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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의 먹거리 이야기] ⑤곤충을 먹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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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의 먹거리 이야기] ⑤곤충을 먹는다는 것

혐오를 넘어설 수 있을까?

▲ 바삭하게 튀겨 소금을 뿌린 식용곤충. 낯설어 보이지만 세계의 20억 명은 이미 이런 곤충을 일상으로 먹는다. 고단백에 미량영양소를 갖췄고 같은 단백질을 훨씬 적은 사료와 물로 얻는다. 남은 것은 '먹을 마음'이라는 한 걸음이다. ⓒ프레시안(문상윤)

단백질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가장 큰 거부감을 부르는 후보가 곤충이다. 접시 위의 벌레를 상상하는 것만으로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시야를 넓혀 보면 사정이 다르다. 이미 세계의 20억 명이 곤충을 일상의 음식으로 먹는다. 어쩌면 낯설어하는 쪽이 소수인지도 모른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2013년 보고서에서 곤충을 식량과 사료 안보의 유망한 자원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에서 사람이 먹는 곤충이 1900종을 넘고 최소 20억 명의 전통 식단에 곤충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딱정벌레와 애벌레, 메뚜기와 귀뚜라미가 대표적이다. 우리에게도 곤충은 아주 낯선 음식이 아니다. 메뚜기볶음과 누에 번데기는 오래전부터 밥상과 간식에 올라 있었다.

영양의 관점에서 곤충은 훌륭한 단백질원이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필수아미노산을 고루 갖췄으며 불포화지방과 철·아연·비타민 B12 같은 미량영양소도 지녔다. 특히 말려서 가루로 만들면 단백질 함량이 상당히 높아진다.

진짜 강점은 생산 효율에 있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는 데 귀뚜라미는 소보다 여섯 배 적은 사료면 충분하다는 것이 앞선 보고서의 분석이다. 물과 땅도 훨씬 적게 쓰고, 온실가스와 암모니아 배출도 가축보다 적다.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키울 수 있어, 도시 안에서의 생산도 가능하다. 축산의 환경 부담을 줄이려는 흐름에서 곤충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가장 높은 벽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다. '몸에 좋고 환경에도 좋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벌레의 형태 앞에서 선뜻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업계가 택한 길은 형태를 감추는 것이다. 곤충을 곱게 갈아 가루로 만든 뒤 단백질바와 과자, 시리얼, 국수에 넣는다. 사람 식품에 앞서 반려동물 사료나 양식 어류의 먹이로 먼저 쓰이기도 한다. 이름을 다듬는 노력도 있다. 갈색거저리 유충을 '고소애'라 부르는 식이다. 거부감을 낮추는 관건은 곤충을 통째로 내미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음식 속 재료로 스며들게 하는 데 있다.

한국은 제도적으로도 이 흐름을 받아들여 왔다. 메뚜기와 누에 번데기, 백강잠은 전통적으로 먹어 온 식품이고 2010년대 들어 갈색거저리 유충과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등이 잇달아 식품 원료로 인정됐다. 소화가 잘되고 영양이 밀도 높아 씹고 삼키는 힘이 약해진 고령자나 회복기 환자의 영양식으로도 쓰인다.

다만 조심할 점이 있다. 알레르기다. 곤충은 새우와 게 같은 갑각류와 단백질 구성이 닮아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곤충에도 교차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어떤 환경에서 무엇을 먹여 길렀는지에 따라 위생과 중금속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안전하게 관리된 사육과 가공이 전제되어야 한다.

곤충은 영양과 환경 두 측면에서 분명히 뛰어난 단백질원이다. 그러나 그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문화와 형태가 정한다. 번데기와 메뚜기를 먹어 온 우리에게는 그 문턱이 서구보다 오히려 낮을지도 모른다. 미래의 밥상에서 곤충이 차지할 자리는 결국 우리가 그것을 어떤 모습으로 만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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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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