행보는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국내 영화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정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영상산업정책연구소 김도학 수석연구원은 지난 6월 발표한 '이동통신회사의 영화산업 진출에 고려되어야 하는 문제'라는 제목의 정책 리포트에서 DMB 등 신규 매체에 의한 영화 유통 질서 붕괴를 경고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지난 10월 PPP 기간 동안 '윈도 마케팅(Advanced Window Marketing)'을 주제로 한 패널 디스커션을 통해 불법 다운로드의 위협과 각 윈도우에 따른 수익 극대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정책 연구팀에서는 현재 부가시장 활성화 방안을 연구중에 있으며, 그 결과를 오는 1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이건 한국이건, 불법 다운로드 근절과 극장 이외의 윈도우를 통한 부가수익 창출을 법적,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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