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전주에서 꽃피운 출판문화의 상징인 ‘완판본’을 전주의 대표적인 문화자산이자 도시브랜드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전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김동헌 의원(삼천1·2·3동, 효자1동)은 16일 열린 전주시의회 제434회 제1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전주의 소중한 기록문화유산인 완판본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전주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도시의 자산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완판본은 단순히 전주에서 만들어진 옛 책을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완판본은 조선시대 전주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출판한 방각본으로, 전주에서는 서계서포·칠서방 등 민간 출판업소가 목판 등을 활용해 다양한 서적을 대량으로 간행했다. 교육용 서적과 생활 관련 책은 물론 한글 고전소설까지 출판되면서 지식과 문화가 지역과 민간으로 확산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전주는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인쇄문화가 발달하면서 한지와 판각, 목공 등 관련 기술과 인력이 모였고, 조선 후기에는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출판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전주시 역시 완판본이 전주에서 왕성하게 전개된 출판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문화유산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역사적 자원이 현재 전주의 도시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자산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완판본의 글씨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전주완판본체’를 주목했다. 전주의 역사와 출판문화에서 탄생한 서체를 문화행사와 관광안내, 공공디자인, 기념품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해 ‘전주의 글씨’로 자리매김시키자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를 위해 ‘전주시 완판본체 보전·진흥 및 활용에 관한 조례’ 제정, 공공디자인과 도시홍보 분야의 완판본체 활용 확대, 웹·모바일 환경에 맞춘 서체 고도화 등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완판본은 다른 도시가 만들어낼 수 없는 전주의 역사적 자산”이라며 “한옥이 전주의 공간을 보여주고 한지가 전주의 손길을 보여준다면, 완판본체는 전주의 생각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글씨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판본을 과거의 책으로만 보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출판·디자인·관광·콘텐츠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지역의 문화적 원천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문화유산은 전시관 안에 보관하는 것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일상에서 사용하고 기업이 상품에 담을 때 현재의 문화가 되고 미래의 자산이 된다”며 “완판본과 완판본체가 전주의 거리와 문화, 관광과 산업 속에서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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