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해양과학조사가 금지된 우리나라 내수(內水)의 해저 지형정보가 국내 민간업체를 거쳐 외국계 해상풍력 사업자에게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을)이 기후에너지부와 해양수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국계 해상풍력 사업자가 국내 업체에 용역을 발주해 내수의 수심과 해저 지형을 조사한 사례가 확인됐다.
내수는 영해 기선 안쪽에 있는 수역으로 대한민국의 완전한 주권이 미치는 해역이다. 수심과 해저 지형 정보는 잠수함 항행과 군사작전 등에 활용될 수 있어 국가 안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행 해양과학조사법은 외국인이 우리나라 영해에서 해양과학조사를 하려면 해양수산부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내수에서는 외국인의 조사를 허용하지 않는다.
외국인이 주식이나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한 국내법인도 법률상 대한민국 국민의 범위에서 제외된다.
이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내수에서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해상풍력 사업은 41개로, 이 가운데 외국인 출자비율이 50%를 초과하는 사업은 10개였다.
이들 10개 사업 중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한 사업은 4개다.
이 가운데 2개 사업은 영해에서 해수부 허가를 받아 해양조사를 진행했지만, 나머지 2개 사업은 외국계 사업자가 국내 민간업체에 용역을 맡겨 내수의 수심과 해저 지형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외국계 사업자가 국내 업체를 통해 해양정보를 확보하는 경우 이를 관리하거나 제재할 법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현행 해양과학조사법에는 외국인이 국내 업체에 내수 조사를 의뢰하고 조사 결과를 제공받는 행위를 별도로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
해수부가 제출한 자료에서도 외국 기업의 해양과학조사나 내수 해저 지형 정보 제공을 직접 적발하거나 관계기관으로부터 통보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이에 따라 해양조사의 직접 수행자뿐 아니라 실제 의뢰자와 조사결과의 최종 제공대상까지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국가 안보와 직결될 수 있는 해저 지형 정보는 보안등급까지 정해 관리하면서 정작 외국 기업이 국내 업체를 통해 어떤 정보를 확보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보 유출을 막겠다면서 정보가 어디로 흘러가는지조차 모르는 것은 해수부의 해양정보 보안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해양정보 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조사 주체뿐 아니라 실제 의뢰자와 조사결과의 최종 제공대상까지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국정감사에서 해수부의 책임을 묻고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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