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는 기대에 못 미쳐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충실해서 실패했다. 자유주의는 성공해서 실패했다."
2010년대 말 보수주의 사상가 패트릭 드닌은 <왜 자유주의는 실패했는가>에서 이렇게 언급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자유 민주주의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직설적으로 '왜 자유민주주의는 실패했는가?' 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MIT 교수인 대런 아세모글루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1992년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말'이라는 논문에서 자유주의가 공산주의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역사는 끝났다고 주장할 때 까지만 해도 자유주의적 개념과 결합된 민주정은 역사의 최종적인 승리자인 것처럼 비쳐졌는데 말이다.
대런 아세모글루의 분석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세 가지 약속을 바탕으로 널리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첫째는 공유다. 민주정은 번영과 그 번영의 공유를 약속했다. 어느 집단도 뒤쳐지지 않도록.
둘째는 하수구다. 공공서비스다. 지금까지 많은 비민주적 정부들이 보건, 교육, 도로, 하수구의 제공을 거의 완전히 외면해왔기 때문에 공공서비스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였다.
셋째는 목소리다. 민주정은 제약되지 않는 목소리와 자치도 약속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고, 타운홀 미팅에서 숙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출발하여 저자는 시대의 변화를 조광하며 자유주의의 위기를 꼼꼼하게 분석해낸다. 저자의 대안은 '노동계층 자유주의'.
"미래의 자유주의에는 새로운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며, 이는 새로운 이데올로기와 새로운 정책 아젠다 둘 다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비자유주의적 위선을 폭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민주적 운동이 알아서 소진되기를 기다리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자유주의가 지탱되려면 다시 지어져야 한다…오로지 자유주의의 근본 가치들로, 즉 표현의 자유, 공동체, 그리고 공동 번영을 위한 건실한 실천으로 돌아가야만 가능할 것이다. 요컨대, 자유주의의 재탄생은 노동계층 자유주의에서 나와야 한다."
때마침 후쿠야마 교수가 2026년 9월 <마지막 인간의 영역에서>출간을 앞두고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조금은 염세적이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가 가져다 준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거치다가, 이에 지루함을 느끼고 스스로 체제를 파괴하려 드는 순환적 시스템에 갇혀 있는지 모른다…권위주의와 전쟁으로 우리 자신을 던져 넣었다가, 거기에 피로감을 느끼면 '아, 어쩌면 다시 자유민주주의로 돌아가야 할지도 몰라'라고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