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의 천주교 유적이 마침내 국가사적이 됐다.
국가유산위원회 사적분과위원회는 지난 9일 제9차 회의를 열고 ‘완주 남계리 유적’의 국가지정문화유산(사적) 지정안을 출석위원 14명 전원 찬성으로 원안가결했다.
앞서 남계리 유적은 지난 4월 국가유산위원회에서 사적 지정을 검토한 뒤 6월 17일부터 7월 16일까지 30일간 지정예고 절차를 거쳤다. 8월 회의에서는 사적 명칭에 대한 자료 재검토를 이유로 심의가 한 차례 보류됐지만, 이번에 최종 지정 결정이 내려졌다.
남계리 유적은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 169-65번지에 위치하며, 지정 범위는 1필지 610㎡로 관리단체는 전주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으로 제시됐다.
이곳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권상연과 신유박해 때 순교한 윤지헌의 묘역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1년 발굴조사를 통해 세 사람의 묘와 백자사발에 기록된 내용이 확인되면서 유적의 역사적 실체가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위원회 현지조사에서도 1797년 구베아 주교의 서한을 비롯해 김대건 신부 서한집과 정조실록·순조실록 등에서 세 사람에 관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어 인물과 장소의 진정성이 인정된 것으로 평가됐다.
남계리 유적의 가치는 순교자들의 묘역이라는 종교적 의미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가유산위원회는 이곳이 인근의 유항검 관련 유적들과 함께 조선 후기 사회상과 천주교의 전래 및 박해 과정, 진산사건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을 집약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유적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조선의 전통적인 사회질서와 새롭게 유입된 천주교 신앙이 충돌했던 시기의 흔적을 실제 유적과 문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종교사적 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완주군도 그동안 국가사적 지정을 위해 관련 유적의 조사·연구와 보존에 힘을 쏟아왔다.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와 학술조사를 진행하고 천주교 전주교구와 협력해 관련 사료를 정리하는 등 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규명해 왔다.
국가사적 지정으로 남계리 유적은 앞으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특히 완주군에는 이미 위봉산성과 임진왜란 웅치전적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돼 있어 남계리 유적은 완주에서 세 번째 국가사적이 됐다.
완주군은 남계리 유적을 주변 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해 전시·교육·답사가 가능한 역사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고 2027년 세계청년대회와 연계한 순례 명소로도 육성할 계획이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완주 남계리 유적 국가사적 지정은 지역 역사자원의 가치를 발굴하고 전문기관과 지역사회가 함께 국가유산으로 발전시킨 의미 있는 성과”라며 “역사자원의 조사·연구와 국가사적 지정을 확대해 국가유산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세계와 연결되는 문화유산도시 완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