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12일 째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외해로 돌려보내기 위한 유도작전이 또다시 실패했다. 첫 발견 당일부터 시작된 외해 유도와 자연 이탈 관찰, 관계기관 대책회의에 이어 선박과 워터펌프까지 동원됐지만 부캉이는 여전히 수로에 남았다.
부캉이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8일로 이날 오전 8시57분께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길이 3~4m가량의 상어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해경과 소방, 국립수산과학원 등이 현장 대응에 나섰다. 상어는 흉상어과에 속하는 무태상어로 추정됐다. 첫 발견 당시에도 해경은 중앙해양특수구조단과 연안구조정, 경비함정 등을 투입해 약 6시간 동안 상어를 수로 밖으로 유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해경과 소방은 무리하게 몰아낼 경우 상어가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의견에 따라 같은 날 오후 3시15분께 유도작업을 중단했다. 이후에는 직접 포획하지 않고 스스로 외해로 빠져나갈 때까지 지켜보는 방향으로 대응 방침을 바꿨다. 하지만 부캉이는 수로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 23일까지 엿새째 같은 수로에서 발견되는 등 장기 체류 조짐을 보였고 '북항'과 상어를 합친 '부캉이'라는 애칭까지 붙으면서 시민들의 관심도 빠르게 커졌다.
이에 관계기관은 결국 자연 이탈을 기다리는 방식에서 직접 외해로 유도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부산시는 지난 28일 북항에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29일 오전 선박과 워터펌프를 활용해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기로 결정했다. 상어를 직접 포획하거나 강한 물리적 자극을 주는 대신 수로 안쪽에서 물줄기와 소음, 진동 등을 발생시켜 상어가 스스로 외해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이에따라 29일 오전에는 해경과 소방 등의 구조정이 투입돼 본격적인 작전에 들어갔다. 당초 오전 10시 시작할 예정이었던 작업은 부캉이 위치 확인과 준비작업 등을 거쳐 오전 11시께 시작됐다. 관계기관은 선박과 워터펌프를 동원해 부캉이 뒤쪽에서 물줄기를 쏘고 이동 경로를 차단하면서 외해 방향으로 몰아내려 했다.
하지만 부캉이는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워터펌프에서 발생한 물줄기와 포말에도 외해 방향으로 이동하지 않고 오히려 구조정을 피해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하거나 선박 사이로 빠져나가면서 수로 안을 계속 맴돌았다. 오전에만 1시간40분가량 유도작업이 이어졌지만 수로를 빠져나가지 않았다.
관계기관은 부캉이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을 고려해 한 차례 작업을 중단했다가 오후에 다시 유도작전에 나섰다. 그러나 오후 작업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소방과 해경 구조정 등 선박 5척이 투입됐지만 부캉이는 물줄기를 피해 수로 안쪽을 오가며 외해 방향으로 이동하지 않았다. 결국 관계기관은 이날 외해 유도작전을 종료했다.
이번 작전으로 선박과 워터펌프만을 이용해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수로 폭이 넓어 선박만으로 이동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고 부캉이가 물줄기와 소음·진동에도 예상만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어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어 장시간 강한 압박을 가하는 방식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구조작업의 제약으로 작용했다.
관계기관은 다음 단계로 '그물 유도'를 검토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북항 인공수로의 폭과 수심에 맞춰 제작한 그물을 이용해 부캉이 뒤쪽의 이동 공간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외해 쪽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앞서 부산시도 지난 28일 대책회의에서 선박과 워터펌프를 이용한 방식이 실패할 경우 맞춤형 그물망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맞춤형 그물이 현장에 도착하면 부산시 주관으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다시 열어 구체적인 유도 방법과 안전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달 2일 그물을 이용한 외해 유도작업을 다시 시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부캉이가 북항 수로에 들어온 지 12일째를 맞은 가운데 다음 구조작업에서는 그물을 활용한 방식이 실제 외해 복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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