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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구조적 차별받는 여성" 이례적 언급…'네거티브 토론' 안 먹힌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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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구조적 차별받는 여성" 이례적 언급…'네거티브 토론' 안 먹힌 김문수

'부정선거' 윤석열, 토론서도 김문수에 악재…권영국 "의혹 정당한가", 이재명 "전광훈 단절 생각 없나"

대통령 후보자들의 두 번째 TV 토론에서도 '정책 대결'은 흐릿했다. 네 후보는 저마다 분열된 사회를 통합할 구상을 밝혔지만, 집단 갈등의 원인을 다르게 짚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토론회 상당 시간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공격에 할애했다.

김문수 후보, 이재명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두 번째 대선주자 TV 토론에서 '사회 분야'를 주제로 맞붙었다.

인사말부터 견제는 팽팽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라고 하는데 그전에는 전부 '가짜 대한민국'이었나"라며 "이렇게 말하는 분은 진짜 총각인가, 가짜 총각인가. 진짜 검사인가, 검사 사칭인가. 벌금 150만 원 받았지 않았나"라고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두고 "백현동, 대장동" 사건을 언급하거나 "사기꾼" 비난도 여러 차례 가했다. 이재명 후보의 과거 '형수 욕설' 논란을 소환하거나, 지난해 부산 피습사건 당시 "황제 헬기" 프레임으로 공세를 펼쳤다.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는 음모론적이고 세상을 삐딱하게 보고 있다", "망상"이라며 협공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내란 사태 극복과 엄격한 심판이 가장 중요하다"고 반격했다. 또한 이날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임을 언급하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셨고 국민과 소통하면서 권위를 버리고 오로지 사람 사는 세상을 원했던 분이셨다"고 추모하면서 "국민 주권,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계엄이라는 황당한 내란 사태에 온 국민이 놀라고 있다.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에게 "내란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계속 비호 입장인데 단절할 생각 없나.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극우세력과 여전히 깊은 관계인데 극우세력과 단절할 생각은 없나"라고 물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며 "이재명 후보는 진보당과 같이 연합공천을 해서 울산 북구에서 국회의원을 당선시켰다. 진보당이 바로 이석기 통진당의 후예 아니냐. 그게 내란"이라고 역공을 시도했다.

이재명 후보는 "말씀을 피하신 걸로 보면 단절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전 목사가 감옥 갔을 때 (김 후보가) 눈물 흘린 관계를 여전히 청산하지 못한 거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을 향한 김 후보의 '강제 입원' 등 공세에 대해 "우리 어머니에게 형님이 폭언을 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제가 따진 게 문제가 됐는데 그 점은 제 수양 부족으로 사과 말씀을 다시 드린다"먼서도 "그러나 김 후보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이건 우리 집안의 내밀한 사적 문제인데, 굳이 따지자면 본인은 갑질을 하지 않았느냐. 소방관한테 전화해서 '나 김문순데', 뭐 어쩌라는 거냐. 그렇게 권력을 남용하면 안 된다"고 맞받기도 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공방은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 사이에도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에게 "12월 3일 밤, 4일 새벽에 다른 사람들은 전부 국회 담을 넘어 들어가서 계엄 해제(표결)에 참여했는데 본인은 왜 담을 넘어가자는 참모·보좌관을 야단치고 폭언 말다툼을 하면서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느냐. 싸우는 척하면서 결국은 실제로는 계엄 해제에 반대한 거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에 대해 "귀 당(민주당)에 있는 의원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었다. '지금 국회 본회의장에 몇 명이 들어갔느냐'고 택시를 타고 국회 쪽으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계속 물어봤고, 그래서 170명 가까이 들어갔다는 것을 보고 안심해서 '저는 그러면 밖에서 여기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부당함을 항의하겠다'고 이야기하고 계속 밖에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거기서 말다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의결 정족수가 충분하니까 계속 싸우고 있겠다'? 이건 국민들께서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 영화 관람에 따른 후폭풍도 이어졌다. 권 후보는 김 후보에게 "윤석열 씨가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이 정당한가"라고 질문했다. 김 후보는 "그건 지금 제가 답할 문제가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재명 "김문수, 군 가산점 재도입 여성에 불이익"

사회 현안에 대한 후보들의 인식·입장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재명 후보는 사회적 갈등 격화의 원인에 대해 "사회 갈등의 근본 원인은 양극화, 엄청난 격차에 있고 또 저성장이 큰 원인을 차지한다. 기회가 적다 보니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것"이라고 진단하며 "그래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다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회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러면서 김 후보의 '군 가산점 제도 재도입' 공약에 "위헌 판결이 난 것"이라며 "젊은 시절 강제로 의무 입대하는 남성 청년을 보호할 필요가 있지만, 여성 인권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여성은 구조적으로 차별받지 않고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후보는 "(여성은) 임금, 승진, 가사, 양육 등에서 차별받고 있다. 특별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 저는 그래서 예를 들면 군 복무 크레딧, 군 호봉 가산제 등을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군 가산점제는 누군가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나"라고 했다.

권 후보는 김 후보의 '중대재해처벌법 폐지' 주장을 직격하며 "지난 1차 TV 토론 다음날(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또다시 기계에 끼어 숨졌다. 사람이 죽어도 책임지지 않게 해주는 것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김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나치게 처벌 위주"라며 "다른 법을 만드는 게 맞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나아가 권 후보는 복지 사각지대와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의 문제를 짚으며 이재명 후보에게 "부자 감세를 원상복구 해야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원칙적으로는 동의하나 지금은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유보해야 할 거 같다"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이동권 시위와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를 거론하며 "폭력사태에 대한 원칙"을 묻는 이준석 후보에 대해 "동덕여대는 학생들 아닌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관계없다"며 "학생은 학교의 당사자다. 학교는 교육기관이다. 이걸 형사고발해 법정으로 가서 일반인들처럼 치고받고 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국회의원이 조정해 고소를 취하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동덕여대 문제 중재에 나선 것을 이준석 후보가 문제삼자 이를 재반박한 것이다.

권 후보는 같은 사안을 놓고 이준석 후보에게 "질문이 잘못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권 후보는 "전장연 시위가 왜 발생했는지,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가 왜 발생했는지 그걸 먼저 물어봐야 한다.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는 것"이라며 "이준석 후보는 결과에 따른 갈등 상황만 이야기한다. 그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왜 늘 갈라치기를 하느냐"며 "남녀 갈라치기, 장애인 혐오, 차별금지법 반대로 분열을 자꾸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민주노동당 권영국·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하기 위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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