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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자 특수식도 공급 중단 180일 전 보고…박용갑 의원, 희귀질환관리법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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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자 특수식도 공급 중단 180일 전 보고…박용갑 의원, 희귀질환관리법 개정안 발의

저단백 즉석밥 1700원짜리 최대 1만3000원에 사…미국은 2022년 분유 대란 뒤 '핵심식품'으로 관리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프레시안DB

선천성대사이상질환자가 평생 먹어야 하는 저단백 즉석밥과 특수조제분유의 공급을 국가가 관리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대체 제품이 없는 특수식은 정부가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생산이나 수입을 멈추려면 180일 전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은 23일 이런 내용의 「희귀질환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선천성대사이상질환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태어날 때부터 부족하거나 없는 희귀질환이다. 단백질을 먹으면 분해되지 못한 대사 산물이 몸에 쌓여 지적장애 등 장애가 생기고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고기나 생선뿐 아니라 쌀에도 단백질이 들어 있어 환자들은 일반 밥 대신 단백질을 줄인 즉석밥과 특수조제분유로 평생 식단을 관리해야 한다. 이들에게 특수식은 치료의 일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산정특례에 등록된 선천성대사이상질환자는 28개 질환 863명이다. 19세 미만이 630명, 19세 이상이 233명이다. 질환별로는 페닐케톤뇨증 등 고페닐알라닌혈증이 280명으로 가장 많고 요소회로대사장애와 시트룰린혈증이 뒤를 이었다.

19세 미만 환아는 보건복지부의 '선천성대사이상 검사 및 환아관리사업'으로 특수식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성인 환자는 이 사업 대상이 아니다. 성인 환자들은 환아에게 배정하고 남은 물량을 경쟁적으로 사거나 품절되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웃돈을 주고 사야 했다.

박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환자들은 정가 1700원인 저단백 즉석밥을 최대 1만 3000원에 사 왔다. 정가의 7.6배다. 의원실이 확인한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같은 제품이 개당 3000~6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질병관리청은 환자들이 전화와 국민신문고로 민원을 거듭 낸 뒤에야 공급 부족을 알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6월 CJ제일제당,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7월부터 성인 환자 구매 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협약이어서 공급이 다시 부족해지거나 중단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1인당 구매량도 분기마다 13박스(312개)로 제한돼 환자들은 모자란 물량을 여전히 온라인에서 사고 있다.

공급 구조도 취약하다. 저단백 즉석밥과 특수조제분유를 만드는 국내 업체는 품목별로 1곳씩 2곳뿐이고 수입 업체도 1곳이다. 한 곳만 생산이나 수입을 멈춰도 환자들이 대체 제품을 찾기 어렵다.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공급을 중단하려면 180일 전에 공급 부족이 예상되면 그때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특수식에는 이런 장치가 없어 생산이 끊기거나 공급이 부족해져도 정부가 미리 대응할 수 없다.

미국은 2022년 대형 분유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영아용 분유와 대사질환 특수분유가 품귀를 빚자 같은 해 12월 법을 고쳐 영아용 조제식과 환자용 의료식품(Medical Food)을 '핵심식품(Critical Food)'으로 규정했다. 제조업체는 공급 차질을 부를 수 있는 생산 중단이 생기면 5영업일 안에 식품의약국(FDA)에 알려야 하고 공급 차질에 대비한 위험관리계획도 갖춰야 한다.

개정안은 국가가 희귀질환자 단체 등을 통해 특수식 수요를 조사하도록 했다. 대체 제품이 없거나 공급이 끊기면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가 생길 수 있는 식품은 '공급안전관리대상' 식품으로 지정한다. 지정된 식품은 공급 중단 180일 전에 정부에 보고하도록 해, 정부가 미리 공급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했다.

박 의원은 "희귀질환자의 생존에 필요한 식품 공급이 기업의 선의와 환자 민원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실태조사로 특수식이 필요한 질환과 환자를 파악하고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가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프레시안은 '희귀질환자 저단백 즉석밥 1700원이 1만3000원…성인 환자 공급 사각지대' 기사에서 성인 환자들이 겪는 특수식 공급 부족 문제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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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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