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을 꿈꾸는 베트남 청년들의 열기가 뜨겁다. 매년 수천 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며 진학을 준비하고, 한국 대학들도 새로운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해 하노이를 찾는다. 그 중심에 있는 하노이 한국교육원은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교육 외교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프레시안>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한국교육원에서 김현동 한국교육원장을 만나 베트남 현지의 교육 분위기와 한국유학박람회의 의미, 베트남 청년들의 한국 유학 관심도, 교육원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현동 하노이 한국교육원장은 한국 유학에 대한 수요가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은 한국어 교육 열기와 유학 관심도가 높은 대표적인 국가다. 하노이한국교육원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어 교육 확대, 유학 상담, 박람회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베트남 내 유학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노이 한국교육원은 현재 약 1300여 명의 수강생이 정규 한국어 강좌, TOPIK(한국어능력시험) 대비반, 대학 진학 준비반 등을 통해 공부하고 있다. 특히 유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 비중이 높다.
김 원장은 "학습 동기가 뚜렷한 수강생들이 많고, 유학을 전제로 전공과 진로까지 고민한 상태에서 입학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노이 한국교육원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어 교육 확대, 유학 상담, 박람회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베트남 내 유학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노이 한국교육원의 역할과 향후 계획에 대해 "하노이 한국교육원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K-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수강생들의 학습 동기가 매우 분명하다고"라며 "한국교육원이 개설한 정규 한국어 강좌와 TOPIK 대비반, 대학 진학 준비반은 매 학기마다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고, 특히 유학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소개했다.
올해 열릴 예정인 2025 하노이 한국유학박람회는 단순한 학교 홍보를 넘어, 학생 개개인의 적성·목표에 맞는 실질적인 진학 상담에 방점을 뒀다.
김 원장은 "대학 부스마다 입학 요건, 커리큘럼, 장학제도 등에 대한 상세한 상담이 준비돼 있다"며 "이런 직접 상담이야말로 학생과 대학 사이에 신뢰를 쌓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베트남 유학박람회는 어떤 취지와 목표를 갖고 있으며, 교육원은 이 행사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시는지.
-하노이한국교육원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한국유학을 홍보하고, 베트남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자 한다. 이는 한국 고등교육의 글로벌 경쟁력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도 함께 가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 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한국어 학습 수요를 한국유학 수요로 전환하고 확대하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건강한 유학생활 정착을 지원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입학 가능 여부, 등록금, 장학금 제도, 개설 전공 등이다. 박람회나 1:1 상담을 통해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다. 박람회 이후 직접적인 효과를 수치로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유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한국 대학의 인지도를 올리는 데에는 분명한 기여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한국 대학에서 직접 제공한 정확한 정보는 학생들의 유학 준비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는 만족도 조사와 후속 조사를 통해 박람회의 실질적인 효과를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교육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안내나 상담을 제공하고 있나. 유학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수도권 외 대학에 대한 인식 정도는.
-하노이한국교육원은 한국유학 활성화를 위해 유학 정보 제공, 박람회, 설명회, 1:1 상담, 우수사례 공모전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약 4회 유학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수시로 1:1 유학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상담을 통해 파악된 가장 큰 어려움은 금전적인 부분이다. 이에 따라 등록금, 장학금 제도, 근로 가능 시간 등 실질적인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또한 대학별 모집요강, 전공 정보, 유학생 현황 등도 함께 제공한다.
학생들은 단순히 입학이 가능한지를 묻는 것을 넘어, 실제 입학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이 질문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나 영어 능력, 비교과 활동, 학교 성적 등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도권 소재 대학을 선호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이 교육적으로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생활 환경이나 근로 여건도 좋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학생들은 광역시에 위치한 국립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그 외 지역 대학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이다.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교육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한국어 교육과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계기와 동기는 다양하다.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 한국유학이나 한국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경로 또한 어학원, 세종학당, 대학 한국어학과, 온라인 강좌 등 매우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이러한 한국어 교육 수요 가운데, 하노이한국교육원은 주로 한국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 특히 이공계 분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좌를 지원하고 있다. 기존에는 인문사회계열 중심이었던 한국어 교육을 이공계열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하노이국립대 기술대학과 백과대학 등의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한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교육원이 운영·지원하는 한국어 수업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첫째, 베트남 북부의 초중등학교 가운데 한국어채택학교에 대해 베트남인 교원 배치, 교재비·문화수업 지원, 한국인 교사 파견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현재 79개 학교가 한국어를 채택하고 있으며, 그 중 절반 정도를 교육원이 지원하고 있다.
