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30일 '새만금 토론회'에서 "'부앙부앙'한 개발을 넘어 환경과 지역이 상생하는 새만금의 진짜 새 판을 짜자"며 기본계획 수정안의 6대 허점을 찌른 후 실질적 대안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부앙부앙하다'는 말은 주로 전라도 지역 등에서 쓰이는 방언으로, '사실과는 무관하게 터무니없이 아무 말이나 한다' 또는 '실속 없이 말이나 행동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허풍을 떨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정현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전북자치도의회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새만금 새판짜기 정책토론회'에 지정토론자로 참석해 "새만금 기본계획에 뚫려 있는 치명적인 구멍들을 메우지 않으면 또다시 '희망고문 시즌2'라는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지 모른다"고 일갈했다.
그는 먼저 준설량 축소의 허구성과 환경·수질 파괴 문제를 제기했다.
변경안에서 매립면적은 기존 240.5㎢에서 169.6㎢로 29.5% 줄었는데 준설량은 7억1000만톤에서 6억2000만톤으로 9000만톤, 단 12.7% 축소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매립 면적은 30% 가까이 쳐내면서 바다 밑바닥을 파헤치는 준설은 고작 12.7%만 줄이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정현 공동대표는 "매립면적이 줄어든 만큼 준설량도 획기적으로 더 줄여야 한다"며 총사업비 적정성과 새만금개발공사의 재정 자생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도 제기했다.
정부는 2011년 기본계획 수립 당시 불변가치 기준으로 사업비를 산정했고 새만금개발공사가 개발할 신규 산업·도시용지 20.2㎢에 대해 공사채를 단계적으로 발행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공사의 납입자본금 5배, 즉 약 7조5000억원까지 공사채 발행이 가능하다는 계산만 믿고 있지만 원자재값과 공사비 인상 등 향후 사업비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전망이라는 지적이다.
이정현 공동대표는 "부동산 경기 악화 속에 공사가 이 엄청난 재정부담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무리한 공사채 발행은 결국 도민과 국민의 짐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배전망 없는 10기가와트(GW) 에너지 계획과 입주기업과의 시간표 불일치도 이번 기본계획의 허점이다.
10GW의 전력을 만들겠다면서 정작 산단으로 전기를 보낼 전용 송배전망 계획은 통째로 빠져 있으며 현대차 등 입주기업들은 당장 2~3년 뒤(2029년 전후)에 쓸 'RE100 전기'를 원하는데 정부의 풍력은 10년, 수상 태양광은 7~8년 뒤에나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정현 공동대표는 "식당 문은 내후년에 열리는데 쌀은 10년 뒤에 배달되고 그나마 온 쌀도 한전 RPS로 남한테 팔아버리는 격"이라고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이밖에 △대기업 특혜와 위험천만한 SMR(소형모듈원자로) △수변도시 중심의 '복합도시용지' 재편의 실현 가능성과 실제 수요 여부 △매립면적 축소에 따른 내부 연결도로 등 인프라 계획의 즉시 수정 등의 문제도 제시했다.
이정현 공동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혁신적 대안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며 "매립 최소화와 '영농형 태양광'을 통한 'RE100 즉시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리한 매립 대신 농생명용지에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3GW)과 유휴부지를 활용해 3년내 1GW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비홍수기 관리 수위 상향(0m)과 해수유통을 바탕으로 친환경 조력발전까지 결합하여 환경파괴 없는 기저전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분산형 전력망과 공공 전력거래 플랫폼 구축도 대안으로 나왔다.
이정현 공동대표는 이와 관련해 "초고압 송전선 대신 역내 소비용 마이크로그리드와 저장장치(BESS)를 구축하고 전북자치도 주도의 공공플랫폼으로 중소·중견기업까지 RE100 전력을 공정하게 나눠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대표는 "산업 우선, 기존도시 연계 상생개발을 해야 한다"며 "인위적 신도시 조성을 철회하고 도시용지는 '산업용지'나 '전략적 유보지'로 전환해야 한다. 주거는 군산·익산·전주를 재활용하고 광역교통망을 연결하는 것이 진짜 전북 상생"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현 공동대표는 또 "새만금위원회도 전면 개편되어야 한다"며 "서면결의와 밀실행정을 반복하는 종이 회의 기구가 아니라 어민과 시민사회, 지역 전문가가 참여하여 실질적인 민주적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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