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5·18 유공자 명단 공개와 심사 강화를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 발의를 예고한 뒤 온라인상에서 '가짜 유공자' 의혹이 확산하면서, 다른 국가유공자와 마찬가지로 법에 따라 비공개되는 명단을 5·18만의 문제처럼 몰아 정치적 공격에 활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이 의원은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공개포럼'을 주최했다. 당시 일부 참석자들이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고 전두환 신군부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이 의원은 자신의 SNS에 5·18을 '폭동'으로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고, 유공자 명단과 공적 정보를 공개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법률 개정안 발의를 예고했다.
또 자신이 등장한 기사의 댓글을 첨부하며 "댓글 79개 중 한 개 빼고 모두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댓글이다"고 적으며 명단 공개를 거듭 부각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2018년 5·18 유공자의 이름과 공적 사유가 개인 식별정보에 해당하고,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국가보훈처의 비공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법원은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 고엽제 피해자, 특수임무유공자 등의 명단도 공개되지 않는다"며 "5·18 유공자만 예외적으로 비공개한 것이 아니다"고 명시했다. 해당 판단은 지난 2020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희송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교수는 "공개될 수 없는 내용을 계속 공개하라고 요구하면 마치 무언가 감추고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명단을 실제로 공개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5·18을 폄훼하는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공자 심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5·18뿐 아니라 독립·참전 등 모든 유공자 제도에 존재한다"며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면 유공자 지정을 취소하고 지원금을 환수하는 등 같은 기준으로 처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유공자의 등록 과정에서 오류가 확인된다고 해도 전두환 신군부의 헌정 문란 행위에 맞선 시민들의 정의로운 저항이라는 5·18의 역사적 평가와 사법적 판단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태찬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상임부회장은 명단과 심사자료를 관리하는 국가보훈부가 적극적으로 법적 원칙을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부회장은 "전체 유공자 명단은 5월 단체가 아니라 보훈부가 관리하고 있고, 단체가 보유한 회원 명단도 당사자 동의 없이 공개할 수 없다"며 "명단과 공적 공개를 요구하려면 5·18만 지목할 것이 아니라 다른 유공자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18 단체가 해명해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국가기관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며 "보훈부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명단을 누가 관리하고 왜 공개할 수 없는지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지금처럼 논란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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