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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취재] 세종시 고위공무원의 수상한 행보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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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취재] 세종시 고위공무원의 수상한 행보 ‘도마 위’

③ 시에 기부한 물품을 기부자가 가져다가 마음대로 설치했나

▲국립세종수목원에 설치된 우드 블록 ⓒ프레시안(김규철)

세종시 고위 공무원인 A 부이사관은 “지난 2004년부터 20여 년 간 친분을 가지고 있던 우드 블록 개발자 일본인 B 씨가 중국계 회사와 동업을 하다가 실패하자 우드 블록을 국내에서 생산하자고 제안했으며 B 씨는 A 부이사관의 제안에 기술이전을 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A 부이사관은 지난해 6~7월 경 B 씨에게 일본에 있는 우드 블록을 자신에게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B 씨는 우드 블록 3000장을 A 부이사관에게 보내왔다.

A 부이사관은 이를 세종시에서 목재 관련 사업을 하는 C 업체에 전달했다.

그러나 C 업체는 지난해 8월 말 경 A 부이사관으로부터 제공 받은 우드 블록 3000장을 세종시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기부심사위원회에 제출된 심의 의뢰서에는 우드 블록을 기탁하게 된 배경에 ‘우드 블록 포장재 활용으로 세종시 목재친화도시 이미지 제고에 기여’라고 기재돼 있다.

또한 검토의견에는 ‘기탁자가 용도와 목적을 지정하여 자발적으로 기탁하고 있어 반대 급부가 없는 순수한 기탁으로 판단된다’, ‘활용 목적도 사회적 물의 등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보아 해당 기부물품은 접수‧활용함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지난해 9월23일과 24일 양일간에 걸쳐 기부심사위원회를 개최했으며 총 14명의 기부심사위원 중 불참자 1명을 제외한 13명 전원의 찬성으로 우드 블록을 기부 받기로 결정했으며 세종시의 기부물품 목록에 등재됐다.

그러나 C 업체는 세종시에 기부한 우드 블록을 국가 K-테스트 베드 운영기관인 국립세종수목원에 실증과제로 신청했다.

국가 K-테스트 베드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실증 인프라를 민간 기업에 개방해 혁신기술‧제품의 연구개발, 현장 실증, 성능 확인 및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국가 통합 실증지원 플랫폼이다.

C 업체는 국립세종수목원의 국가 K-테스트 베드 실증과제에 선정되자 올해 4월22일 국립세종수목원에 세종시에 기증했던 3000장 중 1482장을 설치했으며 나머지를 국립세종수목원 창고에 보관했다.

C 업체는 A 부이사관으로부터 제공받은 우드 블록 3000장을 세종시에 기부하고 이를 소유주인 세종시의 공식적인 동의 절차를 거치거나 반대로 기부물품 해지 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국립세종수목원에 설치한 것이어서 그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A 부이사관이 국립세종수목원 고위 관계자와 사전에 상의를 한 것은 물론 시공 당일 현장에서 직접 시공까지 한 것으로 파악돼 세종시에 기부된 물품을 기부자가 시의 동의 또는 허락을 받지 않고 가져다가 국립세종수목원에 설치하는데 앞장섰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A 부이사관은 “당초 C 업체가 기부한 우드 블록을 중앙공원에 설치혀고 했으나 홍보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돼 설치하지 못했고 시청 광장에 설치하려고 했으나 시 도로과에서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며 우려를 나타내 설치하지 못했다”며 “국립세종수목원 고위 관계자에게 실증 장소를 놓고 걱정을 했더니 세종수목원에 설치하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C 업체가 K-테스트 베드 실증을 신청한 사실을 전혀 몰랐고 설치하는 날 현장에 가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A 부이사관과 우드 블록 설치에 대해 사전에 대화를 나누었던 국립세종수목원 고위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인터뷰에서 “A 씨가 구두로 (우드 블록 설치)요청이 들어왔을 때 우리(국립세종수목원)가 이런 테스트사업을 한다고 하니까 좋은 취지인 것 같다. 설치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밝혀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시 소유 물품을 기업체에서 K-테스트 베드 실증 신청을 한 것에 대해서는 “(A 부이사관으로부터) 기업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세종시에서 클러스터라든지 이런 것들을 하려고 한다고 (A 부이사관이) 말해서 (국립세종수목원 입장에서는) 기업체가 실증에 참여하고 시가 지원해주는 시스템으로 인지했다”고 말했다.

국립세종수목원 고위 관계자는 인터뷰를 마친 후 <프레시안>에 전화를 걸어 와 “C 업체에서 국립세종수목원 창고에 시공하고 남은 여분 1500여 장을 보관한 것이 맞다”며 “C 업체에 연락해 가져가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법조계 관계자는 “세종시에 기부한 물품을 시의 허락 없이 다른 것에 시공한 것은 황령에 해당되고 공무원이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면 이는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며 “시 소유의 물품을 시공했는데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면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 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법적 해석을 내놓아 향후 사법기관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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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김규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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