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민간인 살상 우려에도 약 1톤(t) 규모 대형 폭탄을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급할 예정이라는 보도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MK-84 2만 발·BLU-117 2만 발 등 2000파운드(약 907kg)급 대형 폭탄 4만 발을 포함한 이스라엘에 대한 28억달러(약 3조8300억원) 규모 군사 지원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하 벙커 파괴용 I-2000 관통탄두 2만 발도 공급 예정 물량에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 무기들은 판매 형식을 취하지만 미국이 매년 이스라엘에 배정하는 38억 달러(5조2000억 원) 군사 지원금을 통한 것으로, 사실상 납세자 세금을 통한 지원이다.
<뉴욕타임스>(NYT), <AP> 통신 등도 유사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MK-84를 비롯한 대형 폭탄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일상적으로 투하해 민간인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2024년 7월13일 최소 90명이 죽고 300명이 다친 가자지구 남부 지중해 연안 알마와시 난민촌에 대한 폭격에도 907kg급 폭탄 8발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은 MK-84를 포함한 대형 폭탄들이 폭발 때 최고 3200도에 달하는 고열을 내 전쟁 발발 이래 가자지구에서 2842명 가량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흔적도 없이 "증발"시킨 것으로 추산된다고 가자지구 민방위 집계를 통해 전했다. 극심한 고온에 직면한 인체가 핏자국과 작은 살점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전임 미 행정부는 2024년 5월 난민이 집중돼 있던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을 우려해 907kg급 폭탄 1800발을 포함한 무기 선적을 중단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해당 선적 보류를 뒤집고 한 달 뒤 MK-84 및 BLU-117 3만5000발이 포함된 이스라엘에 대한 27억 달러(3조7000억 원) 규모 무기 공습을 승인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래 이달 15일까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7만3789명이 숨지고 17만4798명이 다쳤다. 지난해 10월 '휴전' 발효에도 이스라엘 공격이 거의 매일 계속돼 그 이후에만 1375명이 숨졌다.
이번 지원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란 전쟁과 가자지구 종전안을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각을 세우는 듯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무용지물이 된 6월 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때 이스라엘의 요구를 거의 무시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은 가자지구 평화위원회의 하마스 무장해제 합의를 지난달 거부했다.
다만 중간선거를 50일가량 앞둔 상황에서 미국인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는 약화하는 추세다. 지난 7월 공개된 AP-NORC 여론조사에서 미국 성인 응답자 3분의 1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genocide)을 저질렀다고 봤다. 응답자 40%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공화당원 사이에선 이러한 의견이 21%에 불과했지만, 이스라엘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15%로 2024년 조사(39%) 대비 반토막 났다.
같은 달 공개된 미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들의 이스라엘 정부 및 국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가자지구 전쟁 전보다 훨씬 커졌다. 이 조사에서 이스라엘 정부에 비호의적이라고 답한 미국 성인 응답자 비율은 2022년 43%에서 2026년 62%로 급등했고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비호감도도 같은 기간 25%에서 42%로 크게 올랐다.
한편 14일 미국 방송 NBC는 전쟁부 감사관실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이란 전쟁으로 인한 탄약의 전략적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쟁부는 보고서에 지난 2월 말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개시한 이후 "탄약 소모로 인해 전략적 재고 부족이 발생했으며, 탄약 재보급을 위한 과정에서 방위산업 기반의 병목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재보급 문제에서 가장 큰 병목에 대해 고체 로켓 모터 생산, 고성능 폭약·추진제의 수급, 숙련된 제조 인력 채용 분야 라고 설명했다. 또 패트리엇과 토마호크 등 미군 정밀유도무기 역시 이들 분야와 관련해 수급 문제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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