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추미애 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불러 청문회를 하겠다는 계획을 밀어붙인 것과 관련, 민주당 지도부는 '사전에 상의된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3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전 대화는 없었고, 법사위 차원에서 의결된 것으로 (원내지도부는) 추후 통보받았다"고 했다.
문 원내대변인은 청문회 진행에 대해서는 "상임위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며 "지도부가 '해라', '하지 말아라' 할 내용이 아니다. 그대로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날 정청래 당대표의 부산·울산·경남 방문 일정을 수행한 권향엽 대변인도 부산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대법원장 청문회를 사전에 당 지도부와 논의한 것은 없다"며 "법사위원들이 합의해서 추진한 것"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도 강경론에 기운 입장을 보였다. 이성윤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한다면 어떡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마일리지를 쌓아간다", "탄핵 마일리지"라고 했다.
이 의원은 "대법원장은 신이 아니고 왕도 아니다. 헌법에 분명히 탄핵을 할 수 있다고 돼있고, 대법원장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면 탄핵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 의원은 조 대법원장의 헌법·법률 위반 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 의원은 특히 '만약 조 대법원장이 출석한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묻겠다'라는 질문에 "5월 1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사건"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조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저지른 내란혐의의 공모자라든지, 관련 재판 진행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이 대통령이 피의자인 형사사건을 '제1의제'로 꼽은 셈이다.
이 의원은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파기환송 판결 과정을 언급하며 "이렇게 대법원장이, 대법원에서 이상한 행동을 했으면 국민들은 이상하게 생각한다. 지역구 국민들께서 의문을 계속 제기한다. 그러면 당연히 파헤쳐야 한다"며 "그러니까 이런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 조 대법원장을 불러야 되고, 4인이 회동했느냐 2인이 회동했느냐 이건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해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라디오 진행자가 '이른바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이 이제는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되묻자 그는 "중요한 문제이기는 한데 그게 본질은 아니고, 조 대법원장이 왜 5월 1일에 이런 초유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했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최근 조 대법원장에 대한 민주당 공세의 시발점이 된 것이 바로 '한덕수 오찬' 의혹이었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대법원장) 출석 가능성은 모르겠다. 대법원장이 그동안 청문회에 나온 적은 없어서 그런 가능성은 실제로 저는 개인적으로 높지는 않다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자기가 떳떳하다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탄핵이라는 것은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조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만약에 사퇴하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수단은 당연히 탄핵이고, 그러면 탄핵 같은 경우는 자료 같은 것이 구비돼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