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시철도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재수 부산시장이 시의회의 '부적격' 판단에도 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을 단행했다. 같은 판단을 받은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인선은 보류했다.
22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전 시장은 전날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부산교통공사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지난 8일 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부적격 의견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지 13일 만이다. 시의회와의 갈등을 감수하더라도 시민의 발이 묶일 수 있는 교통공사의 경영 공백부터 해소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임명을 서두른 배경에는 도시철도 파업 위기가 있다. 부산교통공사 노사는 양산선 연장 구간 인력 충원과 임금·안전인력 문제 등을 놓고 18차례 교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최종교섭마저 결렬되면 노조는 23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부산시는 필수 유지 인력을 투입해 도시철도 운행률을 평일 기준 평균 75%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버스 증편과 택시 집중 배치 등 비상수송대책도 마련했지만 시민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임 사장의 임기가 지난달 25일 끝난 상황에서 노사협상과 안전관리를 책임질 수장 공백을 더는 방치하기 어렵다는 것이 부산시의 판단이다.
전 시장은 시의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공사의 시급한 현안 해결과 책임 있는 기관 운영을 당부했다. 부산시는 김 신임 사장의 서울교통공사 경영 경험을 높이 평가하며 임명을 제한할 중대한 결격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다수인 시의회의 반발도 거세다. 인사청문특위는 김 사장의 과거 공공기관 재직 당시 의사결정과 퇴직 후 재취업 과정의 이해충돌 우려, 임기 중 사퇴 전력 등을 부적격 사유로 지적했다. 김보언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앞서 임명 강행 시 시의회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는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당시 부산시장은 2021년 민주당 다수 시의회가 부적격 의견을 낸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를 모두 임명했다. 당시에도 기관장 공백에 따른 현안 해결의 시급성이 임명 근거로 제시됐다.
시의회의 부적격 의견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인사 검증에서 제기된 문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전 시장이 선거캠프 출신 인사 논란을 빚은 김명수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시급한 교통공사 인사는 우선 처리하되 시설공단 인선은 추가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전 시장의 선택으로 교통공사 수장 공백은 해소됐지만 시의회와의 갈등, 노사협상이라는 두 현안은 그대로 남았다. 임명권을 둘러싼 공방과 별개로 김태호 신임 사장에게는 당장 파업 위기를 넘겨야 할 책임이 주어졌다. 사장 임명은 끝났지만 시민의 출근길을 지키기 위한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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