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국제공항과 인입철도, 신항을 하나로 연결하는 '트라이포트' 구축을 새만금 경쟁력의 핵심으로 내세워온 정부가 정작 이번 새만금 기본계획(MP) 공간계획에서는 한 축인 신항이 제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새만금신항 건설사업이 새만금계획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해양수산부 사업으로 신항 건설은 계속되고 있으며 새만금개발청 역시 2040년까지 총 9개 선석을 구축하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2011년 이후 새만금 내부개발과 연계된 핵심 기반시설로 MP에서 다뤄져 온 신항이 왜 이번 MP에서는 공간계획 밖으로 밀려났느냐는 점이다.
지난 20일 공개된 새만금 MP 변경안은 산업용지를 기존보다 2.1배 늘어난 37.5㎢로 확대하고 산업거점도 1곳에서 4곳으로 늘리는 등 새만금을 '기업 중심 산업도시'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자동차의 9조 원 투자를 비롯해 AI·로봇·수소와 RE100 등 미래산업 수요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하지만 대규모 제조업과 산업시설에서 발생할 수출입 물동량을 담당할 새만금신항은 이번 MP의 공간구조와 산업거점에서는 제외된 것이다. 산업용지는 2배 늘리면서 물류를 담당해야 할 새만금 신항은 공간계획서 분리시키는 모순이 생긴 것이다.
새만금신항의 기본계획(MP)상 위상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번 변화는 더욱 눈에 띤다.
2011년 3월 확정된 최초의 새만금 종합개발계획(MP)에는 '새만금 신항만 건설'이 기반시설 계획으로 명시됐다.
당시 정부는 새만금 내부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 물류시설로 신항을 배치하고 단계적으로 항만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4년 새만금개발청 출범과 특별법 체제에 맞춰 MP가 다시 수립됐을 때도 신항과 새만금 내부개발의 연결구조는 유지됐다.
새만금 내부단지 개발시기에 맞춰 부두와 배후단지를 확충하고 새만금 내부와 신항을 연결하는 도로와 철도를 건설하는 계획이 반영됐다.
2021년 MP 재정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새만금을 그린뉴딜과 신산업 중심지로 재편하면서 신항은 새만금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을 처리하고 중국·동남아시아 등과 연결하는 환황해권 거점항만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따라서 2011년→2014년→2021년으로 이어지는 MP의 흐름에서 신항과 새만금 내부 산업·물류체계의 기능적 연결은 계속 유지돼 온 셈이다.
특히 이번 MP 재수립 과정에서도 처음부터 신항을 제외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새만금개발청이 마련한 MP 재수립 가안에서는 새롭게 설정한 4개 산업거점 가운데 제3산업거점에 수변도시와 새만금신항을 함께 배치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면서 군산시와 당시 민주당 신영대 전 국회의원 측에서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신영대 전 의원은 "특별법 적용 대상이 아닌 시설을 새만금 기본계획에 포함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법적 적합성을 흔들 수 있다"면서 "신항만을 특정 권역과 연계하는 듯한 표기나 이미지 삽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만금특별법에 따른 MP의 공간적 범위는 기본적으로 새만금방조제 내측인 반면 신항은 방조제 외측에 있고, 해양수산부가 '신항만건설촉진법'에 따라 별도로 추진하는 국가항만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더구나 신항을 특정 산업거점에 포함시키는 것이 '군산과 김제' 사이에서 진행 중인 신항 관할권 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김의겸 당시 새만금개발청장(현 군산김제부안갑 국회의원)은 지난해 12월 "신항이 포함된 안은 여러 가안 가운데 하나"라며 "최종안에는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군산과 김제의 관할권 갈등과 관련해서도 새만금개발청이 지역 간 갈등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MP에서 신항을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결국 새만금의 산업·물류계획 자체의 변화보다는 '신항의 법적 위치'와 '군산·김제의 관할권 갈등'이 이번 MP에서 신항을 공간적으로 분리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새만금 전체 개발계획의 정합성 측면에서 적절한지를 놓고는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MP가 새만금의 산업기능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산업용지를 2배 이상 늘리고 현대차를 비롯한 대규모 기업 투자를 끌어들이면서 정작 이들 산업의 물류를 담당할 국가항만을 새만금의 최상위 공간계획에서 분리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전북 군산 김제부안을)은 지난 26일 열린 국회 예결위 경제부처 종합질문에서 황종우 해수부 장관에게 "새만금 신항만은 2014년과 2021년 기본계획(MP)에 반영돼 있었는데 갑자기 사업면적에서 빠진다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혹시 확인한 바 있느냐"고 물었고 황 장관은 이에 대해 "(부처 간) 협의할 때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저는 당연히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새만금청에서 반영해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박지원 의원은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을 대상으로 "해수부 장관의 말을 들었는데 새만금 신항만이 방조제 외측에 있지만 어차피 물동량을 소화하려면 수변도시 등 새만금 내의 사업계획과 연계해서 개발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은 이에 대해 "해수부와 협의해서 검토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공항·철도·항만을 연결한 '트라이포트'를 새만금의 경쟁력으로 강조하면서 그 한 축인 새만금 신항은 기본계획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일관성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과거 MP와 달라진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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