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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인 내가 코로나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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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인 내가 코로나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는 이유

[기고] 투쟁 없는 교섭은 껍데기다

나는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노동자이며,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이고, 민주노총 대의원이다. 지난 3년간 노동조합(교육공무직본부)에서 '집단교섭'을 담당하기도 했다. 교섭 중에 늘 딜레마에 빠졌던 것은, 적정한 수위의 대화와 조합원들의 투쟁 열기 사이에서, 우선과 차선의 방안 그리고 최선의 합의점 등을 찾는 것이었다. 교섭 자체는 노사 간 대화지만, 이마저도 투쟁 없이는 불가능했다. 노동자의 요구는 사용자의 횡포에 무참히 짓밟히고, 그래도 믿어보자는 심정으로 나섰던 대화는 뒤통수 맞기 십상이었다.

교섭을 준비하면서 수 만 조합원의 불만과 요구 등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을 거친다. 합의에 다다를 즈음 또다시 그 안으로 토론에 토론을 거친다. 우리는 그것을 '민주노조'라고 배웠으며, 스스로가 움직여야 우리의 요구를 쟁취 할 수 있다고 배웠다. '이 시국에 집회라고?' 하는 조합원을 설득하며 조직하고 투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힘들고 어렵고 버겁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과정의 소중함을 알기에 매번 그 길에 나섰다. 노사 간 교섭도 이럴진대, 어떤 투쟁도 뒷받침되지 않는 '노사정대화'가 어떤 구속력을 가질 수 있을지 미심쩍을 수밖에 없다.

교섭장에서 이따금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었다. 조합원의 관심이 사그라들거나 우리 안에서 갈등이 생길 때가 그랬다. 그럴 때면 쟁점을 만들어서라도 투쟁을 조직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합의안'이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미흡한 점은 조합원에게 알리고, 그것을 계기로 투쟁을 조직했다. 그 힘으로 다시 집중교섭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번 노사정합의 과정에서는 이런 것들이 하나도 없었다. 그저 깜깜이었다. 그러고선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성원조차 동의하지 않았던 안을 합의안이라고 내놓았다. 오로지 위원장의 독선적인 행보로 합의를 위한 합의에 나선 게 아닌가 싶다. 그만큼 일련의 과정들은 은밀하게 진행되었고, 심지어 그 합의안이라는 것이 '최대한 노력한다'는 기업의 약속과, 그에 '적극 협력해야'하는 노동자의 협조다.

얼마나 대단한 합의안이길래 밀실에서 야합을 했을까? 합의안을 곱씹고 곱씹어 보았다. 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이지만, 그래도 우리 중 다수는 무기계약직이 되었으며, 최저임금만큼은 받고 있고, 공공부문이라는 특수성도 한 몫을 하기에 '취약계층'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미조직 노동자들을 우선해야한다는 취지에는 공감이 간다. 그런데 정작 합의문에 그런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재난 시기 '해고금지'를 주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노동자의 요구(미조직노동자들에게는 가장 절실한 요구이기도 하다)를 반영하기는커녕,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사유로 '휴업수당을 감액'"할 수 있도록 했다. 공공부문 학교조차도 이미 한 차례 폭풍이 치고 갔다.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노동자 중 방중 비근무(방학중에는 무급) 노동자들은 학교 등교가 연기되면서 일방적으로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것은 곧 생존을 위협하는 협박이었고, 우리는 출근투쟁을 하고서야 생계를 약속 받았더랬다. 공공부문이라지만 비정규직이라 보호받지 못했고, 민간사업장들은 이 사례를 악용할 소지가 더욱 높다. 그 안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또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만 한다.

코로나19 재난시기에 "모두 어렵다"고 말하는 지금, 바로 지금이야 말로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투쟁을 조직하는 일이 힘들지만, 일하다 죽거나 아프거나 비정규직노동자에게는 매한가지다. '악' 소리라도 한번 내봐야 하지 않겠나. 아니 일자리가 없어 생존을 위협받는 노동자에게는 더욱 절실하다.

함께 살자!

민주노총은 노사정 합의를 폐기하고 100만 조합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며, 취약계층과 미조직노동자들의 요구를 들고 함께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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