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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동부, 직장내괴롭힘 '가해자 셀프 조사' 지침 개정…'음료 3잔 횡령' 사건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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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동부, 직장내괴롭힘 '가해자 셀프 조사' 지침 개정…'음료 3잔 횡령' 사건 계기

사업주와 그 친인척 등 가해자로 신고된 사건에는 근로감독관 '선제적 직접 조사' 의무화

고용노동부가 지난 수년 간 '직장내괴롭힘 가해자 셀프 조사'를 방조한다는 지적을 받아 온 내부 지침을 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주가 가해자로 신고된 사건은 근로감독관이 선제적으로 직접 조사하게 하는 의무 규정을 뒀다.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관계자는 17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지난 15일 직장내 괴롭힘 사건 처리 지침을 개정했다"며 "괴롭힘 행위자가 사업주나 그 친인척 등일 경우, 조사의 객관성 담보를 위해 근로감독관이 선제적으로 직접 조사를 실시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장이 객관적 조사를 하도록 규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의무 규정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근로감독관이 선제적으로 직접 조사를 실시하게끔 지침상으로 정한 게 맞는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침 내용을 공개해달라'는 질문에는 "내부 지침이라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가해자 셀프 조사' 논란은 고용노동부가 2022년 직장내괴롭힘 관련 지침을 개정한 이후 꾸준히 불거졌다. 그 전엔 가해자로 지목된 이가 사장이나 그 친인척일 경우 사업장 자체 조사 없이 근로감독관이 사건을 조사해야 했으나, 2022년 노동부는 근로기준법 관련 조항(제76조의3 제2항)을 들며 사용자 자체 조사와 근로감독관 조사를 병행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해당 근기법 조항은 사용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발생을 인지한 즉시 지체 없이 조사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한 조항이다. 이는 가해자가 사장일 경우 독소조항으로 활용됐다. 사장이 조사 과정에 개입하거나,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외부 기관을 조사 업체로 선정하는 등의 문제가 반복해서 벌어졌다. 현실적 고려 없이 기계적으로 법 조항을 적용해 지침을 바꾼 결과였다.

노동부의 '가해자 셀프 조사' 허가 지침 논란은 충북 청주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가 아르바이트생의 음료 무단 취식을 문제 삼아 합의금을 받아 냈던, 이른바 '음료 3잔 횡령' 사건을 계기로 다시 거세졌다. 해당 아르바이트생이 점주를 직장내괴롭힘 가해자로 신고했지만, 노동부가 지침에 따라 사용자에게 셀프 조사를 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였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2일 관련 보도자료를 내 "특히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사용자가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가 많아, 피해 노동자가 셀프 조사를 감수하느니 문제 제기를 포기하고 떠나는 상황까지 내몰린다"며 "잘못된 지침, 가해자 셀프조사에 의존하는 근로감독관들의 안일하고 게으른 행태 때문에 피해자는 이중의 고통을 겪는다. 지침을 당장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용자가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로 신고된 경우 신고 노동자 보호를 위해 노동감독관이 직접 충분히 선제조사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노동부가 직장내괴롭힘 관련 '가해자 셀프 조사' 개선책 마련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졌다.

▲서울 시내의 한 카페. ⓒ연합뉴스
손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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