둘째,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지 대학과 협력해 온·오프라인 한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약 560명의 수강생이 참여하고 있다. 셋째, 이공계 대학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강좌는 연간 약 600명의 학생들이 수강 중이다.
이처럼 한국어채택학교의 운영 방식은 학교 자체 운영, 학원 위탁 운영, 교육원 지원 등 세 가지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운영 과정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예산 부족으로 인해 학교 자체 운영이 어렵고, 교육원의 법적 지위상 자체적인 강좌 개설이 불가능하여 현지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강사 인력 부족으로 인해 규모를 확대하는 데도 제약이 따른다.
교육원은 한국어교원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서류 평가와 모의수업 등을 통해 우수 교원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후 교원 연수를 통해 지속적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한국어 교사 양성과 관련해서는, 초중등학교에 배치된 한국어 교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교수법 및 평가법 중심의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하노이외국어대학교 한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면 한국어교원 자격이 주어지며, 한국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한국어교원 양성과정도 운영되고 있다. 해당 과정은 베트남 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현재는 호치민한국교육원이 주관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대학과 협력해 유학생 유치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최근에는 공공-민간 유학기관 간 협업 모델도 주목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교육원의 입장은.
-하노이한국교육원은 2024년 6월 교육부로부터 유학생유치센터 설치 승인을 받았다. 그 전까지는 박람회, 설명회, 정보 제공 등 기본적인 사업들을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한국 대학들과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 한국유학 설명회, 학교 봉사활동 등을 공동으로 운영해 온 경험이 있으며, 향후에는 한국 대학은 물론 지자체, 교육청과도 협력하여 보다 효과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교육원은 자체적인 한국유학 활성화 사업에 집중해왔고, 민간 유학기관과 협력한 사례는 아직 없다. 그러나 앞으로는 신뢰할 수 있는 민간 유학기관들과의 협력 및 교류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예정이다.
향후 베트남에서의 유학 수요 대응이나 한국어 교육 확대를 위해 준비 중인 계획이 있다면 소개를.
-하노이한국교육원은 교육부의 유학생 유치 정책, 유학생유치센터의 운영 방향, 교육원의 사업 성과, 그리고 현지 유학 희망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베트남 현지에 맞춘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한국 대학, 지자체, 교육청 등과 협력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베트남 현지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등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함으로써 한-베 학교 간 교류를 촉진하고, 한국유학에 대한 인지도도 더욱 높이고자 한다.
또한, 베트남 내 초중등 한국어채택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한국어 강좌도 확대함으로써 한국어교육 기반을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예비 유학생들이나 국내 대학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국과 베트남은 외교 경제협력에 있어 포괄적 협력관계로서 최상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양국 간의 인적자본을 통한 한국의 대학에 대한 유학 유치 및 양국의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대학들이 베트남 학생을 유치하면서 한사람 한사람을 유치 목적이 아닌 질적 교육과 한국생활 지원과 관심을 통한 교육을 부탁드리고 싶다.
한국 대학교에 진학을 한 베트남 학생들을 통해 지인, 친지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저희 하노이 한국어교육원을 통해 많은 베트남 학생의 ON/OFF 상담을 통해 꾸준한 한국대학의 진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는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노이 한국어교육원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에서 중간자 입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 대학과 베트남 학생간의 전향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도울 것이다.
□ 김현동 원장 프로필
2015년 4월~현재 부이사관,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인재양성부장, 전남대학교 행정본부장, 전남교육청 목포도서관장, 나주도서관장,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정책연수과장, 하노이 한국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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